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유업, 경쟁사 비방으로 홍역…또 대형악재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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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양유업, 경쟁사 비방으로 홍역…또 대형악재 되나
  • 안지예 기자
  • 승인 2020.05.07 15: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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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유에서 쇠 맛’ 비방글 잡고보니 남양 홍보대행사
홍원식 회장 등 7명 입건…이미지 회복 요원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안지예 기자]

참고사진_홈페이지 게시된 남양유업 입장문
홈페이지 게시된 남양유업 입장문 ⓒ남양유업

남양유업이 온라인에서 경쟁사 비방 여론전을 펼친 정황이 발견되면서 소비자 여론이 더욱 싸늘하게 식고 있다. 7년 전 대국민 사과까지 이어졌던 ‘대리점 밀어내기’ 논란으로 박힌 미운털이 채 뽑히기도 전에 회사가 또 한 번 휘청거리고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경찰은 홍원식(70) 남양유업 회장 등 7명을 명예훼손 등 혐의로 입건해 수사하고 있다. 남양유업은 지난해 초 홍보대행사를 동원해 온라인 맘카페 등에 경쟁업체인 매일유업을 비방하는 내용의 글과 댓글을 지속해서 게시한 혐의를 받고 있다.

매일유업 측은 여러 맘카페 사이트에 반복적으로 ‘매일유업 원유를 납품하는 목장 근처에 원전이 있는데 방사능 유출 영향이 있는 것 아니냐’, ‘우유에서 쇠 맛이 난다’ 등의 비방글이 올라와 작성자 아이디 4개를 특정해 경찰에 고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관해 회사 측은 본사 차원에서 조직적으로 비방글을 올린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남양유업은 이날 홈페이지에 “온라인상 과열된 홍보 경쟁 상황에 실무자가 온라인 홍보 대행사와 업무를 협의하는 과정에서 매일 상하 유기농 목장이 원전 4km 근처에 위치해 있다는 것은 사실이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고 자의적으로 판단해 논란에 휩싸이게 됐다”고 입장문을 올렸다.

또한 “당사자는 1년여간 경찰 조사에 성실히 임해왔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며 “해당 건에 대해 고객님들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 머리 숙여 깊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회사 측 사과에도 여론이 여전히 들끓으면서 이미지 회복은 또 다시 요원해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물량 밀어내기 이후 실적도 매년 하락세를 보이는 등 후폭풍이 여전한 상황이라 남양유업 입장에서는 이번 논란이 또 한 번의 대형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실제 남양유업은 갑질 사태 이전인 지난 2012년 이후 매출과 영업이익이 급감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남양유업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지난 2012년 각각 1조3650억 원, 637억2918만원이었다. 이후 2013년 5월 갑질 사건이 터지면서 영업이익은 적자로 내려앉았다. 지난 2013년과 2014년 영업적자는 각각 175억 원, 261억 원이었다. 이후 오르내림을 반복하다 지난해 매출은 1조308억, 영업이익은 4억1735만원으로 쪼그라들었다.

더욱이 바로 전날인 지난 6일에는 대리점과의 상생안을 발표하면서 재도약을 준비했던 터라 이번 비방글 논란은 더욱 뼈아프다. 남양유업은 최근 대리점 갑질 논란으로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 수사를 받다가 ‘동의의결안’을 제출하면서 사건을 종결했다. 이번에 공정위 전원회의를 통해 확정된 동의의결은 크게 4가지로 △협력이익공유제 시범적 도입 △동종업계 평균 이상으로 농협 수수료율 유지 △대리점 단체의 교섭권 강화 △대리점 후생 증대다.

남양유업을 둘러싼 구설수가 계속되면서 회사 신뢰도도 바닥으로 떨어지는 분위기다. 이번 비방글 유포와 관련해서도 회사 측 해명을 믿지 못하겠다는 비판도 나온다. 앞서 남양유업은 지난 2009년과 2013년에도 인터넷에 경쟁사 비방글을 유포한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은 바 있기 때문이다. 경찰은 회사 차원에서 이번 비방글 작성을 조직적으로 지시하거나 개입한 것이 아닌지 추가로 수사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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