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번의 후퇴 김부겸, 네 번째 머뭇거림…당권 찍고 대권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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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번의 후퇴 김부겸, 네 번째 머뭇거림…당권 찍고 대권갈까
  • 한설희 기자
  • 승인 2020.06.02 23: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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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대선 준비하겠다” 당권 포기…2017년 “문재인 지지” 대권 포기
2018년 “장관직 책임 다하겠다” 당권 포기…2020년도 시선은 대권에
“쫓기는 심정 이해하지만…당권 욕심 보이는 순간 대권 멀어질 것”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한설희 기자]

김부겸 전 의원의 당권 도전 여부가 정치권의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뉴시스
김부겸 전 의원의 당권 도전 여부가 정치권의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뉴시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전 국무총리가 사실상 당대표 출마를 확정지으면서, 이번 민주당 전당대회가 ‘대선 전초전’이라는 말이 나온다. 이에 김부겸 전 의원의 당권 도전 여부가 정치권의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지난 2016년과 2018년 당대표 출마와 2017년 대선 경선 출마를 저울질하다 포기했던 김 전 의원은 아직까진 확답을 미루고 있으나, 측근에 따르면 출마 쪽으로 기울었다는 후문이다. ‘포스트 노무현’을 꿈꾸는 그가 이번에는 중도포기 없이 당권에 도전해 대권으로 가는 길목으로 진입할 것인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김 전 의원은 2016년 당대표 경선 불출마를 선언하고 ‘대권가도 직행’을 택했다. 그는 “대선 경선을 준비해왔다. 저는 멈추지 않을 것”이라며 출마 의사를 밝혔다. ⓒ뉴시스
김 전 의원은 2016년 당대표 경선 불출마를 선언하고 ‘대권가도 직행’을 택했다. 그는 “대선 경선을 준비해왔다. 저는 멈추지 않을 것”이라며 출마 의사를 밝혔다. ⓒ뉴시스

 

김부겸의 2016년…“대선 준비하겠다” 당권 포기


김 전 의원은 2016년 4·13총선에서 민주당 최초로 박근혜 전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인 대구에 깃발을 꽂으면서 대권주자로서의 위상을 높였고, 그해 8월 전대를 앞두고 당 대표 후보 하마평에 올랐다. 게다가 박영선 의원이 김 전 의원이 출마할 경우 그를 지지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히면서, ‘박영선+김부겸 vs 추미애 vs 송영길’의 3파전이 예상됐다.

그러나 그는 당대표 경선 불출마를 선언하고 ‘대권가도 직행’을 택했다. 그는 8월 30일 SNS를 통해 “저는 당대표 경선 불출마를 선언한 뒤 사실상 대선 경선을 준비해왔다. 저는 멈추지 않을 것”이라며 출마 의지를 다졌다. 

김부겸 전 의원은 문재인 후보에 밀려 낮은 지지율을 기록하다 대선 불출마로 마무리 지었다. 이때 ‘문재인 캠프’에서 TK 지역 유세를 도맡아 큰 힘을 보태면서, 정치권 일각에서는 “차기 주자를 노려볼 만 하다”는 말도 나왔다. ⓒ뉴시스
김부겸 전 의원은 문재인 후보에 밀려 낮은 지지율을 기록하다 대선 불출마로 마무리 지었다. 이때 ‘문재인 캠프’에서 TK 지역 유세를 도맡아 큰 힘을 보태면서, 정치권 일각에서는 “차기 주자를 노려볼 만 하다”는 말도 나왔다. ⓒ뉴시스

 

김부겸의 2017년…“정권교체 밀알 되겠다” 대권 포기


그는 신공항 이전 문제를 두고 당시 문재인 전 대표와 대립각을 세우며 비문(非文)계의 대표주자로 자리매김했다. 일찍이 ‘분권형 개헌’ 이슈를 선점해 “야권 전체가 합의하는 개헌안을 만들자”는 ‘공동정부 구성안’을 제시했으며, ‘문재인 대세론’을 향해 “이대로 평이하게 가면 호남을 설득하지도, 중도층을 끌어오지도 못한다”고 비판해 당내 비주류 계파들의 공감을 샀다.

그럼에도 문 전 대표에 밀려 낮은 지지율을 기록하다, 2017년 2월 “정권교체를 위한 밀알이 되겠다”며 대선 경선 불출마로 마무리 지었다. 이어 ‘문재인 캠프’로 들어가 공동선대위원장을 맡고 TK 지역에서 문재인 후보 지지를 호소하는 데 힘을 보탰다. 이때 지원 유세 중 대구에서 시민과 설전을 벌이는 동영상이 큰 화제를 얻었고,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대로 상승세를 유지하면 차기 대권주자를 노려볼 만 하다”는 말도 나왔다. 

