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매도 금지 3개월, ‘공방’은 계속…“해제 후 주가 조정 예상”
스크롤 이동 상태바
공매도 금지 3개월, ‘공방’은 계속…“해제 후 주가 조정 예상”
  • 정우교 기자
  • 승인 2020.06.09 07:4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금지 이후 지수 상승세…“조치 없었다면 상승폭 제한적일 것”
개인투자자 “주식시장, 기울어진 운동장…폐지론 지속 등장”
“선진 금융국서 이미 시행…현 특수 상황서 금지, 옳은 결정”
조치 해제 후 주가 조정 예상…“관련 정보 정확히 전달해야”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정우교 기자]

상기 이미지는 기사 내용과 관련 없습니다. ©KB국민은행
상기 이미지는 기사 내용과 관련 없습니다. ©KB국민은행

금융당국의 공매도 금지 조치 기한 3개월을 남겨둔 가운데, 공매도에 대한 여러 의견이 시장 내에서 나오고 있다. 공매도 금지 조치가 코스닥·코스피 상승에 긍정적인 역할을 했다는게 중론이지만, 9월까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고, 추가 변동성을 초래할 여러 리스크들이 점쳐지고 있는 만큼, 금지 조치 해제와 방법을 두고 여러 말들이 나오고 있다. 이와 더불어, 공매도 폐지를 둘러싼 '효용' 논란도 계속되고 있다. 

공매도란 주식이나 채권을 갖고 있지 않은 상태에서 매도하는 것을 뜻한다. 주가 하락이 예상되는 시점에서 시세차익을 내기 위한 투자 방법의 일종으로, 주가 하락을 부추기고 시장의 변동성이 키운다는 역기능을 갖고 있다. 반면, 과도한 주가 상승을 억제하거나 시장의 가격발견 기능 역할도 돕는다는 주장도 있어, 공매도에 대한 공방은 과거부터 계속돼왔다. 

금지 이후 지수 상승세…"조치 없었다면 상승폭 제한적일 것"

코로나19의 여파로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최고조였던 지난 3월, 금융당국은 유가증권, 코스닥, 코넥스 시장 전체 상장종목에 대한 공매도를 6개월간 금지했다. 이후 코스피와 코스닥은 한차례 주춤한 이후 상승세를 보였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지난 3월 19일 1457.64를 기록한 이래 꾸준히 올랐으며, 같은날 코스닥도 428.35까지 내려간 이후 지속된 증가세를 보였다.

코스피의 경우, 최저점(3월 19일)과 비교해 지난 5일 33.2% 올랐고, 같은 기간 코스닥도 42.8%나 상승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공매도 금지 조치가 이같은 'V'자형 성장의 요인 중 하나로 분석하고 있다. 이와 관련, 최유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공매도 금지는 빠른 반등의 동력 중 하나로 거론된다"면서 "현재 코스피는 공매도가 허용됐다면 2000포인트 수준일것"이라고 분석했다. 

고경범 유안타증권 연구원도 코스닥에 대해 "공매도 금지 전 공매도 비중은 코스닥 시총대비 0.25%"라면서 "이번 공매도 제한 조치는 중소형주 수급개선에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6개월 금지기간 지정은 코스닥 대차잔고 상환 가속화와 중소형주 강세로 연결됐다"고 봤다. 이때 대차잔고란 투자자들이 주식을 빌린 뒤 갚지 않은 물량을 뜻한다. 

이와 관련, 업계의 한 관계자는 8일 통화에서 "최근 지표가 올라오고(상승하고) 있는 상황은 주요국의 유동성 공급 및 시장안정화 조치, 경기재개에 대한 기대감이 주요소로 작용했다"면서 "이외에도 그동안 공매도가 금지돼 있었기 때문에 반등 과정이 더욱 매끄러웠던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공매도 금지 조치 이후 코스피 흐름 ©자료=한국거래소 / 그래프=정우교 기자
공매도 금지 조치 이후 코스피 지수 흐름 ©자료=한국거래소 / 그래프=정우교 기자
공매도 금지 조치 이후 코스피 흐름 ©자료=한국거래소 / 그래프=정우교 기자
공매도 금지 조치 이후 코스닥 지수 흐름 ©자료=한국거래소 / 그래프=정우교 기자

개인투자자 "주식시장, 기울어진 운동장…폐지론 지속 등장"

일각에서는 공매도 금지에 대한 긍정적인 시각을 넘어 '폐지론'도 함께 대두되고 있는 상황이다.

대부분 개인투자자로, 이들은 주식시장은 이미 '기울어진 운동장'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에도 공매도 거래를 폐지해달라는 게시글이 잇따라 올라와 적지 않은 청원인의 동의를 받고 있는 상황이다. 이들은 주식시장의 반등에 공매도 금지 조치의 역할이 적지 않았고, 주식시장 내에서 개인투자자의 불리함이, 공매도를 통해 더욱 심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 청원인은 "공매도 금지가 없었더라면, 전국민이 참여해 '동학개미운동'을 했더라도 주가는 지금처럼 반등하지 못하고 외국인과 기관의 의도에 끝없이 추락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시 말해, 주식시장의 반등에 공매도 금지 조치의 역할이 적지 않았다는 의미다. 

