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LCC …회사생존이냐, 고용유지냐 ‘갈림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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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LCC …회사생존이냐, 고용유지냐 ‘갈림길’
  • 장대한 기자
  • 승인 2020.07.22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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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고용유지지원금 기한 종료 앞두고 LCC 사장단 한자리에 모여
“지원 연장 없으면 구조조정 불가피”…9월 실업 대란 앞두고 ‘시름’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장대한 기자]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인해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 입국장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 뉴시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인해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 입국장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 뉴시스

LCC업계가 코로나19 장기화로 경영난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회사 생존을 위한 불가피한 인력 구조조정과 고통 분담을 통한 고용 유지라는 두 개의 선택지를 두고 큰 고민에 빠졌다. 지금까지는 정부의 고용유지지원금 제도를 통해 인위적 구조조정 없이 위기를 버텨냈지만, 오는 8~9월까지가 기한인 해당 지원마저 끊기면 더 이상의 고용 유지를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에 LCC 업계는 정부와 국회에 고용유지지원금 지원기한 연장 및 특별고용업종 지정 등을 건의하는 등 해법 모색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수익은 커녕 빚만 늘어 급여 등의 고정비 지출을 감당할 수 없는 상황 속, 정부 지원을 통해 고용 불안 해소라는 급한 불부터 끄겠다는 심산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LCC 사장단은 이날 국회에서 송옥주 환경노동위원장과 간담회를 갖고, 오는 9월 실업대란을 막기 위한 유급휴직 고용유지지원금 지원기한 연장을 골자로 한 건의서를 전달했다. 대부분 업체들이 지난 3월부터 고용유지지원금을 받아 온 만큼, 그 기한인 180일이 되는 오는 8월 말 이후로는 유급휴직 인력에 대한 인건비를 자체 마련해야 한다.

앞서 업계는 코로나19 사태 발발 후 고통분담을 통한 급여 삭감은 물론 정부 지원을 통한 유·무급휴직을 시행해 비용절감에 매진해왔다. 특히 유급휴직은 휴직급여(기본급의 70%)의 최대 90%를 고용유지지원금으로 충당할 수 있어 회사와 근로자 모두에게 실리를 제공했다는 평가다. 이렇다보니 업체들도 전체 인원의 50% 가량을 유급휴직으로 돌리며 고용 안정과 비용절감을 꾀할 수 있었던 게 사실이다. 이스타항공을 제외한 8개 국적항공사의 유·무급휴직자가 2만4620명에 달했다는 점은 이를 방증한다. 전체 3만7796명의 65%에 달하는 수치다.

다만 관건은 고용유지지원금 6개월 연장이 실제로 이뤄질 수 있을지 여부다. 이날 LCC 사장단을 만난 송옥주 환노위원장은 항공산업이 당면한 어려움과 애로사항에 대해 정부나 국회 차원에서도 적극 돕겠다는 의지를 피력했지만, 어디까지나 건의문을 전달받은 형식적 자리였다. 또한 지원기간 연장을 위해서는 특별고용지원업종 지정 관련 고시 개정과 고용보험법 시행령 개정이 수반돼야 하는 등 어려움이 산적해 있다.

더불어 고용유지지원금 연장을 두고 날선 목소리 역시 나오고 있다는 점은 부담을 안긴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해 항공 업황 부진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대량 실업을 막기 위한 정부의 지원은 필요하지만, 특정 업종에만 지나치게 편중될 경우 형평성 논란이 불거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코로나19 이전부터 LCC의 과당경쟁이 지적을 받아왔다는 점 역시 적자생존을 통한 부실기업 정리 주장에 무게를 더한다.

그럼에도 직·간접 고용인원이 25만 명에 이르는 항공산업을 방치할 경우 그 후폭풍을 무시할 수 없음은 딜레마로 작용한다. 당장 고용유지지원금 연장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각 업체별로도 유휴인력에 대한 인건비를 최우선으로 줄이기 위한 구조조정이 불가피해질 수밖에 없다. 최근 코로나19 영향이 덜한 국내선 운항을 통해 유류비를 간신히 충당하는 수익을 내고 있지만, 본격적인 국제선 운항 재개 없이 인력 감축을 피할 방도가 전무하다는 지적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가 언제 진정될지 예측할 수 없는 상황에서 정부 지원 없이는 실업 대란을 피할 수 없는 게 현실"이라며 "사장단이 지난 2월 말 긴급 금융지원 요청 이후 다시 뜻을 모았다는 점만 보더라도 상황이 심각하게 돌아가고 있는게 아니겠냐"고 전했다. 그러면서 "실업 대란이 현실화되면 전문직인 조종사, 정비사들보다도 상대적으로 열악한 사정에 내몰려있는 객실승무원들이 당장 생계를 위협받을 수 있다"며 "사실상 재취업이 불가능한 업황 속 경력 단절은 물론, 향후 회복이 이뤄지더라도 신입 채용에 가려질 수 있어 큰 피해를 볼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담당업무 : 자동차, 항공, 철강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좌우명 :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대로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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