김부겸 전 의원은 문재인 후보에 밀려 낮은 지지율을 기록하다 대선 불출마로 마무리 지었다. 이때 ‘문재인 캠프’에서 TK 지역 유세를 도맡아 큰 힘을 보태면서, 정치권 일각에서는 “차기 주자를 노려볼 만 하다”는 말도 나왔다. ⓒ뉴시스
‘김부겸 당시 행정안전부 장관은 2018년 ‘친노 좌장’인 이해찬 의원과 함께 ‘전대 출마설’에 휩싸였다. ‘민주당 차기 당대표 적합도’를 묻는 몇몇 여론조사에선 이해찬 의원을 제치고 1위에 오르기도 했지만 “장관직에 머무는 날까지 책임을 다하겠다”면서 불출마를 선언했다. ⓒ뉴시스

 

김부겸의 2018년…“장관직 책임 다하겠다” 당권 포기


‘추미애 체제’가 만료되고 2018년 8월 전당대회가 가까워지자, 김부겸 당시 행정안전부 장관은 ‘친노 좌장’인 이해찬 의원과 함께 ‘전대 출마설’에 휩싸였다. ‘민주당 차기 당대표 적합도’를 묻는 몇몇 여론조사에선 이해찬 의원을 제치고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이에 7월 1일 SNS에 “개각에서 잔류하게 되든 당으로 돌아가게 되든 그것(대통령의 뜻)이 먼저 결정되어야 한다. 지금 제가 먼저 출마를 운운하는 것은 임명권자에 대한 도리가 아니다”라고 여지를 남기는 듯했지만, 17일 “앞으로 장관으로서는 직에 머무는 날까지 그 책임을 다하겠다”면서 결국 불출마를 선언했다.

한편 불출마 선언에도 불구하고 개인 주가는 오르는 상황이 벌어졌다. 당시 안희정 충남지사가 위계 성폭력 사건으로 몰락하고 이재명 경기지사가 구설수에 휘말리면서, 상대적으로 청렴한 이미지의 김 장관에게 당내 대권후보로서의 관심이 쏠린 것이다. 

지방선거 직후 8월 19일 <리서치뷰>가 발표한 여론조사결과에 따르면 민주당 차기 대권주자 적합도에서 김 장관은 박원순 서울시장(16%), 김경수 경남지사(14.1%), 이낙연 국무총리(12.9%)에 이어 근소한 차이로 4위(12%)를 기록했다. 

 

영남권은 압박하고, 이낙연은 굳건하고…김부겸 長考의 이유 


올해 총선에서 낙선해 국회를 떠나게 된 김 전 의원의 시선은 지난 2016년부터 당권보다 큰 힘, 대권에 꽂혀 있었다. 2016년 당대표 경선부터 이어진 ‘세 번의 포기’엔 차기 대권을 노린 정치적 계산이 깔려 있었다는 해석이다. 그는 2016년 불출마 선언에서 “대선을 준비하겠다”고 발표했으며, 올해 총선 출정사에서도 누누이 대선 출마의 뜻을 밝히며 ‘대망론’을 주장한 바 있다. 

8월 전당대회를 2개월 여 앞두고, 총선 결과로 위기 의식이 고조된 당내 영남권 정치인들 사이에선 김 전 의원이 대권에 앞서 당권부터 잡아야한다는 요구가 높다. 김영춘 의원은 지난달 14일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민주당의 영남권 대표로서 8월 전당대회에 출마하라는 뜻을 전달한 건 맞다”면서 “확답을 주진 않았다. 본인이 선택할 문제”라고 전했다. 

다만 현 상황은 김 전 의원에게 녹록치 않다. 외부에선 당권 도전을 종용하지만, 이 7개월짜리 당권이 그의 최종 목표인 대권의 발판이 될 것인지 가늠하기 쉽지 않다. 동시에 선대위원장을 맡았던 이낙연 전 총리의 주가는 상승해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에서 12개월 째 1위를 달리고 있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지난 1일 통화에서 “김부겸 전 의원이 대구에서 재선에 성공했다면 모르겠지만 지금으로선 큰 메리트가 없다. 대권은커녕 당권도 어려울 것”이라고 꼬집었다.

강상호 국민대 교수는 이날 통화에서 “이 전 총리가 지금처럼 ‘원톱’을 달리는 상황에선, 김 전 의원이 당권에 욕심을 낼수록 역효과가 나서 당권도 대권도 결국 실패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강 교수는 “김 전 의원이 전대에 출마할 경우 당의 흥행, 즉 컨벤션 효과를 위해 희생하겠다는 이미지를 내세우는 것이 2022년 대권 주자로서 설 수 있는 방안”이라고 덧붙였다. 

 

*기사에 인용한 여론 조사는 ARS 자동응답시스템(RDD 휴대전화 85%, RDD 유선전화 15%) 방식이다. 2018년 5월말 현재 국가 주민등록인구통계에 따라 성·연령·지역별 가중치를 부여했고,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 응답률은 3.2%.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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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우명 : 사랑에 의해 고무되고 지식에 의해 인도되는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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