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기업 분석 리포트, 여전히 매수 의견만 ‘수두룩’…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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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기업 분석 리포트, 여전히 매수 의견만 ‘수두룩’…이유는?
  • 정우교 기자
  • 승인 2020.07.16 16: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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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분기 매수 리포트 평균 비율 79.1% 집계… 1분기보다 0.1%p↑
카카오페이증권, 증가폭 가장 커…중립·매도 의견없는 곳도 있어
애널리스트, 매도 의견 내기엔 부담 구조…기업과의 관계에 ‘머뭇’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정우교 기자]

2분기 증권사 기업 리포트 매수의견 비율 ©자료=금융투자협회 / 표=정우교 기자
2분기 증권사 기업 리포트 매수 의견 비율(가나다 순, 단위 : %·%p) ©자료=금융투자협회 / 표=정우교 기자

증권사가 발간한 기업 분석 리포트의 '매수' 쏠림 현상이 2분기에도 계속됐다.   

16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국내에서 영업을 하고 있는 증권사 47곳 중 매도 의견을 내지 않은 증권사는 절반이 넘는 28개사로 나타났다. 또한 '중립' 의견없이 매수 의견만 냈던 증권사도 지난 1분기보다 더 늘어났으며, 이외 증권사들은 '중립' 비율을 높이면서 매도 리포트를 기피하는 모습이었다.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증권사 47곳의 평균 매수 의견 비율은 79.1%로, 지난 1분기 79%에서 0.1%p가량 늘어났다. 대부분 외국계 증권사보다 국내 증권사들의 매수 의견 비율이 높았고, 카카오페이증권사가 가장 큰 증가폭을 보였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올해 2월 영업을 시작한 카카오페이증권은 1분기 75%에서 2분기 90%으로 15%p 증가했다. 이어 △BNK투자증권(+11.1%) △한양증권(+8.7%) △부국증권(+4.7%) △유안타증권(+4.4%) 순으로 조사됐다. 반면, △한국투자증권(-2.0%) △미래에셋대우(-6.8%) △삼성증권(-1.6%) △메리츠증권(-0.1%) △키움증권(-0.2%) 등 주요 증권사들의 매수 의견 비율은 소폭 하락했다. 

이와 함께 △교보증권 △리딩투자증권 △유화증권 △초상증권 한국주식회사 △한양증권 등 5개사는 올해 2분기 '중립' 의견 없이 '매수' 의견만 냈다. 이는 지난 1분기(3개사)보다 2곳 늘어난 수치로, '매수' 쏠림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는 것을 엿볼 수 있었다. 이외에도 지난달 소속 애널리스트가 선행매매를 했다는 혐의로 금융감독원 자본시장특별사법경찰의 수사망에 올랐던 DS투자증권의 2분기 '매수' 비율은 97.6%로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이처럼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이 매수 의견을 선호하는 이유에 대해, 업계 내부에서는 '어쩔 수 없다'는 반응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 통화에서 "매도 리포트를 볼 수 없는 이유는 기업과의 관계 때문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이 커버하고 있는 기업들의 데이터는 대부분 기업에 직접 요청해야 하는데, 좋은 내용이 아니라면 기업에서도 IR부서 미팅이나 자료를 공유하는 것이 부담스러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따라서)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매도' 용어를 쓰는 것보다 다른 투자의견 용어(Outperform 등)를 사용하던가 목표주가를 하향하는 등 다른 방식으로 리포트를 발간하고 있다"면서 "투자자들은 상황에 맞게 리포트를 이해하면 좋을 것 같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해외는 이같은 관계에서 자유로운 편"이라면서 "국내 증권사보다 해외 증권사들의 매도 리포트가 많은 것도 이같은 맥락"이라고 설명했다. 

2분기 증권사 기업 리포트 매수의견 비율 ©자료=금융투자협회 / 표=정우교 기자
2분기 증권사 기업 리포트 매수의견 비율(가나다 순, 단위 : %·%p) ©자료=금융투자협회 / 표=정우교 기자

이같은 의견에 다른 증권사의 관계자도 공감했다. 그는 16일 통화에서 "업계의 관행이 매도 리포트를 쉽게 낼 수 없는 구조"라면서 "'매도'라는 것은 갖고 있는 주식을 팔라는 의미인데, 기업의 입장에서 이는 부정적인 의미로 받아 들일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매도 리포트임을 짐작할 수 있는 몇가지 포인트는 있다"면서 "출간되는 리포트의 횟수가 줄어들거나 커버리지에서 빠지게 되면 해당 기업은 부정적인 이슈에 영향을 받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고 했다. 

또한 "시장 내 국내 증권사와 외국계 증권사의 인식에도 차이가 있다"면서 "우선 외국계 자본은 규모가 크고 투자자들의 반응도 좋지만, 국내 자본은 기관자본이 크다고 하나 규모에 비해서는 작은 편이다 보니 상대적으로 힘이 약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관계자에 따르면, 그만큼 외국계 증권사들은 상대적으로 매도 리포트를 내는데 자유로울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어 "(또한) 업계 전체적으로 보면, 현재 애널리스트의 숫자는 줄고 신규 상장은 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그만큼 1인당 커버해야하는 기업의 숫자는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업무량이 점차 많아지면서 애널리스트들도 굳이 부정적인 이슈가 대두되고 있는 기업들을 분석하기보다, 좋아지는 기업에 대한 리포트를 발간하는 경향이 계속되고 있다"고 전했다. 

담당업무 : 증권·보험 등 제2금융권을 담당합니다.
좌우명 : 우공이산(愚公移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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