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마블②해운대을] 일꾼론 윤준호 vs 인권론 김미애, 선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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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마블②해운대을] 일꾼론 윤준호 vs 인권론 김미애, 선택은?
  • 부산=김병묵·조서영·하용한 기자
  • 승인 2020.04.07 01: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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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준호 “30년 동안 못한 2센텀, 2년 만에 해냈다”
김미애 “762건 국선변호, 소외된 사람 위해 살아”
시민들 “윤준호 일 잘해, 나라 바뀌려면 김미애”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부산=김병묵·조서영·하용한 기자]

일명 '부산마블' 여정의 두 번째는 해운대을이다.ⓒ그래픽=시사오늘 정우교 기자
일명 '부산마블' 여정의 두 번째는 해운대을이다.ⓒ그래픽=시사오늘 정우교 기자

부산은 한국 정치사에서 가장 역동적인 도시라 할만하다. 늘 정치권을 향해 가장 먼저 심판의 포문을 열어왔다. 군정이 지속되자 김영삼(YS) 전 대통령을 앞세워 문민정부를 열었고, 보수 우세 중에서도 박근혜 정부가 탄핵당한 뒤엔 2018년 지방선거에서 여당에 싹쓸이 승리를 안기기도 했다. 그래서 이번 4·15 선거에서도 부산엔 전국의 눈길이 쏠린다. 

<시사오늘>은 그중에서도 가장 치열한 격전지를 찾아 취재진을 파견했다. 일명 '부산마블' 여정의 두 번째는 해운대을이다. <편집자 주>

해운대을에서 민주당 윤준호 후보와 통합당 김미애 후보가 맞붙었다.ⓒ시사오늘 김용주 기자
해운대을에서 민주당 윤준호 후보와 통합당 김미애 후보가 맞붙었다.ⓒ시사오늘 김용주 기자

“살다가 살다가 살다가 너 힘들 때. 나로 인한 슬픔으로 후련할 때까지.”

5일 일요일 낮, 반여1동에서 재송2동의 거리를 채운 음악은 온통 2000년대 음악이었다. 2000년 코요태의 ‘파란’, 2005년 SG워너비의 ‘살다가’, 2006년 백지영의 ‘사랑 안해’까지. 가게 밖으로 흘러나온 음악처럼, 동네는 2000년대에 머물러 있었다. 

갑과 을로 양분된 해운대구는 부산광역시의 동서격차를, 더 나아가 대한민국의 남북격차를 빼다 박았다. 해운대갑은 드넓은 해변을 끼고 부촌이 현성된 반면, 해운대을은 내륙으로 상대적으로 발전이 더뎠기 때문이다. 높고 화려한 건물과 북적이는 동네를 지나면 낮고 정겨운 풍경이 펼쳐지는 곳, 이곳이 해운대구였다.

 

윤준호 유세현장, 2년‧27년‧5년


오후 3시 동부지청 부산은행 앞 사거리, 더불어민주당 윤준호 후보의 집중유세가 열렸다.ⓒ윤준호 캠프 제공
5일 오후 3시 동부지청 부산은행 앞 사거리, 더불어민주당 윤준호 후보의 집중유세가 열렸다.ⓒ윤준호 캠프 제공

오후 3시 동부지청 부산은행 앞 사거리, 더불어민주당 윤준호 후보의 집중유세가 열렸다. 하지만 유세 차량 위 마이크는 그의 몫이 아니었다. 후보가 가장 앞에 있는 보통의 유세현장과 달리, 윤 후보는 유세현장에서 비켜서 있었다. 마이크 소리를 향해 고개를 돌리던 시민들은 “윤준호는 여기 안 와요?”라며 한 마디씩 던졌다. 

그는 대신 차량 아래에서 사거리를 오가며 시민들과의 소통에 열중했다. 그동안 유세 차량 위 마이크는 김삼수 부산시의원에게 넘겨졌다. 김 의원은 “아무도 이끌어내지 못했던 센텀2지구 그린벨트 해제 누가 이끌어냈냐”고 물으며, “아무도 이끌어내지 못했던 걸 2년 만에 해낸 사람이 누구냐”고 호응을 이끌어냈다.

