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대받던 내연기관, 코로나 여파에 재조명…“고효율 저공해 기술개발 나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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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대받던 내연기관, 코로나 여파에 재조명…“고효율 저공해 기술개발 나서야”
  • 장대한 기자
  • 승인 2020.05.19 16: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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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연기관, 퇴출 대상 아냐”…기술 개선·최적화로 환경규제 극복 가능
전동화 투자 재원·산업 생태계 보호 역할 ‘부각’…균형잡힌 정부 지원 절실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장대한 기자]

이기형 한양대학교 교수가 19일 서울 중구 페럼타워 페럼홀에서 열린 한국자동차공학회 행사에서 내연기관자동차 기술 분야를 발표하는 모습. ⓒ 시사오늘 장대한 기자
이기형 한양대학교 교수가 19일 서울 중구 페럼타워 페럼홀에서 열린 한국자동차공학회 행사에서 내연기관자동차 기술 분야를 발표하는 모습. ⓒ 시사오늘 장대한 기자

글로벌 환경규제 심화로 말미암아 퇴출 대상으로 내몰린 내연기관이 오히려 자동차 시장 내 주요 동력원으로써의 역할을 지속 수행, 그 중요성이 증대될 것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현재 보유 기술의 지속적인 개선과 혁신이 이뤄질 경우 엄격한 환경 규제에 대한 대응이 가능한데다, 친환경차 산업의 성장을 뒷받침하는 근간이 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기형 한양대학교 교수는 19일 서울 중구 페럼타워 페럼홀에서 열린 한국자동차공학회 자동차 기술 및 정책 개발 로드맵 발표회 자리에서 이같이 밝히며, "내연기관은 결코 친환경차의 경쟁 상대가 아니다. 전동화 정책 추진과 더불어 내연기관 역시 고효율 저공해 기술 개발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전했다.

이러한 관점은 내연기관이 향후 2040년까지도 시장 점유율 면에서 여전히 상당 부분을 차지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데서 기인한다. 전문기관들의 예측 결과에 따르면 순수 내연기관의 비율은 2030년 40% 수준으로 떨어지지만, 하이브리드를 포함하면 80%를 차지해 주를 이루기 때문이다. 2040년에도 하이브리드를 포함한 내연기관 비중은 상당 부분 점유율을 가질 것으로 예상된다는 게 이 교수의 설명이다.

그는 "전 세계적으로 강화되고 있는 연비, 배출가스 규제 등에 발맞춰 이를 만족시킬 수 있는 내연기관의 혁신적인 기술개발을 통해 새로운 도약이 이뤄져야 한다"며 "연소·분사 제어·후처리 기술·전동화 및 열관리 기술 등 관련 연구개발 로드맵에 따른 향상 효과를 분석하면 2030년 내연 기관의 열효율이 50%를 넘고, 유해 배출물 제로화라는 목표도 충분히 달성 가능한 시나리오"라고 부연했다.

다만 이교수는 해외와 달리 국내에서만큼은 내연기관 연구분야가 급속히 위축되고 있는 점이 열세라고 진단했다. 그는 "미국과 일본 등 자동차 생산국이면서 일정수준 이상의 수요를 확보하고 있는 국가들은 여전히 전기차 비율이 3% 이내로 낮다"며 "때문에 내연기관의 효율 향상을 위한 연구개발 및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고 부연했다.

실례로 미국의 경우에는 올해부터 내연기관의 연비 25% 향상과 열효율 55% 달성을 목표로 한 정부 주도의 프로젝트에 돌입했다. 일본도 지난 2016년부터 산학 협력을 통해 내연기관 연소기술 프로젝트(SIP)를 진행, 열효율이 50%를 넘는 초 희박 연소엔진 기술의 상용화를 위한 연구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비춰볼 때, 자국 자동차 산업이 없는 국가들이나 새롭게 부상하는 전기차에 집중하고 있는 일부 나라들의 내연기관 판매금지 주장만을 따르는 게 능사는 아니라는 것이다. 이 교수는 "내연기관 연구 지원의 지속적인 감소는 결국 기술 생태계의 붕괴를 초래해 궁극적으로는 자동차 산업의 지속성장을 방해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더불어 이기형 교수는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내연기관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음을 피력했다. 친환경차 시장의 성장 둔화와 글로벌 메이커들의 경영 사정이 악화되고 있는 현재로서는 내연기관이 산업 생태계를 보호하고, 미래차 투자 재원을 마련하는 '캐시 카우' 역할을 하고 있어서다.

이 교수는 "당장 내연기관이 관련 제조업 전반과 고용창출에 미치는 파급효과를 무시할 수 없다"며 "지속적인 고효율 내연기관 기술개발 지원을 통해 고용 안정과 국내 부품산업의 고도화를 이루는 한편, 내연기관이 향후 수십년까지도 주요 동력원이라는 공감대를 형성해 균형잡힌 현실적 지원이 이뤄질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현재 갖추고 있는 기술들의 최적화 작업과 효율 개선은 물론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와 같은 최신 기술을 도전적으로 적용하면 갈수록 강화되는 환경 규제에 충분히 대응 가능하다"며 "내연기관의 기술 개선을 통해 열효율이 50%를 넘고, 신재생 연료 사용이 20% 수준까지 높아진다면 전생애 주기분석에 의한 이산화탄소 배출량 측면에서도 전기차와 충분히 경쟁해볼 만 하다"고 조언했다.

담당업무 : 자동차, 항공, 철강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좌우명 :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대로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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