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총결산] LG그룹, 구광모 체제 강화…전문경영 통해 新성장동력 확보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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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총결산] LG그룹, 구광모 체제 강화…전문경영 통해 新성장동력 확보 집중
  • 박근홍 기자
  • 승인 2020.03.27 15: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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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박근홍 기자)

구광모 LG그룹 회장 ⓒ 엘지 그룹
구광모 LG그룹 회장 ⓒ 엘지 그룹

LG그룹 정기 주주총회가 막을 내렸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의 복심인 권영수 ㈜LG 부회장의 활동폭 확대, 새로운 성장동력 발굴·육성을 위한 포석을 둔 점 등이 눈에 띈다는 평가다.

27일 ㈜LG는 서울 영등포구 LG트윈타워에서 주총을 열고 △2019년 재무제표 승인의 건 △이사 선임의 건 △이사 보수한도 승인의 건 등을 처리했다. 권영수 부회장을 사내이사로 재선임하는 안건이 통과됐으며, 조성욱 법무법인 화우 대표변호사가 사외이사로 신규 선임됐다.

이로써 LG그룹은 주요 계열사들의 주총을 마무리짓게 됐다. 앞서 지난 20일 LG디스플레이, LG생활건강, LG유플러스, LG화학 등이 주총을 개최해 여러 의안들을 원안대로 의결했으며, 이어 지난 26일 LG전자, LG상사, LG하우시스 등도 별다른 문제없이 주총을 마쳤다.

이번 LG그룹 주총에서 가장 주목할 대목은 권 부회장의 영향력 확대다. LG화학은 주총에서 권 부회장을 기타비상무이사로 새롭게 선임한 데 이어, 주총 직후 바로 이사회를 열고 그를 이사회 의장으로 추대했다. LG디스플레이, LG유플러스, LG전자 이사회 의장인 권 부회장은 이번에 LG화학 이사회 의장까지 맡게 되면서 LG그룹 핵심 사업 전(全) 부문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게 됐다.

업계에서는 권 부회장의 활동 반경이 넓어지면서 구광모 체제가 더욱 굳건해졌다는 분석이 주를 이룬다. 구 회장은 그룹 사령탑에 오른 뒤 줄곧 권 부회장을 중용해 왔다. LG그룹은 구 회장의 취임 직후인 2018년 7월 당시 LG유플러스 부회장이었던 권 부회장을 ㈜LG COO(최고운영책임자)로 선임했으며, 이듬해 LG전자, LG디스플레이 등은 주총에서 권 부회장을 기타비상무이사로 선임했다. 그리고 이번에 LG화학 기타비상무이사까지 맡게 된 것이다.

권 부회장은 LG디스플레이, LG유플러스, LG전자, LG화학 등 핵심 계열사를 두루 거쳐 그룹과 계열사, 그리고 각 계열사 간 폭넓은 소통을 이끌 수 인물로 평가돼 왔다. 그의 권한을 확대해 자신의 눈과 귀로 삼겠다는 구 회장의 의중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아울러 전문경영인인 권 부회장의 약진이 그룹 차원의 중장기적 포석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주요 계열사들의 실적 부진과 코로나19 사태 등 대내외 경영여건 악화를 전문경영을 통한 신성장동력 확보로 뚫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는 것이다.

실제로 권 부회장은 구 회장의 복심이기에 앞서 재계에서 '재무통'으로 널리 알려진 인물이다. 그는 1979년 LG전자에 입사해 30여 년 간 금융·재경부문을 담당해 왔다. 특히 과거 故 구본무 회장은 LG디스플레이(당시 LG필립스LCD) 실적 악화를 해소하기 위해 권 부회장을 구원투수로 파견, 대대적인 재무구조 개선에 성공하기도 했다.

이 같은 그룹 차원의 의지는 이번 주총 곳곳에서 목격된다. LG전자는 권봉석 CEO 사장과 배두용 CFO 부사장을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하고 이들을 각자 대표이사로 임명했으며, LG하우시스도 강계웅 부사장과 강인식 CFO를 대표이사로 신규 선임하며 각자 대표이사 체제로 전환했다. 전문경영인 투톱 체제를 구축해 사업 경쟁력과 재무구조를 제고하겠다는 전략으로 보인다.

신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작업도 동시에 진행된다. LG전자는 이번 주총에서 기존 정관에 정관은 '통신판매 및 전자상거래 관련 사업'을 더하는 정관 개정 안건을 통과시켰다. LG하우시스도 정관 변경을 통해 각자 대표이사의 권한을 명확히 정함으로써 건축장식자재, 자동차 소재부품 등 각 사업 부문의 전문성을 강화할 것임을 천명했다.

이밖에 LG유플러스는 전자결제사업 부문 매각을 위한 분할계획서 안건을 승인했다. LG유플러스는 해당 사업 부문에 대한 분할법인 신설 후 이를 토스 운영사인 비바리퍼블리카에 팔 계획이다. 매각을 통해 확보한 자금은 3650억 원 규모로, 4차 산업혁명 기조에 맞춘 신사업 발굴·육성에 쓰일 전망이다. 또한 토스와의 빅데이터·마케팅·금융 서비스 등 광범위한 제휴도 함께 추진된다.

이와 관련, 구광모 회장은 이날 ㈜LG 주총에서 서면을 통해 "코로나19 확산으로 불확실한 경영환경이 이어지고 있다. 모든 어려움에도 기회가 있기에 LG는 슬기롭게 대처하며 위기 이후 성장을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업 포트폴리오 고도화와 성장동력의 발굴·육성을 통해 미래를 준비하며 기업 가치를 높이고, 기업 시민의 역할을 수행하면서 고객과 투자자, 사회로부터 신뢰와 사랑을 받는 LG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리스크 관리에 집중하면서 흔들림 없이 고객 가치를 가장 최우선에 두고 멈춤 없는 도전을 이어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담당업무 : 건설·부동산을 중심으로 산업계 전반을 담당합니다
좌우명 : 隨緣無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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