사거리를 지나가던 한 차량은 창문 밖으로 엄지손가락을 치켜들며 박자에 맞춰 자동차 경적을 울리기도 했다. 현장에 있던 지지자들은 경적 소리에 맞춰 박수를 쳤고, 윤 후보는 고개를 숙이며 감사를 표했다. 김 의원이 발언하는 10여분 동안 윤준호 이름을 4번 연호(連呼)하는 등 분위기가 달아올랐다.

현장에 있던 한 시민(60대‧남)은 “센텀 일한다고 저기 윤준호가 발에 불나게 뛰어다녔다는 거 아는 분들은 다 안다”며 “이 나이쯤 되니까 당은 아무 상관없고, 좀 일하는 티 나는 후보 찍을 것”이라 전했다. 그는 엘시티 비리 연루로 당선 무효 된 당시 새누리당 배덕광 의원에 대해 “배덕광은 인사는 하고 다녔는지 몰라도, 일은 안 했다”고 덧붙였다.

옆에 있던 다른 시민(50대‧여) 또한 “윤준호가 일은 잘 한다 아닙니까”라 반문했다. 그는 “부산에 낙선 많이 하고도 죽기 살기로 하는 민주당 사람들이 있다”며 “바람은 야당을 향하는데, 아마 저런 사람들도 무시 못 할 것”이라 말했다.

아래는 낮 12시 재송동 선거 사무소에서 진행한 윤 후보와의 일문일답이다.

윤 후보는 "30년 동안 가장 큰 현안이던 센텀2지구 그린벨트 해제를 2년 만에 해냈다"고 강조했다.ⓒ시사오늘 김용주 기자
윤 후보는 "30년 동안 가장 큰 현안이던 센텀2지구 그린벨트 해제를 2년 만에 해냈다"고 강조했다.ⓒ시사오늘 김용주 기자

- 여론조사 결과 박빙이다. 현장에서 체감하는 민심은 어떤가.

“처음에는 코로나19로 인해 민심이 좋지 않았다. 마스크 5부제도 혼란스러웠고, 전반적으로 주민들이 평가에 인색했다. 그런데 점점 약국에서 줄을 서지 않고 국내‧외 언론이 대한민국 대처에 대한 평가가 좋아지면서, 여론이 반전되기 시작했다. 4일 전부터(4/1) 여론이 다르다는 걸 느끼고 있다.”

- 해운대을, 왜 윤준호여야 하나.

“30년 동안 가장 큰 현안이던 센텀2지구 그린벨트 해제를 2년 만에 해냈다. 이게 윤준호가 능력이 있다는 걸 증명한 거다. 이를 통해 8만4000개의 일자리가 만들어진다. 이번에도 부산의 대표적 산, 장산 개발 계획 등을 포함해 100개 과제 리스트를 선정했다. 약속을 지키기 위해 성실히 노력할 것이다.”

- 윤준호의 정치를 한 마디로 정의한다면.

“윤준호의 정치는 어머니다. 5년 전 어머니가 돌아가시면서 나와 한 약속이 있다. 다음 세상에서 만날 때 당당하고 자랑스러운 아들이 되겠다는 약속이다. 어머니께 받은 사랑을 주민들께 돌려줘야 한다는 사명감을 갖고 있다. 이 땅의 모든 분들이 어머니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
 
‘2년’ 만에 해운대을의 오랜 현안을 해결하고, 27살 재송동에서 신혼생활을 시작해 아이를 낳고 공부 시키는 등 ‘27년’간 해운대을과 함께 해왔고, ‘5년’ 전 여읜 어머니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정치를 하는 그, 그는 더불어민주당 윤준호 후보다.

 

김미애 유세현장, 10%p‧15년‧762건


5일 오후 2시, 반여동의 초록공원을 찾았다.ⓒ시사오늘 조서영 기자
5일 오후 2시, 반여동의 초록공원을 찾았다.ⓒ시사오늘 조서영 기자

오후 2시, 반여동의 초록공원을 찾았다. 이곳은 애초에 미래통합당 김미애 후보의 연설이 예정돼있던 곳이었다. 아직 채 떨어지지 못한 벚꽃이 흩날리는 이곳의 입구에는 선거 유세원들이 손을 흔들며 인사를 했다.

