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 사회, 갈 곳이 없다③> 조순형, '고령자 물갈이' 논란에 쓴소리
스크롤 이동 상태바
<고령화 사회, 갈 곳이 없다③> 조순형, '고령자 물갈이' 논란에 쓴소리
  • 윤종희 기자
  • 승인 2011.11.16 14:3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잘못된 기준 분명하지만 왜 그런 얘기 나왔는지도 되새겨봐야"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윤종희 기자]

지난 8일 한나라당 싱크탱크 격인 여의도연구소(소장 정두언 의원)가 "내년 총선에서 고령 의원들은 자진해서 출마를 포기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긴 전략 문건을 공개해 논란이 일고 있다.

문건이 공개된 직후 4선의 이경재 의원이 "연령으로 물갈이를 하겠다는 것은 세상 어디에도 없는 반(反)민주적 발상"이라고 분노하는 등 한나라당 내 다선 의원들이 즉각적으로 반발했다. 뿐만 아니라 이후 열린 한나라당 의총에서도 이 문제를 놓고 고성이 오갔다는 후문이다.

이처럼 '고령자 물갈이' 문건으로 시끄러운 가운데 조순형 자유선진당 의원이 생각났다. 무엇보다 현재 국회의원 중 최다선인 7선 의원이기 때문이다. 조순형 의원의 별명은 '미스터 쓴소리'다. 이 별명 속에는 '자신의 이해관계와 상관없이 바른말 잘하는 정치인' 이미지가 담겨있다.

지금 한나라당에서 일고 있는 소란에는 각 정파 간 권력다툼 성격이 녹아있다는 지적이다. 때문에 한나라당 의원들에게 이번 논란에 대한 의견을 물어봤자 주관적인 답만 나올 게 뻔하다. 반면 '미쓰터 쓴소리' 조 의원에게서는 객관적인 답이 나올 것이라는 기대감이 들었다. 그래서 10일 국회 의원회관 3층에 있는 조 의원실을 찾았다.

▲ 조순형 자유선진당 의원은 정계의 '고령자 물갈이'논란에 대해 "공천의 기준이 나이가 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면서도 "나이 많은 의원들이 의정활동을 제대로 못해서 그런 얘기가 나온 것은 아닌지 생각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뉴시스

건강한 모습의 조 의원은 처음에는 "남의 당 얘기를 할 필요가 있느냐"면서 언급을 피하려고 했다. 하지만 '정당을 떠나 대한민국 정치인으로서의 견해를 밝혀달라'고 요청하자 "신문에 보니까 65세로 기준을 잡았던데 그 기준이 좀 그렇다"면서 "다른 구체적인 기준을 제시해야지 나이 가지고 공천을 안 준다고 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밝혔다.

그는 "물론, 나이가 많으면 젊은 사람들보다 힘이 없을 수 있고 사회에는 정년이라는 제도도 있지만 개인에 따라 상황이 다르고 어떤 일을 하느냐에 따라서도 다르게 판단해야 한다"면서 "나이 많으니까 정치하지 말라고 하는 것은 분명히 잘못됐다"고 말했다. 또 "미국 같은 경우에는 나이 많은 의원들이 많은데 그에 비해 우리나라에는 다선 의원이 적다"며 "(하지만) 국회에는 다선 의원이 꼭 필요하다"고 전했다.

조 의원은 그러면서도 나이 많은 정치인들에게 '쓴소리'를 빠뜨리지 않았다. 그는 "65세 이상 의원들은 정계를 은퇴하라는 말이 나온 이유를 생각해봐야 한다"면서 "나이 많은 의원들이 의정활동을 제대로 못해서 그런 얘기가 나온 게 아니냐"고 반문했다. 또 "그런 부분에 유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책임을 무조건 남에게 돌려서는 안된다는 노 정치인의 일침에서 무수한 세월의 관록이 느껴졌다.

이날 조 의원에게 '노인정당' 가능성에 대해서도 물어봤다. 그러자 "정당은 모든 세대와 계층을 위해야 한다"는 답이 돌아왔다. 그는 "노인활동과 같은 특정분야는 운동차원에서 진행되야지 정당은 어울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조 의원의 이 같은 견해는 대한노인회의 입장과도 일치한다. 앞서, 이날  대한노인회 이병해 사무부총장은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내년 총선이 다가오고 있지만 노인정당에 대해서는 전혀 생각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그는 "몇년 전에도 노인정당이 만들어진 적이 있는데 대한노인회는 아무런 관여도 하지 않았다"고 강조하면서 "노인정당이 생기면 장애인정당, 약사정당, 의사정당 등도 생겨날 것이고 그러다보면 혼란이 야기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하지만, 이 사무부총장은 이번 여의도연구소 문건에 대해서는 "지금 나이가 많지만 국회에서 의정활동을 잘하고 있는 분들이 많은데 어떻게 그런 얘기가 나왔는지 이해할 수 없다"면서 "그렇게 나이를 걸고 넘어지면 우리가 나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의도연구소 정두언 소장에게 해명을 요구하는 서한을 보낼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노인들에게 제일 우선돼야 할 것은 일자리"라고도 덧붙였다.

한편, 이날 정두언 의원실에 이번 문건에 대해 물어보니 "비공식적인 문건이 외부로 나온 것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기자가 '대한노인회에서 항의성 서한을 보낸다고 한다'고 전하자 "보내면 받아야죠"라며 그다지 개의치 않겠다는 모습이었다.  

 

담당업무 : 大記者
좌우명 :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