[어땠을까] 감염병 유행하면 대통령 지지율 떨어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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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땠을까] 감염병 유행하면 대통령 지지율 떨어질까?
  • 한설희 기자
  • 승인 2020.02.05 21: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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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정부의 사스…모범적 대응에도 지지율 하락
이명박 정부의 신종플루…논란에도 지지율 올라
박근혜 정부의 메르스…컨트롤타워 부재·관광 타격으로 지지율 대폭 하락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한설희 기자]

일명 ‘코로나 정국’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이 한국 내 빠르게 확산되면서, 정치권에선 코로나가 이번 총선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특히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인명 피해 규모가 커질 경우 ‘경제 악재’와 함께 ‘정부 책임론’이 부상할 수 있어 더욱 긴장하는 모습이다.

과연 유행병은 대통령 지지율 추이와 큰 관련이 있을까? 이에 〈시사오늘〉은 국내에서 유행한 3대 감염병인 ‘사스’와 ‘신종플루’, ‘메르스’ 사태의 수습 과정을 대통령 국정 수행 지지도와 함께 비교 분석해 봤다. 

아래 ‘대통령 지지율’은 대통령 역할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응답자의 백분율을 의미하며, 여론조사기관 (주)리서치앤리서치(R&R)가 월별 단위로 대통령에 대한 직무수행 능력을 조사한 자료를 참고한 것이다.

‘사스 사태’의 빠른 진압에도 불구하고 사태 종료를 선언한 7월엔 45.3%까지 지속적인 지지율 하락 추세를 보였다. 취임 초 75%에서 45%까지 대폭 하락한 것이다. ⓒ시사오늘 그래픽=박지연 기자
‘사스 사태’의 빠른 진압에도 불구하고 사태 종료를 선언한 7월엔 45.3%까지 지속적인 지지율 하락 추세를 보였다. 취임 초 75%에서 45%까지 대폭 하락한 것이다. ⓒ시사오늘 그래픽=박지연 기자

➀노무현 정부의 사스(2003년)

2003년 2월 중국과 홍콩에 이름 모를 괴질(怪疾)이 퍼지기 시작했다. 추이를 지켜보던 세계보건기구(WHO)는 3월 16일 이 질병에 중증 급성호흡기증후군을 뜻하는 ‘사스(SARS)’라는 명칭을 붙이고 아시아를 포함한 유럽과 북미 등 3개 대륙 내 확산을 경고했다. 노무현 대통령의 참여정부가 출범 한 달도 채 되지 않았을 때였다.

노무현 정부는 약 114일 동안 범정부차원의 체계적이고 빠른 대응 능력을 보였다고 평가받고 있다. 그 결과 국내 감염자 수는 3명, 사망자는 0명으로 그쳤으며, 세계보건기구(WHO)는 한국을 ‘사스 예방 모범국’으로 인정한 바 있다.

취임 직후인 3월 75.1%의 높은 지지율을 자랑하던 노 대통령은 최초 감염자 발생(4월25일)을 기점으로 △관계차관 대책회의(23일) △사스방역대책본부 가동 △관련부처 총동원을 약속하는 대국민 담화(28일) △사스 정부종합상황실 출범(28일) 등의 활동으로 부지런한 4월을 보냈다. 

그러나 사태가 지지율에 반영된 5월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지율은 4%가량 소폭 하락했으며, ‘사스 사태’의 빠른 진압으로 상황실을 해단한 6월엔 46.8%, 사태 종료를 선언한 7월엔 45.3%로 지속적인 지지율 하락 추세를 보였다. 취임 초 75%에서 45%까지 대폭 하락한 것이다.

전직 두 대통령(YS·DJ)와 비교했을 때 노무현 대통령의 ‘허니문 효과’는 특히 낮았으며, 지지율은 곤두박질치듯 떨어져 임기 4개월 만에 40%대를 찍었다. 결국 노무현 대통령은 감염병 사태를 빠르게 극복했지만 그것이 지지율 상승으로 이어지지 않았으며, 당시 논란이 됐던 대연정 제안, 원포인트 중임제 개헌 등의 정치·정무적 활동이 그의 지지율에 더 큰 영향을 끼쳤음을 예측해 볼 수 있다.

