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풍선효과’ 확대되는데…文정부 “부동산 추가 대책 계획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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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풍선효과’ 확대되는데…文정부 “부동산 추가 대책 계획無”
  • 박근홍 기자
  • 승인 2020.02.07 10: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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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 총선 염두에 두고 손놓는 것 아닌지 의심”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박근홍 기자]

그간 강도 높은 부동산 대책들을 발표했던 문재인 정부가 수도권 풍선효과에 대해서는 손을 놓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 pixabay, 뉴시스
그간 강도 높은 부동산 대책들을 발표했던 문재인 정부가 수도권 풍선효과에 대해서는 손을 놓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 pixabay, 뉴시스

서울 집값 상승세는 둔화된 반면, 수도권 일부 지역에서는 풍선효과가 확대돼 투기심리를 자극하고 있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는 추가 부동산 대책을 내놓을 계획이 없는 눈치다.

7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2월 1주차(지난 3일 기준) 서울 지역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은 0.01%로 전주(0.02%) 대비 상승폭이 축소됐다. 중저가 단지 상승세는 지속되고 있지만 12·16 부동산 대책 이후 매수세가 감소했기 때문이라는 게 감정원의 설명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강남3구(강남·서초ㆍ송파) 내 재건축 단지 위주로 보유세 부담이 늘어난 데 따른 급매물 출현으로 하락폭(강남구 -0.05%, 서초구 -0.04%, 송파구 -0.05%)이 확대됐다. 또한 그간 서울 집값 상승세를 견인한 양천구(0.00%)가 22주 만에 보합 전환된 점이 눈에 띈다.

하지만 같은 기간 경기 지역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은 0.22%로 전주(0.20%) 보다 오히려 상승폭이 확대됐다. 이를 견인한 건 수원, 용인 등 수도권 비규제 지역이다.

수원 권선구(1.23%)는 교통호재(신분당선 연장) 등 영향으로 금곡ㆍ호매실동 위주로, 수원 팔달구(0.96%)는 매교역(팔달8구역 분양)과 화서역 인근 위주로, 수원 영통구(0.95%)는 망포역 인근 위주로 집값이 올랐다. 지난주(권선구 1.52%, 영통구 1.02%, 팔달구 0.78%, 장안구 0.43%)에 이어 높은 상승률을 유지 중이다.

수원 내 4개구 가운데 규제지역은 팔달구(조정대상지역)뿐이다. 그나마 팔달구도 비청약과열지역으로 분류돼 전매제한 기간이 6개월에 불과하다. 여기에 12·16 부동산 대책으로 완벽히 규제 사각지대에 놓였다는 평가다. 풍선효과가 제대로 발생한 셈이다.

또한 용인 수지구(0.71%)는 성복역 인근과 풍덕천동 위주로, 용인 기흥구(0.50%)는 서천동(인덕원선)과 구성역 인근에서 집값이 뛰었다. 전주(수지구 0.65%, 기흥구 0.50%) 대비 상승폭이 확대됐다.

민간 통계에서도 수도권 내 풍선효과가 심화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이날 KB부동산 리브온이 발표한 주간 KB주택시장동향 자료(지난 3일 기준)에 따르면 2월 1주차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주간 평균 0.11% 변동률을 보였다. 설 연휴 전 주간 변동률(0.14~0.17%)과 비교했을 때 상승세가 둔화됐다. 

반면, 같은 기간 경기 지역 아파트값은 수원, 용인, 성남 등을 중심으로 상승폭이 확대돼 주간 평균 0.17% 변동률을 기록했다. 인천 지역도 2주 전 대비 0.11% 올랐다. 외지 투자자 유입과 신학기 수요가 맞물려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다는 게 KB부동산 리브온의 설명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해당 지역 부동산 시장은 투기심리도 확산되는 분위기다. 실제로 '힐스테이트 푸르지오 수원'은 지난 4일 진행된 무순위 청약에 42가구 모집에 6만7965명이 몰려 평균 경쟁률 1618.2 대 1을 기록했다. '줍줍족'이 총출동하면서 청약 홈페이지 서버가 마비되기도 했다. 전체 당첨자 중 26%가 20대였다. 

풍선효과를 겨냥한 특단의 대책이 요구되지만 정부는 당분간 손을 놓겠다는 입장이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3일 기자간담회에서 "서울 아파트 매매가 상승률이 둔화되고 있고 특히 강남 4구는 마이너스로 전환됐다"며 "부동산 시장 추가 대책은 당장 가시적으로 방안을 만들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정부가 다가오는 21대 총선을 감안해 규제를 하지 않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수원 지역의 한 부동산중개업자는 "아무래도 수도권 표심이 가장 중요하지 않겠느냐. 총선 전까지 수원이나 용인, 그리고 서울 내 노도강(노원·도봉·강북) 지역은 건드리고 싶지 않다는 것"이라며 "그동안 핀셋 규제니, 뭐니 특정 지역을 대상으로 한 정밀 대책을 내놓겠다고 엄포를 놓을 땐 언제고 막상 규제가 필요할 땐 입을 닫고 있으니 답답하다. 이거 거품 꺼지면 지역 주민들 많이 다친다. 누가 책임지겠느냐"고 꼬집었다.

담당업무 : 건설·부동산을 중심으로 산업계 전반을 담당합니다
좌우명 : 隨緣無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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