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강타에 ‘고사 위기’ 처한 LCC 업계…“비용·손실만 줄여도 다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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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강타에 ‘고사 위기’ 처한 LCC 업계…“비용·손실만 줄여도 다행”
  • 장대한 기자
  • 승인 2020.02.27 16: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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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장대한 기자]

코로나19 사태 확산 여파로 인해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 입국장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 뉴시스
코로나19 사태 확산 여파로 인해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 입국장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 뉴시스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여객 수요가 급감하고 대부분의 하늘길마저 막히면서 LCC 업계가 고사 위기에 처한 모습이다. 이에 각 업체별로 생존을 위한 고강도 대응방책을 속속들이 내놓고 있다. 다만 비행기를 안 띄우는 게 오히려 손실을 줄이는 것이라 보고 임시 휴업을 고려하는가 하면 임금이 밀린 업체까지 발생한 것으로 전해져 위기감이 증폭되고 있다.

27일 항공정보포털시스템에 따르면 국내 항공사가 지난 1일부터 26일까지 수송한 여객수는 541만14명으로, 전년 동기간 926만9979명 대비 41.6%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월 초 코로나19 확산이 본격화되자마자 여객수가 반토막 수준의 감소세를 보인 것으로, 향후 사태 악화로 인한 여객 감소 추세가 더욱 심화될 수 있음을 방증한다.

이에 LCC들은 예기치 못한 외부 변수에 속수무책으로 당하며, 극심한 경영 한파를 겪고 있는 중이다. 지난해 일본 불매운동으로 한 차례 타격을 입었던 데 이어, 최근 확산되고 있는 코로나19 사태까지 겹치면서 실적 회복은 커녕 회사 생존마저 위태로운 처지에 놓인 것이다.

이러한 상황은 LCC 업체 모두 너 나 할 것 없이 비상경영체제 선포로 이어졌고, 전직원 대상 무급 휴직과 임원 급여 반납 및 사직서 제출 등으로 대변되는 자구 방안 실행으로 옮겨지고 있다. 일례로 제주항공은 위기경영체제 돌입을 선언했고, 에어부산과 에어서울 등도 특단의 경영정상화 대책 마련에 나서며 허리띠 졸라매기에 나섰다.

다만 문제는 LCC들의 경영 위기가 단순 버티기로 끝나지 않을 수 있다는 데 있다. 이미 이스타항공의 경우에는 2월 임직원 급여를 40%만 지불하면서 회사가 처한 유동성 위기를 여실히 노출하고 있다. 더욱이 이스타항공은 제주항공으로의 인수를 앞두고 있는 시점에서 매물로서의 매력이 저하되는 것은 아닌지 시장의 우려를 사고 있다.

물론 매수자인 제주항공의 셈법도 복잡해졌다. 각자도생마저 어려운 시국에 섣불리 이스타항공을 인수했다가는 그 경영부실만 온전히 끌어안게 될 수 있어서다. 이미 주식매매계약 체결 일정이 2차례나 연기됐고 정해진 시한마저 이달 말까지임을 고려할 때, 인수 불발 가능성에도 점차 무게가 쏠리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계열 LCC인 에어부산의 경영 상황도 녹록치 않다. 지난해 당기순손실이 911억 원을 기록하며 수익성 확보에 비상이 걸린 상황에서 오는 3월에는 국제선 32개 중 27개 노선을 운휴키로 하면서 사실상 개점 휴업에 들어간 것.

박진우 에어부산 홍보팀 과장은 YTN 라디오 〈생생경제〉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항공기를 공항에 세워두는 것이 오히려 비용을 줄일 수 있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상황이 매우 좋지 않다"며 "국제선의 85%가 3월 운항하지 않기로 했다. 일부 국가에서는 운항금지에 가까운 조치를 취하고 있어서 운항을 하고 싶어도 운항을 할 수 없는 불가피한 노선들도 있다"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이에 대해 업계는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인해 여객 수요 및 소비 심리 회복이 더뎌지고 있는 만큼, 사실상 올해 장사는 물건너 갔다고 보는 회의적인 분위기를 견지하고 있다. 달리 손쓸 방도가 없는 상황에서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기만을 바라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LCC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올해는 수익을 낸다는 것 자체가 불가능해졌다. 오히려 얼마나 안까먹고 비용 절감을 통해 손실을 줄였는가가 중요해진 상황"이라며 "이에 지난해부터 꾸준히 제기돼 온 LCC 통폐합에도 속도가 붙을 수 있다"고 전했다.

담당업무 : 자동차, 항공, 철강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좌우명 :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대로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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