일정 변동으로 기다리던 김 후보는 보지 못했으나, 이곳을 찾은 시민들의 표심을 접할 수 있었다. 반여1동의 한 주민(60대‧남)은 “김미애 후보를 지지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윤준호도 사실 괜찮은 사람이고, 얼굴도 알고, 일도 제법 하는 것 같다”면서도 “국가 안보도 그렇고, 경제도 그렇고 뭔가 변화돼야하지 않나 싶어서 통합당 지지한다”고 전했다.

한편 다른 주민(70대‧여)은 “김미애? 나는 사실 처음 알았다”며 “근데 어리고 얼굴도 똑똑해보인다”고 생각을 전했다. 이어 그는 “나라가 잘 안 될 땐 한 번 바꿔보는 거다”고 덧붙였다.

5일 오후 4시 수영강변대로에서 김 후보의 선거 유세가 진행됐다.ⓒ시사오늘 김용주 기자
5일 오후 4시 수영강변대로에서 김 후보의 선거 유세가 진행됐다.ⓒ시사오늘 김용주 기자

오후 3시 40분, 선거 사무소를 찾았으나 일정이 엇갈려 또 한 번 김 후보를 만날 수 없었다. 대신 사무소에 자리한 또 다른 시민을 만날 수 있었다. 

시민(50대‧남)은 “젊은 분들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모르겠는데, 3년 내로 나라가 엉망진창 되지 않나 걱정이 앞선다”며 “사람 안 보고 딱 2번 찍는다. 나라 절단 난다. 그래서 김미애 찍을 것”이라 말했다. 이어 그는 “돈 얼마 준다는 거 안 줘도 된다”며 “거기 현혹되고 그러면 안 된다”며 재난기본소득제 관련 입장도 덧붙였다.

아래는 오후 4시 수영강변대로에서 진행한 김 후보와의 일문일답이다. 유세 와중에 급히 인터뷰를 진행하는 동안, 중간에 시민들은 김 후보를 향해 브이(V)를 하거나 박수를 보내기도 했다.

김 후보는 "정치인 못지 않게 소외된 사람들을 위해 살아왔다"고 강조했다.ⓒ시사오늘 김용주 기자
김 후보는 "정치인 못지 않게 소외된 사람들을 위해 살아왔다"고 강조했다.ⓒ시사오늘 김용주 기자

- 여론조사 결과 박빙이다. 현장에서 체감하는 민심은 어떤가.

“여론조사보다는 훨씬 더 높은 차이가 날 거라고 기대했다. 오늘도 아침부터 2만 보 이상 걸어 다니고 있는데, 민심은 많이 돌아왔다. 환호를 할 정도다. 최소한 10%포인트 정도 차이 나지 않을까. 하지만 늘 그랬듯 겸손하게 임할 생각이다.” 

- 해운대을, 왜 김미애여야 하나.

“10대 때 이 동네의 공장을 다녔고, 20대 때는 식당을 했고, 29살에 대학을 가서 변호사의 꿈을 이뤘다. 부산을 정말 사랑했기에 부산 구석구석 사회적 약자를 찾아다녔다. 아이, 성폭력‧가정폭력 피해 여성, 장애인, 미혼모, 입양 가족, 범죄소년들을 찾아다니며 삶의 질 향상을 위해 노력해왔다. 변호사로 활동한 15년 동안 762건의 국선 변호를 했을 만큼, 정치인 못지 않게 소외된 사람들을 위해 살아왔다. 

정치를 하는 이유도 연장선상이다. 입양특례법, 보호소년 관련법, 공동주택법 등 입법했어야 했던 정책들을 위해 활동할 것이다.”

- 정치인 김미애, 김미애의 정치를 한 마디로 정의한다면.

“자기 희생과 책임이다. 선거 운동 때뿐만 아니라 항상 낮은 자세로 섬겨야 하고, 삶 전체에 본보기가 돼야 한다는 의미다. 또한 재난기본소득처럼 모두가 다 할 수 있는 말을 할 때도, 재원 마련을 생각하며 함부로 말하지 않아야 한다.”

‘10%포인트’ 격차를 위해 매일 2만보를 걸으며 주민을 만나고, ‘15년’간 변호사로 활동하며 사회적 약자를 위해 ‘762건’의 국선변호를 진행해온 그. 그는 미래통합당 김미애 후보다.

담당업무 : 정치부 기자입니다
좌우명 : 행복하게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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