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로 가는 김병준…생환 가능성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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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로 가는 김병준…생환 가능성은?
  • 정진호 기자
  • 승인 2020.03.02 17:38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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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정진호 기자]

미래통합당이 김병준 전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을 세종시에 공천했다. ⓒ뉴시스
미래통합당이 김병준 전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을 세종시에 공천했다. ⓒ뉴시스

미래통합당이 김병준 전 자유한국당(미래통합당 전신) 비상대책위원장을 제21대 총선 세종시 국회의원 후보로 공천했다. 통합당 공천관리위원회는 1일 국회에서 브리핑을 열어 김 전 위원장을 세종특별자치시 국회의원 후보로 단수추천한다고 발표했다.

‘노무현의 도시’로 알려진 세종시는 그 탄생 배경상 더불어민주당의 우세 지역으로 꼽힌다. 그러나 김 전 위원장이 ‘세종시 설계자’로 알려져 있다는 점, 이 지역 현역 의원인 이해찬 민주당 대표가 불출마한다는 점, 분구(分區) 가능성이 높다는 점 등의 변수로 인해 예상 밖의 결과가 나올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노무현의 도시’ 세종…민주당 ‘절대 강세’ 지역

세종시는 2004년 노무현 전 대통령이 ‘신행정수도’로 계획한 도시다. 당시 참여정부는 미국의 워싱턴과 뉴욕처럼 세종시를 정치·행정수도로, 서울시를 경제수도로 만들겠다는 구상 아래 신행정수도 건설을 추진했다. 그러나 헌법재판소가 수도 이전에 대해 위헌 결정을 내리면서 당초 계획은 무산됐고, 세종시는 ‘행정중심복합도시’로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다.

이처럼 노 전 대통령의 ‘지역균형발전’ 기조 하에 건설된 도시다 보니, 세종시는 민주당 강세 지역으로 분류된다. 2012년 제18대 총선 때까지만 해도 공주시·연기군 일대는 보수세가 강한 곳이었지만, 정부 부처 이전이 완료되고 젊은 공무원들이 대거 유입된 이후 세종시는 완벽한 친(親) 민주당 지역으로 자리매김했다.

이를 증명하듯 현재 세종시의 시장(이춘희)과 국회의원(이해찬)은 모두 민주당 소속이며, 시의회(민주당 17석, 미래통합당 1석)도 민주당이 장악하고 있다. 제19대 대선에서도 민주당 문재인 후보가 51.08%를 획득,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15.24%)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21.02%),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6.03%)를 모두 합친 것보다 높은 득표율을 올렸다.

지난해 세종시에서 <시사오늘>과 만난 한 시민은 “(세종시는) 노 전 대통령이 만든 동네고, 민주당이 작정하고 밀어주려고 하는데 당연히 민주당세가 강하다”면서 “이 동네는 나이 먹은 사람들도 (민주당과 통합당 지지율이) 반반”이라고 귀띔하기도 했다.

제19대 대선에서 세종시는 뚜렷한 여도야촌 투표 경향을 보였다. ⓒ시사오늘
제19대 대선에서 세종시는 뚜렷한 여도야촌 투표 경향을 보였다. ⓒ시사오늘

‘세종시 설계자’ 김병준…선전 가능성도

다만 정치권에서는 김 전 위원장이 ‘사지(死地)’ 세종시에서 생환(生還)할 가능성도 낮지 않다고 본다. 김 전 위원장은 참여정부 출범과 함께 신설된 정부혁신지방분권위원회 초대 위원장을 맡아 지방분권과 국가균형발전 정책을 구체화했던 인물이다. 민주당의 그 누구보다도 세종시와의 인연이 깊은 셈이다. 통합당 김형오 공천관리위원장이 김 전 위원장을 “세종시 설계자이자 기획자”라고 소개한 배경이다.

더욱이 세종시 현역 의원인 이해찬 민주당 대표가 불출마를 선언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김 전 위원장에게도 승산은 있다는 관측이 힘을 얻는다. 통합당 관계자는 2일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지난 총선에서 이 대표는 무소속으로 나와서 민주당 후보보다 4배나 많은 표를 받았다. 세종시민들은 무조건 민주당을 찍는 게 아니라 세종시와 인연이 있는 후보를 찍는다는 뜻”이라며 “그렇게 보면, 김 전 위원장도 얼마든지 이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세종시 인구가 선거구 상한인구를 훌쩍 넘은 34만여 명에 도달함에 따라, 선거구가 분할될 공산이 크다는 점도 김 전 위원장의 생환 가능성을 높여준다. 세종시 투표 성향은 전형적인 여도야촌(與都野村) 형태를 띠고 있어, 읍·면을 다수 끼고 있는 북쪽은 남쪽에 비해 보수세가 강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김 전 위원장은 물론, 통합당 세종시 예비후보 대다수가 북쪽 출마를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선 통합당 관계자도 “읍면 지역은 지난 대선 때도 문재인 후보와 큰 차이가 나지 않았다”면서 “김 전 위원장이 세종시와 있는 보수 후보라는 점을 감안하면, 선거구 획정 결과에 따라 오히려 민주당 후보보다 유리한 입장일 수도 있다”고 관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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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도시 2020-03-02 20:2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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