다른 청원인은 골드만삭스 무차입공매도 등을 예로 들면서 "주식시장은 기관과 외국인에게만 공매도 거래를 허용해 알게 모르게 개인투자자들의 손해를 볼 확률이 높아졌다"면서 "이미 그 자체도 불공평한 시장인데, 그들(기관·외국인투자자 등)이 불법을 저질렀을 경우, 그에 대한 처벌마저도 솜방망이"라고 비판했다.  

"선진 금융국서 이미 시행…현 특수 상황서 금지, 옳은 결정"

이와 반대로, 공매도의 순기능에 주목하는 의견도 물론 존재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의 다른 관계자는 이날 전화통화에서 "물론 단기로 볼때, 공매도 물량이 과도하게 쌓이면 종목에 대한 부담이 될 수 있고, 일부 투자주체가 주가에 영향을 미치고자 하는 의도로 과도한 공매도를 하는 경우도 있지만, 이는 매우 적은 케이스"라고 말했다. 

그는 "공매도는 사실 선진 금융국 대부분에서 진행하고 있다"면서 "주식을 빌려서 매도할 때는 매도 압력으로 주식을 떨어질 수도 있겠지만, 이후 주식을 매수할 때 매수압력이 작용해 주가가 올라갈 수도 있는 부분"이라고 전했다. 

이어 "매도·매수하는 부분이 같은 시간에 이뤄지고 있는게 아니기 때문에, 한쪽(주가를 떨어뜨리는 측면)만 이야기 되고 있는 경향이 있다"면서 "기본적으로 원래 공매도를 금지하는 것은 이번처럼 특수한 상황(코로나19)에서 하는게 맞다"고 봤다. 

이와 함께 "어쨌든 6개월이 지나면 금융당국은 공매도 금지 조치를 해제할 것"이라면서 "원래부터 한시적이었고, 주가도 올려놨으니 더 할 명분이 없다"고 말했다. 아울러, 지금처럼 공매도 금지조치가 계속되면, 거래소나 시장 전체에 대한 신뢰도 저하 등이 좋지 않은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게 그의 설명이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지난 3월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임시금융위원회에서 의결된 시장안정조치 시행 사항을 발표하고 있다. 금융위는 당시 6개월(3.16~9.15)간 유가증권·코스닥·코넥스 시장 전체 상장종목에 대한 공매도 금지, 동일 기간 상장기업의 1일 자기주식 매수주문 수량 한도 완화, 증권회사의 과도한 신용융자담보주식의 반대매매를 억제하기 위해 동일 기간 신용융자담보비율 유지의무를 면제한다고 밝혔다. ©뉴시스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지난 3월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임시금융위원회에서 의결된 시장안정조치 시행 사항을 발표하고 있다. 금융위는 당시 6개월(3.16~9.15)간 유가증권·코스닥·코넥스 시장 전체 상장종목에 대한 공매도 금지, 동일 기간 상장기업의 1일 자기주식 매수주문 수량 한도 완화, 증권회사의 과도한 신용융자담보주식의 반대매매를 억제하기 위해 동일 기간 신용융자담보비율 유지의무를 면제한다고 밝혔다. ©뉴시스

조치 해제 후 주가 조정 예상…"관련 정보 정확히 전달해야"

그렇다면, 공매도 금지 조치가 해제될 경우, 시장은 어떤 영향을 받을까. 최유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공매도가 재개되면 높아진 PER이 보정될 여지를 고려해야하는데, 이는 조정 가능성을 말한다"고 말했다.

또한 "코스피는 과거 공매도가 재개된 시점에 횡보 또는 조정을 보였지만 기간은 길지 않았다"면서 "펀더멘털 회복이 나타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공매도로 인한 조정 국면은 과거 사례(2008년, 2011년) 펀더멘털 회복이 수반된다면 매수 기회가 될 수 있다고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박승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도 "시기적, 기술적으로 9월 중순 공매도 금지 해제를 앞둔 8월에 주도 업종이 흔들릴 가능성이 있다"면서 "금지 직후 주식시장은 반등했고, 해제 직후 조정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금지가 해제되면, 높은 밸류에이션을 받고 있는 주도 업종의 수급에는 부담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짚었다. 

한편, 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이날 공매도 금지 해제 이후 금융당국과 증권사가 가져야 할 자세에 대해 강조했다. 그는 통화에서 "평소에 금융당국, 증권사들이 투자자들에게 공매도에 대한 제대로 된 가이드를 정직하게 해줄 필요가 있다"면서 "평소에 공매도에 대한 정확한 정보나 부작용 등을 알리는 작업을 게을리 했기 때문에, 투자자들의 오해를 제대로 풀지 못했고, 비판을 제대로 수용하지 못했다"고 강조했다. 

담당업무 : 증권·보험 등 제2금융권을 담당합니다.
좌우명 : 우공이산(愚公移山)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