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뱅킹 도입 6개월차, 이제는 고도화 필요”…각 업권별 시각차도 존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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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뱅킹 도입 6개월차, 이제는 고도화 필요”…각 업권별 시각차도 존재
  • 박진영 기자
  • 승인 2020.07.06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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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늘·시사ON·시사온=박진영 기자]

국내에 오픈뱅킹이 도입된 지 6개월이 지났다. 업계에서는 오픈뱅킹이 비교적 빠르게 안착되고 있다는 판단이다. 아울러, 제2금융권 등 금융기관 확대와 보안성 강화 등 시스템 고도화 방안을 실행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더 나아가 오는 8월부터 본격적으로 도입될 마이데이터, 마이페이먼트 산업 간의 연계방향도 고민해야할 시점이다.

금융위원회, 금융결제원, 금융연구원은 6일 오전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오픈뱅킹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날 세미나에는 손병두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을 비롯, 손상호 한국금융연구원장, 김학수 금융결제원장, 각 업계 전문가 등이 참석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금융위원회
금융위원회, 금융결제원, 금융연구원은 6일 오전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오픈뱅킹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날 세미나에는 손병두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을 비롯, 손상호 한국금융연구원장, 김학수 금융결제원장, 각 업계 전문가 등이 참석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금융위원회

금융위원회, 금융결제원, 금융연구원은 6일 오전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오픈뱅킹 도입 성과와 향후 발전방향'을 논의하는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날 세미나에는 손병두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을 비롯해 손상호 한국금융연구원장, 김학수 금융결제원장이 참석했으며, 신한은행, KB국민은행, 비바리퍼블리카 등 각 업계 전문가들이 참여했다.

손병두 부위원장은 축사를 통해 "(오픈뱅킹 도입으로) 은행은 다양한 특화상품, 핀테크·빅테크와의 협업 등을 통해 플랫폼으로서의 뱅킹으로 나아가고 있다"면서, "오픈뱅킹이 더욱 발전하기 위해서, 정부도 오픈뱅킹이 확장성, 안정성, 상호주의 원칙을 구현할 수 있도록 법적으로 뒷받침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첫 세션에서는 금융결제원, 신한은행, 비바리퍼블리카, 금융연구원 등이 '오픈뱅킹 도입효과와 발전을 위한 제언'을 발표했고, 두번째 세션은 업계, 학계, 금융당국 등 다양한 전문가들이 '향후 오픈뱅킹 발전방향'에 대한 패널토론으로 진행됐다. 

손병두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6일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열린 '오픈뱅킹 세미나'에 참석해 축사를 하고 있다. ⓒ금융위원회
손병두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6일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열린 '오픈뱅킹 세미나'에 참석해 축사를 하고 있다. ⓒ금융위원회

오픈뱅킹 도입 6개월, 국내 금융에 빠르게 안착…“제2금융권 확대 등 고도화 필요한 시기”

오픈뱅킹이 국내에 도입된 지 6개월, 비교적 빠르게 안착되고 있는 모습이다.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6월 기준, 오픈뱅킹 가입자 수는 약 4000만명, 등록계좌 수는 6600만 계좌를 기록하며 도입이래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중복등록을 제외하면, 국내 경제활동인구의 약 72%가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현재까지 총 72개의 이용기관(은행 18개, 대형사업자 28개, 중소형사업자 26개)이 참여했으며, 하반기 제2금융권까지 확대되면 참여기업 수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또한 업권별로 오픈뱅킹 이용 분야가 다소 차이가 있었다. 은행의 경우 잔액조회가 84.5%로 가장 높았으며, 핀테크기업은 출금이체가 82.5%로 가장 빈번하게 이용됐다. 오픈뱅킹을 활용한 서비스도 은행권은 타행계좌와 연동한 이체·조회가 중점이었고, 핀테크는 선출충전을 활용한 간편결제, 해외송금 서비스가 중심이었다.

금융결제원은 올 하반기 오픈뱅킹 고도화를 위해 제2금융권 참여확대 등을 추진 중에 있으며, 보안성 강화도 병행할 예정이다. 하반기 참여대상 기업으로는 서민금융기관, 금융투자회사 등 24개 기관으로, 오는 12월 준비가 완료된 기관부터 순차적으로 실시할 예정이다. 한편, 카드사의 오픈뱅킹 참가 방안도 협의 추진할 방침이다.

또한 현재 오픈뱅킹에 대한 소비자 이용 만족도는 비교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금융연구원이 오픈뱅킹을 이용한 경험이 있는 국민 1000명을 대상으로한 설문에 따르면, 사용자 71.3%가 오픈뱅킹 서비스에 만족한다고 응답했다. 가장 큰 장점은 송금 수수료 무료 등 비용 측면이었고, 간편송금 기능, 타행 거래내역 통합조회 등 유용성 측면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또 사용하면서 불편사항을 느낀 경험이 없었다는 것에 응답이 가장 많았다. 다만, 향후 개인정보 보안에 대한 불안함이 우려된다는 응답도 높았다.