사태 이후에도 이 대통령의 지지율은 38%선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심지어 사망자가 발생한 8월과 9월 지지율은 40.5%에서 46.1%까지 급상승했다.  ⓒ시사오늘 그래픽=박지연
사태 이후에도 이 대통령의 지지율은 38%선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심지어 사망자가 발생한 8월과 9월 지지율은 40.5%에서 46.1%까지 급상승했다.  ⓒ시사오늘 그래픽=박지연

②이명박 정부의 신종플루(2009~2010년)

신종인플루엔자(H1N1, 이하 신종플루)는 2009년 3월 말 미국 캘리포니아 주를 시작으로 전세계적인 유행 추세를 보였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2009~2010년간 국내 신종플루 감염자는 약 70만 명, 사망자는 약 260명으로 추정된다.

국내엔 2009년 5월 1일 첫 감염환자가 발생했으며, 같은 달 31일 확진자가 39명까지 증가한 후 3개월 뒤인 8월 15일 첫 국내 사망자가 발생하면서 국민들의 불안감도 커지는 듯 했다. 

‘신종플루 사태’는 이명박 대통령 집권 2~3년차에 발생했다. 사태가 본격적으로 불거지기 전인 3~5월 경 이 대통령의 지지율은 38%선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심지어 사망자가 발생한 8월과 9월 지지율은 40.5%에서 46.1%까지 급상승했다.  

2009년 10월 우석균 당시 보건의료단체연합 정책실장이 “이명박 정부가 신종플루 백신 선구매를 하지 않았고, 백신의 마지막 구입 시기를 놓쳤다”고 폭로하면서 정부의 미흡한 대비를 지적했지만, 지지율은 계속해서 올라 50%대를 기록하기도 했다. 또한 1년 후 2010년 4월 신종플루 위기 사태가 종료될 때 지지율은 도리어 48.3%까지 하락했다.

결국 이명박 대통령 역시 노무현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감염병 사태가 지지율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 바는 없다고 해석된다.

해당 사태가 발생하기 전 4월 박 대통령의 지지율은 38.6%였으며, 최초 확진자가 나온 5월 지지율은 소폭 상승한 40.8%로 집계됐다. 그러나 다음달인 6월 바로 31.0%의 지지율을 기록하며 10%정도의 큰 하락세를 보였다. 7월엔 35.1%로 소폭 상승했지만, 사태 이전 지지율을 회복하진 못했다.ⓒ시사오늘 그래픽=박지연
박근혜 대통령은 6월 31.0%의 지지율을 기록하며 10%정도의 큰 하락세를 보였다. 7월엔 35.1%로 소폭 상승했지만, 사태 이전 지지율을 회복하진 못했다.ⓒ시사오늘 그래픽=박지연

③박근혜 정부의 메르스(2013년)

박근혜 대통령은 역대 인사 중 ‘감염병 정국’으로 눈에 띄는 지지율 하락을 겪은 유일한 대통령이다.

2013년 5월20일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입국한 1차 감염자를 시작으로, 국내 메르스 환자는 186명까지 급증해 총 38명이 사망했다. 국내 사망률은 무려 20.4%로, 사우디아라비아에 이은 세계 2위 수준이었다. 이웃나라인 중국은 단 한명의 감염자만 존재했으며 사망자도 없었다. 

해당 사태가 발생하기 전 4월 박 대통령의 지지율은 38.6%였으며, 최초 확진자가 나온 5월 지지율은 소폭 상승한 40.8%로 집계됐다. 그러나 다음달인 6월 바로 31.0%의 지지율을 기록하며 10%정도의 큰 하락세를 보였다. 7월엔 35.1%로 소폭 상승했지만, 사태 이전 지지율을 회복하진 못했다.

다만 사태가 종료된 후엔 지지율이 차츰 상승하다가 최종 사태 종료 선언을 한 12월엔 46.5%까지 올랐다. 

박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은 ‘컨트롤타워의 부재’와 ‘정보 공개 불투명성’ 때문으로 추측된다. 박근혜 정부는 ‘사회 혼란이 우려 된다’는 이유로 메르스 환자 발생 병원의 실명을 즉각 공개하지 않아 논란이 된 바 있다. 또한 중국인 관광객이자 사스에 대한 공포심을 갖고 있던 ‘유커’가 국내 시장에서 발길을 돌리는 등 경제적인 원인도 지지율 하락의 이유로 꼽혔다. 

 

*위 정례 여론조사는 컴퓨터 보조 전화조사(CATI) 방법으로 시행됐다. 1993~2005년까진 전국 20세 이상 성인남녀를, 2005년부터 현재까진 전국 만 19세 이상 성인남녀를 대상으로 매월 평균 600~1000명 조사하고 있다. 표본오차는 95%신뢰수준에서 ±3.1%p. 자세한 사항은 리서치앤리서치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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