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비용항공사, 기업간 협력마케팅 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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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비용항공사, 기업간 협력마케팅 활발
  • 박세욱 기자
  • 승인 2009.11.02 10: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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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미디어시장 주도권을 선점하기 위한 위성방송과 HDTV 제조사간 전략적 파트너십 체결, 대형할인점과 제휴해 매장에 전시공간과 상담부스를 마련하고 쇼핑객에게 신차를 경품을 제공하는 자동차 회사.
 
이처럼 시장 확대를 위해 다른 영역간 다양한 공동마케팅이 전개되고 있지만 최근 우리나라 항공시장을 빠른 속도로 재편하고 있는 제주항공과 진에어, 에어부산 등 국내 LCC(Low Cost Carrier, 저비용항공사)들이 모기업 또는 계열사간 그룹 내 공동마케팅을 활발히 펼치며 시너지 효과를 노리고 있다.
 
이들의 협력방식은 계열사 간 공동이벤트는 물론 고객유치를 위해서는 사실상 경쟁관계에 있는 자회사의 배너를 모기업 홈페이지에 다는 등 방식도 다양하다.
 
제주항공, 애경 신제품 증정…제품 홍보·이미지 제고 '일석이조'
 
계열사간 공동마케팅이 두드러진 곳은 애경그룹 계열의 제주항공. 애경그룹과 제주항공은 전혀 다른 업종으로 사업 연계가 어려울 것으로 보였지만, 오히려 이를 역으로 이용해서 가장 활발한 공동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유통과 생활용품을 주력으로 하고 있는 애경그룹 계열사인 제주항공은 지난 달 23일부터 이달 초까지 김포와 부산, 청주를 출발해 제주로 가는 모든 승객에게 아웃도어 세제와 샴푸, 치약 등이 담긴 조그마한 선물꾸러미 4만개를 무료 증정하는 파격적인 이벤트를 펼쳤다.
 
애경은 제주항공 탑승객 상당수가 가을철 한라산 등산과 오름이나 올레 트레킹 등 야외활동을 위한 여행객임에 착안해 직접 구매로 이어질 수 타깃 소비자를 상대로 신제품을 효과적으로 홍보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은 것이다.
 
또 제주항공으로서도 탑승객에게 프리미엄급 생활용품을 무료로 나눠줌으로써 고객 사은행사 등 마케팅 비용을 절감하고, 동시에 항공사에 대한 호감도를 높일 수 있어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두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는 비용절감과 홍보효과 극대화를 위해 실수요자를 상대로 제품을 알리는 이른바 '핀셋 마케팅'의 전형이다.
 
제주항공은 또 그룹 내 AK플라자와 AK면세점과도 적극적인 공동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AK플라자는 지난 달 가을정기세일에서 '제주항공과 함께 떠나는 AK 가을여행'이라는 테마로 제주항공이 취항하고 있는 인천~키타큐슈 왕복항공권 60장을 경품으로 증정했다. AK플라자는 또 11월 이벤트로 인천~오사카 왕복항공권 40장을 경품으로 내놓을 예정이다.
 
제주항공은 11월27일 신규 취항하는 김포~오사카 노선 홍보를 위해 이 달 안에 AK플라자 구로본점, 분당점, 수원점 등을 돌며 백화점 고객을 대상으로 직접 알리는 현장홍보도 계획하고 있다.
 
제주항공은 이 외에도 지난 5월부터 계열사인 AK면세점을 통해 국제선 기내 면세 판매를 시행해 사업의 효율을 높이는 등 다양한 부문에서 모회사의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진에어, 대한항공에 배너…한진렌터카 예약시 항공권 구입 포인트 적립
 
진에어 역시 모기업인 대한항공과 한진그룹 계열사인 한진렌터카와 협력을 통해 취항 2년째 국제선 취항을 앞두고 있는 신생항공사의 인지도를 높이고 고객을 유치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우선 대한항공은 누리꾼들의 방문횟수와 집중도가 높은 항공권 예매사이트에 진에어의 배너를 걸어 지원에 나섰다. 두 항공사는 모기업과 자회사라는 특수관계를 떠나 현실적으로 김포~제주, 부산~제주 노선에서 고객유치 경쟁을 벌여야 하는 상황임을 감안할 때 적극적인 지원의 일환이다.
 
대한항공의 좌석상황이 여의치 않을 경우 소비자가 다른 항공사로 유출되는 것을 차단하는 동시에 자회사인 진에어의 인지도를 높이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진에어는 또 홈페이지에서 렌터카를 인터넷으로 예약하고 결제할 경우 항공권 결제에 사용할 수 있는 2만원 상당의 포인트를 제공하며 렌터카 부문과 상생을 꾀하고 있다.
 
에어부산, 아시아나와 공동운항 통해 고객 이탈 방지 인지도 제고
 
아시아나항공과 에어부산의 협력방식은 보다 현실적이다. 항공사간 협정을 통해 상대항공사의 좌석을 자유롭게 예매할 수 있는 이른바 코드셰어(공동운항)를 통해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10월27일 취항 1주년을 맞은 에어부산의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김포~부산, 부산~제주 노선에서 철수하는 대신 에어부산과 공동운항으로 자사를 이용하던 충성고객의 이탈을 방지하고, 에어부산의 성공적인 시장 진입을 도왔다.

또 에어부산이 과거 제주항공과 진에어의 노선 철수 사례를 들어 '저비용항공사의 무덤'이라는 표현을 쓰는 김포~부산 노선에서의 양호한 실적과 상대적으로 짧은 기간에 이뤄낸 누적탑승객 100만명 돌파도 결국 아시아나항공의 이 같은 뒷받침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으로 업계에서는 평가하고 있다.

에어부산은 내년 3월 부산을 기점으로 일본 후쿠오카와 오사카 노선에 국제선 취항계획을 밝히며 일본 노선에서 높은 인지도를 갖고 있는 아시아나항공과의 공동운항 계획을 밝힌 바 있어 국제선에서도 모기업을 통한 연착륙을 기대하고 있다.

이와 관련, 항공업계 관계자는 "항공산업의 특성상 막대한 초기자금이 투입돼야 하는 저비용항공사 입장에서는 모기업 또는 계열사가 '자금원'이라는 인식이 있었지만 최근 안정적으로 시장에 진입한 데 이어 빠른 속도로 항공산업 구조를 재편하는 과정에서 모기업 또는 계열사와의 협력을 통해 항공사는 물론 관계사의 마케팅이나 홍보에도 도움을 주는 긍정적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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