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현진 의혹 제기에…통합당 내부서도 ‘부적절’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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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현진 의혹 제기에…통합당 내부서도 ‘부적절’ 비판
  • 정진호 기자
  • 승인 2020.07.13 18: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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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밍 부적절”…“민주당 역공 빌미 줘” 비판도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정진호 기자]

고(故) 박원순 서울시장 아들 박주신 씨에 대한 배현진 의원의 의혹 제기에 미래통합당 내부에서도 비판이 나오고 있다
고(故) 박원순 서울시장 아들 박주신 씨에 대한 배현진 의원의 의혹 제기에 미래통합당 내부에서도 비판이 나오고 있다. ⓒ뉴시스

고(故) 박원순 서울시장 아들 박주신 씨에 대한 배현진 의원의 의혹 제기에 미래통합당 내부에서도 비판이 나오고 있다. 원내대변인이 부친을 잃은 상주(喪主)에게 정치 공세를 하는 것처럼 비치면서 반감을 산 데다, 여당에게 역공의 빌미를 줬다는 이유에서다.

배 의원은 지난 1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많은 분이 찾던 박주신 씨가 귀국했다. 장례 뒤 미뤄둔 숙제를 풀어야 하지 않을까”라며 “당당하게 재검 받고 2심 재판 출석해 오랫동안 부친을 괴롭혔던 의혹을 깨끗하게 결론 내달라”고 썼다.

이에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박주신씨 병역비리 의혹은 이미 깨끗이 끝난 사안”이라며 “야당이라고 하나 있는 게 늘 옆에서 똥볼이나 차고앉았다”고 날을 세우자, 13일에 다시 “8년 만에 귀국한 박주신씨가 바로 출국 하지 않고 풀면 간단한 문제를 온 여권이 들고 일어나 난리”라며 “내 친구 조국 이후 분열적인 정체성 혼란으로 어려움 겪고 계신 진중권 교수님께는 깊은 안타까움을 전한다”고 반박했다.

이러자 통합당내에서는 당혹스러운 분위기가 읽힌다. 13일 <시사오늘>과 만난 통합당 관계자는 “정치에도 금도가 있는 것”이라며 “(배 의원의 발언은) 아버지를 잃은 자식에게 하기에는 너무나도 부적절했다”고 했다. 이어 “원내대표가 그렇게 말조심을 해달라고 당부를 했는데도…”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9일 박 시장 실종신고 접수 소식이 전해진 뒤 소속 의원들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여러모로 엄중한 시국이다. 언행에 유념해주시길 각별히 부탁드린다”며 ‘말조심’을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기찬 통합당 홍보위원회 부위원장도 12일 YTN과의 인터뷰에서 배 의원의 의혹 제기에 대해 “적절치 않다고 본다”며 “배현진 대변인 자격에서 한 건 아니라고 본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2012년에 일단락된 문제를 가지고 지금까지도 문제제기를 하고 있는 것 자체가 이성적이지 않다”며 “더군다나 상중에 상주의 입장으로 충격을 안고 귀국한 박주신 씨 앞에서 이 문제를 제기한다는 것 자체가 너무 가혹하고 있어서는 안 될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상일 전 의원 역시 13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2013년에 무혐의 처분을 받았기 때문에 일단 종결된 사안”이라면서 “배 의원이 거기에 생각이 좀 못 미쳤던 거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민주당의 역공도 이어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양향자 의원은 13일 YTN <노영희의 출발 새아침>에서 “배 의원이 그런 말씀을 하시는 타이밍이 상대로 하여금 가슴 아프게 하는 일인 것 같다”며 “조금 지나서 해도 되지 않을까, 이런 생각이 들고 외국에 있다가 아버지도 아직 보지도 못한 상황인데 그런 말씀을 하시는 게 적절한가”라고 비판했다.

민주당 김남국 의원 역시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배 의원이) 양심과 예의가 있는 분이라면 사과할 것”이라면서 “정치인의 말 한마디가 시장에게 큰 영향을, 당의 지지율을 크게 떨어뜨릴 수도, 국민들에게 큰 실망감을 줄 수도 있다. 아무것도 모르고 생각 없이 뱉은 국회의원의 말만큼 위험한 것은 없다고 생각된다”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앞선 통합당 관계자는 “대체 배 의원이 왜 그런 발언을 했는지 이해가 안 된다. 도덕적으로 보나 정치적으로 보나 득이 될 게 하나도 없는 이야기였다”며 “벌써 민주당에서 배 의원 발언을 갖고 물타기를 하려 하지 않나. 이건 성추행 피해자에게나 당에게나 모두 피해를 주는 발언”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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