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등’ 한국… “대단한 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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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등’ 한국… “대단한 나라”
  • 김신애 기자
  • 승인 2011.11.28 11: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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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정보통신발달 OECD 국가 중 최고
자살·산재사망·물가상승 등 더불어 최고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김신애 기자]

1등만 추구하고 1등을 강요하는, ‘1등만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 이미 우리 사회는 1등이 아니면 패자라는 인식이 팽배하다. ‘전교1등’ ‘수석입학’ ‘얼짱’ ‘몸짱’ 뭐든지 최고가 돼야 한다. 그래야 부모님이 핸드폰을 사주고, 선생님께 칭찬을 받고, 친구들이 좋아한다.

한국 사회의 경쟁의식은 세계무대에서도 빠지지 않는다. 세계 선진 34국이 회원으로 있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내에서도 우리나라는 수많은 부문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1등만을 선호하는 사회, 그러나 과연 우리의 1등은 자랑스러울까. OECD 회원국가 중 우리나라가 1위를 하고 있는 항목들을 모아봤다.

똑똑한 대한민국

학력수준- 경쟁사회로 비롯된 뜨거운 학구열은 세계 무대에서도 눈에 띈다. 한국의 24~35세 젊은이들의 대학 진학률과 고등학교과정 이수율 모두 OECD국가 중 1위를 차지했다. 우리나라는 현재 25~34세 인구의 98%가 고등학교를 졸업했다. 4년 연속 세계에서 가장 높은 고교이수율을 보이고 있다. 또 63%가 전문대 이상의 고등교육을 이수해 대학이수율도 2년째 1위 기록했다.

읽기능력- 만 15세 이상 학생의 읽기 능력도 세계에서 가장 뛰어났다. OECD 국제학업성취도평가(PISA) 2009읽기 시험에서 우리나라는 평균 539점으로 1위를 기록했다. 또 부모의 직업, 학력, 재력 등 불리한 가정환경을 극복하고 성적이 상위 25% 이내에 든 학생의 비율도 14%로 전체 1위를 차지했다. OECD평균은 7.7%다. 교과부는 이는 생활여건이 학업성취도에 미치는 영향이 적다는 의미여서 긍정적이라고 해석했다.

디지털독해능력- 세계 각국 학생의 디지털 독해력 조사결과 15세 학생들의 디지털 독해능력에서 한국이 568점으로 1위를 차지했다. 해당 조사는 홈페이지 접근, 전자메일 송수신, 웹 게시판 활용 등의 지식과 기술을 측정한 것으로, 한국이 조기 정보통신기술 교육을 중시하고 학교 수업에서 컴퓨터를 활발하게 활용한 것이 학생들의 디지털 독해력을 높인 것으로 분석된다. 

초고속인터넷 보급률- 학생들에게 정보통신기술의 중요성을 강조했던만큼 역시 초고속 인터넷 보급률도 뛰어나다. 한국의 모바일브로드밴드 가입자 수는 지난해 말 기준 4천540만명이었으며 보급률은 89.8%로 OECD국가 중 가장 많다. OECD 국가 전체의 초고속인터넷 보급률 평균은 41.6%에 불과하다. 모바일브로드밴드는 이동성과 빠른 전송속도를 지닌 초고속 무선인터넷으로, 보고서에는 256 kbit/s 이상의 무선 인터넷도 포함됐다.

이렇게 ‘똑똑한’ 한국. 그러나 이 사회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생활은 어떨까. 우리나라의 국민들의 교육과 특히 정보통신분야의 발달이 세계 최고에 미치는 반면, 자살·물가상승·건강이상 등 윤택한 생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소들 또한 세계 최고로 기록되고 있다.

생활은 녹록찮아…

자살률- 우리나라의 자살률은 2003년 이래 줄곧 OECD국가 중 1위를 차지하고 있다. OECD 평균 자살률은 80년대 이후 점차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는 반면 우리나라의 경우 증가추세를 보이여 심각성을 띠고 있다. 우리나라의 지난해 자살 사망자는 수는 1만5566명으로 하루 평균 43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10대부터 30대 젊은 층의 사망원인 1위 역시 자살로 조사됐다. 지나친 학업 스트레스와 취업난, 경제난 등 때문 인 것으로 해석된다. OECD가입 이후 16년간 우리나라의 자살증가율은172%다.

