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창주 에스디랩코리아 대표 “공간 항균으로 코로나 확산 방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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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김창주 에스디랩코리아 대표 “공간 항균으로 코로나 확산 방지”
  • 안지예 기자
  • 승인 2020.03.13 12: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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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균 마스크 허가 못받아…“기존 방식 버려야”
“새로운 대안 제시하는 감염관리 ‘어벤저스’ 될 것”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안지예 기자]

코로나19가 전 세계를 덮쳤다. 특히 2·3차 감염으로 인한 지역사회 확산이 평범한 일상을 앗아가고 있는 상황에서 감염병 관리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해야 한다고 말하는 기업가가 있다. 지난 12일 송파구 서울먹거리창업센터 사무실에서 만난 김창주 에스디랩코리아 대표는 기존 균·환자를 관리하는 시스템에서 벗어나 공간이 스스로 자체방역(Self-defending)할 수 있는 혁신을 이뤄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완벽하지 준비되지 않은 상황에서 코로나19라는 대형 사태를 마주하게 돼 정신이 없다”며 멋쩍게 웃었지만 현 사태에서 해야할 일과 나아갈 길은 머릿속에 완벽하게 그려져 있는 듯했다.

김창주 SD랩코리아 대표가 항균 코팅제를 소개하고 있다.  ©윤명철 기자
김창주 에스디랩코리아 대표가 항균 코팅제를 소개하고 있다. ©윤명철 기자

- 회사와 주력 사업에 대해 소개해달라. 

“지난 2016년도에 시작한 에스디랩코리아는 미국에서 들여온 항균물질을 기반으로 감염관리전문회사를 만들어가려고 노력하고 있다. B2C 사업인 △개인용 항균 스프레이, B2B로는 △공간 감염관리 코팅서비스 △항균원단을 바탕으로 한 사업 등 크게 3가지를 추진 중이다. 2016년 당시 옥시 사건이 터지면서 화학제품 등록이 신고제에서 허가제로 변화하는 등 환경부의 법적 규제가 강화됐고 지난 3년간 약 20억원을 들여 필요로 하는 실험과 절차를 모두 마쳤다. 지난 2018년 6월 허가를 받았고 현재까지는 등록 절차를 진행 중이다. 공간코팅서비스는 지난해 말 론칭했고 스프레이형 항균 코팅제는 오는 7~8월경 출시된다.”

- 핵심 경쟁력은 무엇인가?

“항균 핵심물질 태생은 ‘잠자리날개’에 있는 성분이다. 로고에도 표시돼있을 만큼 회사의 심장이다. 잠자리날개 표면에는 날카로운 나노입자 크기의 아주 작은 돌기가 솟아 있다. 이 돌기는 물이나 균이 묻었을 때 이를 튕겨낸다. 잠자리들은 몇백 만년 동안 진화해오며 습한 곳에서 곰팡이 등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이같은 방어막을 만들 수 있게 됐다. 그동안 우리가 사용해온 화학물질과는 전혀 다른 자연계 성분인 셈이다. 이 입자를 특정 장소에 코팅하면 그 면적에서는 6개월~1년까지 어떤 형태의 균도 자라지 않는다. 두 달에 한번 방문해 사후 관리까지 이어간다.”

- 감염관리 기업으로서 코로나 사태를 어떻게 바라보나.

“코로나19는 환자의 기침, 재채기 등 비말을 통해 공간에 묻고 자라게 된다. 사람이 바이러스에 면역돼 스스로 이겨내거나 백신이 개발돼야 하는 시점으로, 낙관할 수 없다. 그저 퍼져갈 뿐이고 원인도 누구라고 밝혀낼 수 없다. 정부도 숫자 발표밖에 할 수 없는 상황으로 마스크 착용, 손 씻기 등 수동적인 해결책만 내놓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만약 공간이 스스로 균을 죽여간다면 확산 속도를 줄일 수 있는 최적의 방법이 아닐까. 현재 사용되는 알코올 계열의 소독제는 증발한 이후엔 다시 그 공간이 원점이 돼버린다. 우리 기술은 증발 이후에도 강력한 공유결합 구조의 잠자리 돌기가 형성돼 인위적으로 그 면적을 손상하지 않는 이상 6개월간 항균력이 99.9% 유지된다. 이를 활용한다면 2차감염을 혁신적으로 컨트롤할 수 있다는 믿음이 있다.”