이에 현재 대부분 제 2금융권 회사들이 오픈뱅킹 참여를 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주된 동기로는 △비용절감 △신규고객 유치 △통합정보 조회 기능을 통한 새로운 서비스 개발 등으로 나타났다.

이날 '오픈뱅킹 고도화를 위한 개선방안' 발표를 맡은 서정호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마이데이터, 마이페이먼트 사업 등과 오픈뱅킹은 기능적 측면에서 다소 중첩되는 부분이 있어 교통정리가 필요해 보인다"면서, "오픈뱅킹에는 입출금계좌에 한정하여 기능을 추가해 '이체 기능'을 중심으로 하고, 나머지는 어카운트인포나 마이데이터 영역에서 제공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각 업권, 한목소리로 오픈뱅킹 기대감↑…방향성에 대해선 엇갈린 시각

이날 두번째 세션에서는 금융당국 관계자와 더불어 은행, 증권, 카드, 핀테크, 상호금융 등 각 금융업 전문가들이 참여한 패널토론이 진행됐다. 향후 완전한 오픈뱅킹 시대에 대한 높은 기대감을 한목소리로 드러냈지만, 현재 상황과 방향성에 대해서는 업권별로 다소 엇갈린 시각을 보였다. 

첫 패널 발표로 나선, 김남영 미래에셋 디지털금융부문 대표는 "오픈뱅킹 등과 같이 새로운 형태의 서비스를 논의할 경우, 증권, 상호금융 등의 제2금융권 회사들과도 처음부터 함께 논의했으면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이어 "오픈뱅킹 도입, 핀테크 활성화 등으로 앞으로 시행될 디지털 금융 분야에 금융 안정성이 매우 중요해졌다"면서, "개인정보 활용 범위가 안정화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보안 리스크'를 중점적으로 다뤄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배종균 여신금융협회 카드본부장은 "개방성을 전제로 한 오픈뱅킹의 도입으로 기존 모든 금융기관들이 '고객 쟁탈전'을 치뤄야 하는 경쟁상황에 직면하게 됐다"면서, "금융당국이 제시하는 합리적 조건에 부합한다면 카드업계에도 오픈뱅킹 사업에 대한 참여기회를 균등하게 주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더욱이 마이데이터, 마이페이먼트 사업 등이 최소한의 경쟁력을 갖추려면, 오픈뱅킹을 이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고객에 맞춤형 금융상품을 추천하더라도, 금융거래 등이 개방되어 있지 않으면 실제 이용으로 이어질 수 없다는 것이다.

이어 전재식 핀크 CTO는 "오픈뱅킹의 가장 큰 성과는 핀테크 기업의 금융결제 인프라 접근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한 것"이라 평했다. 이어 "오픈뱅킹 시대가 되면서 이전에는 3년이 걸리던 작업이었는데, 이제는 3개월 이내에 가능해졌다"면서, "핀테크기업 창업자들에게는 엄청난 변화이자 기회다"고 밝혔다.

다음으로 정인철 신협중앙회 디지털금융본부장은 "상호금융권은 '플랫폼, 마케팅' 측면에서 열세하고, '상품개발' 측면에서 상대적으로 우위에 있다. '오픈뱅킹'은 금융에서 제조와 유통을 분화시키고 있을 뿐더러 플랫폼이 경쟁력이 되는 사회가 되면서, 자칫 잘못하면 상호금융권이 마치 상품을 공급하는 하청업체로 전략할 수도 있다"는 우려를 표했다.

이어 "오픈뱅킹 도입은 금융회사 입장에서 사실상 제로섬 게임이다. 자금의 유입이 일어나는 은행은 소수이고, 다수의 은행에서 자금유출이 나타나고 있는 상황이다"면서, "오픈뱅킹의 정착이 소비자 편익을 향상시키는 방향으로 갈 지 의문이다"고 비판했다.

마지막으로 한동환 KB국민은행 디지털금융그룹 부행장은 "오픈뱅킹 도입으로 기존 금융회사들과 핀테크와의 경쟁이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데, 디지털금융 혁신을 위해서 기존 금융회사들에 대한 금융감독체계도 유연하게 설계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한편,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고객의 편리함, 금융혁신의 대표 서비스로 '오픈뱅킹'을 들 수 있다"면서, "향후 모든 금융권이 공통적으로 오픈뱅킹 참여가 가능하도록 추진해나가겠다"고 밝혔다.

담당업무 : 은행·저축은행·카드사 출입하고 있습니다.
좌우명 :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 대로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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