▲ 한국의 자살률은 2003년 이래 줄곧 OECD국가 중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지난해 자살 사망자는 수는 1만5566명으로 하루 평균 43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뉴시스

노인 자살·빈곤율- 우리나라 자살률이 높은 수치를 보이는 데는 노인의 자살률이 한 몫 했다. 65~74세 노인들의 인구 10만명당 자살률은 81.8명이다. 뒤를 이은 일본(17.9명), 미국(14.1명) 등에 비해 월등히 높은 숫자다. 더욱이 75세 이상의 자살률은 160명이 넘는다. 이는 노인들의 빈곤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노인 빈곤율은 45.1%로 노인 2명 중 1명이 가난 속에 살고 있다. OECD 국가 중 가장 높은 수치로, 평균 13.3%의 3.4배에 이른다.  

노인 교통사고사망률- 노인의 교통사고 사망률도 세계 최고다. 지난해 65세 이상 교통사고 사망자는 1750여 명으로, 전체 교통사고 사망자의 3분의1가량 된다. 노인 10만 명당 사망자는 35.2명으로 OECD 국가 가운데 압도적 1위다. 2위인 폴란드(17.2명)와도 2배 이상의 차이를 보였다. 

결핵 발병·사망률- 뛰어난 의학기술의 발달에도 불구하고 우리 국민들의 건강도 문제시 된다. 우리나라는 후진국 병인 결핵 발생률과 그로 인한 사망률이 OECD 국가 중 1위에 올라 있다. 여전히 결핵에 걸리는 환자가 매년 3만 명 이상 발생하고, 2000명 이상의 결핵 환자가 사망하고 있다.

간암 발생률- 간암은 세계적으로 매년 약 56만명의 환자가 발생하고 있고 이 중 70% 이상이 한국, 중국, 일본 등 아시아 지역이다. 특히 한국의 발생률이 가장 많아 인구 10만명 당 23.5명이다. 이밖에 한국 여성들의 유방암 발병 증가율과 자궁·유방 절제수술률도 가장 높은 수치를 보이고 있다.

항생제 소비량- 우리나라의 항생제 오남용도 심각하다. 항생제는 세균을 죽이는 약이지만 바이러스 질환인 감기에도 습관적으로 항생제를 사용하고 있어 감기에 대한 항생제 처방률은 55%에 달한다. 우리나라의 항생제 소비량은 31.4DDD(성인 1000명이 하루에 31.4명분의 항생제를 복용)로 벨기에와 함께 OECD 국가 중 1위를 기록했다.

산재사망- 노동자들의 건강권은 어떨까. 지난해 우리나라에서 산업재해로 사망한 노동자는 하루 평균 6명, 부상은 하루평균 270명이다. 인구 1만명당 산업재해 사망인율은 9.7명으로 OECD 회원국 중 최악이다. 또 산재로 인한 근로손실일수는 5670만이고, 이로 인한 경제적 손실도 17조3157억원에 달한다. 

연장근로- 높은 산재 발생률은 연장근로 까닭일 수 있다. 한국 근로자 중 48.5%가 ‘연장근로특례업종’ 종사자로, OECD 회원국 중 가장 많다. 이는 근로자 2명 중 1명이 장기근로에 시달리고 있는 것. 현재 근로시간 특례업종은 운수업, 물품판매, 금융보험 등 12개 업종이다. 이들 특례업종의 월 평균 근로시간은 법정 한도시간보다 평균 10시간이 더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밖에 사회 고질적 문제로 자리잡고있는 물가상승, 특히 식품물가 상승률이 세계에서 가장 높고, GDP대비 국가부채 증가율도 가장 가파르다. 또 국민의 학력 수준이 가장 높다고 하지만 대학 등록금을 비롯한 공교육비의 민간부담률도 세계 최고 수준이기도 하다. 국공립 대학 등록금은 미국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비쌌고 국내총생산(GDP) 대비 공교육비율 역시 7.6%로 전체 2위, 정부가 내는 공교육비 비율은 OECD 평균 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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