공간 항균 코팅서비스에 쓰이는 기기. 막대로 균을 긁어내 검은 기기에 꽂으면 균 수치가 나온다. ©윤명철 기자
공간 항균 코팅서비스에 쓰이는 기기. 막대로 특정 공간을 긁어내 검은 기기에 꽂으면 균 수치가 나온다. ©윤명철 기자

- 최근 사업성과를 소개해달라.

“최근 마스크 생산을 위한 항균 원단 부직포를 중국에 수출했다. 코팅기술을 입힌 부직포는 에스디랩코리아가 전 세계 글로벌 IP(intellectual property)를 가지고 있다. 3개월간 99.9% 항균력을 유지하는 혁신적 제품이라고 믿고 있다. 중국에서 코로나19가 터지면서 의뢰가 와 원단 샘플 등을 보냈고 중국 정부가 바로 테스트를 한 뒤 효과가 있다는 인증서를 보내왔다. 빨리 생산해달라는 요청을 받아 4~5일 전 500kg의 원단을 보냈다. 향후 좀 더 큰 규모의 주문도 받을 수 있을 것 같다. 싱가폴 창이공항의 1~4 터미널에 30여명을 투입해 2주 동안 전 공간에 항균 코팅도 성공적으로 완료했다. 최근에는 최첨단 감염병동을 갖춘 가천대길병원에도 항균코팅 방역을 진행했다.”

- 국내에서 항균 부직포 마스크 제작 계획은? 

“국내에서는 정부가 코팅된 마스크를 법적으로 인정해주지 않는 문제가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항균 처리된 마스크는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현재 마스크 오염 등의 문제로 의료진들 감염이 발생하는 등 피해가 심각하다. 무상으로라도 당장 마스크를 보내고 싶은 심정이지만 그것조차도 법적으로 불가한 상황이다. 환경부에서 요구하는 안전 테스트도 다 마친 제품인데 절차가 그렇게 중요한지 안타깝다. 시민들도 마스크 수량이 없으니 1주일에 2매밖에 구입할 수 없다. 항균 마스크는 항균력이 일주일은 지속돼 공급 문제도 해결 가능하다. 무상 제공도 방법이겠지만 어떠한 인증 마크도 없어 회사 입장에서도 리스크가 크다. 최근 규제샌드박스에 넣어 정부에 제안해보자는 의견이 내부에서 나오고 있다.”

- 향후 중점적으로 키우고 싶은 사업은?

“3가지 영역 모두 다 중요하지만 궁극적으로는 공간 코팅서비스와 원단 사업을 확장하고 싶다. 우선 코팅 서비스를 곳곳에 진행해 감염데이터를 수집해 AI 등에 활용하고 싶다. 그 데이터를 지방자치단체와 질병관리본부에 제공하면 코로나19와 같은 사태가 또 발생해도 우왕좌왕하진 않을 것 같다. 가장 이상적으로는 체계적 관리에 대한 감염관리 솔루션도 나올 것이라 생각한다. 항균 원단도 의료진에 빠르게 도입이 됐으면 하고 국내뿐 아니라 중국, 일본 등에 수출할 수 있는 기업으로 성장해나가는 게 목표다.”

- 회사의 최종목표는 무엇인가?

“감염관리의 ‘어벤저스’가 되고 싶다. 돈을 버는 것도 기업 목적이지만 사회적으로도 기여하고 싶다. 화학적 소독제를 폄하하는 건 아니지만 기술적 한계가 있다면 이젠 소독 패러다임을 바꿀 때가 됐다. 신종플루, 메르스 등 몇 번의 경종을 울릴 기회가 있었지만 코로나19만큼 충격이 크지 않았다. 기존 방식이 효과가 있었다면 이런 사태가 오지 말았어야 한다. 궁극적으로는 감염관리시스템이 바뀌어야 한다. 기존의 레거시(legacy)에 계속 묶여있다면 코로나19뿐만 아니라 향후 변종된 20, 21이 왔을 때도 해결할 수 없을 것이다. 질본, 세계보건기구가 새로운 방식을 추구해야 하는 타이밍이라고 생각하고, 자랑스럽게 대안을 제시하는 기업이 되고 싶다.”

담당업무 : 유통전반, 백화점, 식음료, 주류, 소셜커머스 등을 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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