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계, 주총 시즌 본격 개막…‘주주친화·신사업·사외이사 교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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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업계, 주총 시즌 본격 개막…‘주주친화·신사업·사외이사 교체’
  • 박근홍 기자
  • 승인 2020.03.19 16: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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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박근홍 기자]

2020년 정기 주주총회 시즌이 개막했다. 이번 주총 시즌에서 건설업계의 화두는 주주가치 제고, 신사업 추진을 위한 정관변경, 사외이사 임기 제한에 따른 사외이사 교체 등이 될 전망이다 ⓒ 시사오늘
2020년 정기 주주총회 시즌이 개막했다. 이번 주총 시즌에서 건설업계의 화두는 주주가치 제고, 신사업 추진을 위한 정관변경, 사외이사 임기 제한에 따른 사외이사 교체 등이 될 전망이다 ⓒ 시사오늘

건설업계가 본격 정기 주주총회 시즌에 돌입한다. 코로나19 등으로 인한 주주가치 제고, 새로운 먹거리 확보를 위한 정관변경, 상법 시행령 개정안에 따른 사외이사 교체, 등이 이번 주총 시즌의 핵심 키워드가 될 전망이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시공능력평가 상위권에 위치한 대형 건설사들은 이날 현대건설과 삼성엔지니어링을 시작으로, 오는 20일 삼성물산, 25일 대우건설과 HDC현대산업개발, 오는 27일 대림산업과 GS건설 등이 연이어 정기 주총을 개최한다.

이번 주총 시즌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건 각 업체들이 앞다퉈 주주친화 경영을 내세우고 있다는 점이다.

현대건설은 이날 주총에서 현금 배당액을 1주당 100원 상향해 보통주 600원, 우선주 650원으로 늘렸으며, 전자투표제·전자위임장 등을 도입했다고 주주들에게 알렸다. 박동욱 현대건설 사장은 "주주친화 정책에 힘쓰고,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해 고객, 주주, 임직원, 협력사 등 모든 이해관계자들의 부가가치 극대화에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대림산업은 지난 12일 이사회에서 주주가치 극대화 차원에서 이사회 중심의 전문경영인 체제를 강화키로 결정했다. 특히 이해욱 대림산업 회장이 사내이사 연임을 포기한 점이 눈에 띈다. 다음주 열리는 주총에서 주주들을 대상으로 이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 1위 삼성물산도 앞서 지난달 26일 이사회에서 그룹 차원의 주주환원 확대 기조를 이어 배당 확대, 자사주 조각 등 주주친화 정책을 펼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이처럼 건설사들이 너 나 가릴 것 없이 주주가치 제고를 표방하는 건 국내 주택시장 위축, 해외 수주환경 악화, 그리고 코로나19 확산 등으로 업황 부진이 심화된 데 따른 투자자들의 이탈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국민연금이 적극적인 스튜어십 코드 행사를 시사한 부분도 감안했다는 평가다.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불구속 기소된 이해욱 대림산업 회장이 스스로 사내이사직을 내려놓은 게 대표적인 예다.

각 업체들이 주주친화 경영 강화를 추진하는 또 다른 이유는 이번 주총 시즌 두 번째 키워드인 '신사업'과 연결된다. 새로운 먹거리를 창출하기 위한 실탄 확보를 위해 투자자들을 묶어 놓을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GS건설은 다음주 열리는 정기 주총 안건 중 하나로 기존 정관에 △실내장식·내장목공사업 △조립식 욕실·욕실제품의 제조, 판매·보수 유지관리업 등을 추가하는 '정관 일부 변경의 건'을 올렸다. 그룹 오너일가인 허윤홍 GS건설 사장이 추진 중인 모듈러 주택 사업 본격화를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이다.

중견건설사들의 정관변경은 더 활발하다. 신세계건설은 오는 24일 주총에서 '에너지진단 사업'을, 한신공영은 같은 날 주총에서 '국내외 골프장 운영 사업'을, 계룡건설은 오는 25일 주총에서 '스마트팜 사업'을, 코오롱글로벌은 같은 날 주총에서 '가구 도소매업' 등을 각각 사업목적에 추가할 예정이다.

건설사들이 주총에서 사업목적 추가를 위한 정관변경에 나서는 이유는 먹거리 부족으로 인한 사업 다각화라는 게 지배적인 견해다. 본업인 건설업의 경영환경이 악화되고, 국내외 업체 간 경쟁이 심화돼 다른 곳으로 눈을 돌리는 것이다. 중견·중소건설사들의 정관변경이 활발한 점이 그 대표적인 방증이다. 실적 우려감이 높아진 대형 건설사들이 최근 중소규모 사업까지 욕심을 내면서 중견·중소건설사들의 텃밭이 좁아진 상황이기 때문이다.

마지막 키워드는 사외이사 교체다. 이번 주총 시즌에서는 사외이사의 임기 제한(6년)을 강화하는 내용의 상법 시행령 개정으로 일부 건설업체들이 새로운 사외이사를 선임한다.

현대건설은 이날 주총에서 김재준 한양대 교수, 홍대식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등을 사외이사로 신규선임했다. 기존 사외이사인 신현윤 연세대 교수, 서치호 전 건국대 교수의 임기가 6년을 초과해 연임할 수 없기 때문에 이뤄진 인사다.

김재준 신임 사외이사는 대한건축학회 이사, 한국BIM학회 의장 등을 지내 업계에서 건축시공 전문가로 통한다. 홍대식 신임 사외이사는 서울지방법원 판사와 법무법인 율촌 소속 변호사로 일한 공정거래 분야 전문가로 재계와 정치권 인사들과 스킨십이 잦으며, 특히 야당 쪽 인맥을 갖춘 것으로 전해진다.

삼성물산은 다가오는 주총에서 장달중 서울대 명예교수, 권재철 수원대 석좌교수 등 임기 6년을 앞둔 사외이사를 제니스 리 김앤장법률사무소 고문, 정병석 한양대 특임교수, 이상승 서울대 교수 등으로 교체하고 사외이사진을 기존 5명에서 6명으로 늘리는 안건을 다룰 예정이다.

이중 제니스 리 고문은 국내 통신업계 첫 여성 CFO, 중장비업계 최초 여성 임원 등 타이틀을 갖춰 눈길을 끌고 있으며, 정병석 교수는 과거 참여정부(故 노무현 전 대통령 정권) 시절 노동부 차관을 지낸 인물로 최저임금제 도입을 이끈 것으로 알려졌다. 공정거래 전문가인 이상승 교수는 재벌의 경영권 승계 보장을 주장해 보수적 성향으로 분류되는 인사다.

대우건설은 이번 주총에서 임기가 만료된 윤광림·이혁·최규윤 사외이사를 문린곤 전 감사원 국장, 양명석 변호사, 장세진 인하대 명예교수 등으로 교체할 계획이다. 이중 장 명예교수는 참여정부 당시 대통령 자문 정책기획위원회 위원을 역임한 인물로 진보 경제학자로 평가된다. 양 변호사는 삼성물산, 삼성증권 등에서 법무실장을 지낸 바 있다.

이밖에 대림산업은 이훈 씨엠 대표변호사를 사외이사·감사위원으로 선임할 예정이며, 신세계건설은 법무부 법무실장·부산지검 검사장을 지낸 정인창 변호사와 대전지방국세청장을 역임한 최진구 전 청장을 새로운 사외이사로 선임한다.

담당업무 : 건설·부동산을 중심으로 산업계 전반을 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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