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사업 없는 LCC, 코로나19 파고에 속수무책…유동성 위기 어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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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물사업 없는 LCC, 코로나19 파고에 속수무책…유동성 위기 어쩌나
  • 장대한 기자
  • 승인 2020.08.07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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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장대한 기자]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인해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 입국장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 뉴시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인해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 입국장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진은 본문과 무관. ⓒ 뉴시스

항공업계의 2분기 실적 성패가 화물 사업에 의해 크게 엇갈렸다. 대형항공사(FSC)들은 코로나19 여파 속 선제적인 화물사업 강화를 통해 2분기 흑자 전환에 성공했지만, 여객 수익에만 의존해 뾰족한 대책이 없는 LCC 업체들은 적자 폭이 지속 심화되고 있어서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해 성수기 효과도 사라진 만큼 FSC와 LCC간의 실적 대비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7일 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2분기 별도 기준으로 각각 1485억 원, 1151억 원의 영업이익을 거두며 전년 동기 대비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이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여객 감소 여파가 본격화된 상황에서도 수익성 제고에 성공했다는 점에서 그 의미를 더한다. 이들 대형항공사들은 여객기 운항 감소로 인해 매출이 반토막났음에도, 전사적 비용절감 노력과 더불어 화물 사업에서의 수익 강화를 통해 이같은 결과를 낼 수 있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대한항공은 여객 부문 수익이 89.5% 감소한 2039억 원에 그쳤지만, 화물사업 수익만큼은 94.6% 증가한 1조2259억 원을 기록했다. 화물기 가동률 확대 및 여객기를 통한 화물 수송 등 화물기 공급 극대화 노력이 빛을 발한 것이다. 여기에 연료비와 인건비 등의 영업비용을 절반 수준인 1조6000억 원 가까이 줄여낸 점도 흑자전환 성공의 결정적 요인으로 꼽힌다.

아시아나 역시 전년 동기 대비 화물부문 매출이은 95% 증가하고, 영업비용은 56% 줄어들며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 모두 흑자 전환할 수 있었다는 입장이다. 이중 2분기 당기순이익은 1162억 원으로 집계된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2분기 실적은 코로나19 위기 속에서도 화물부문이 앞에서 끌고 전 임직원들의 자구노력이 뒷받침된 값진 결과"라며 "여객기 운항 감소로 늘어난 화물 수요에 적극 대응하고자 화물기 전세편 편성과 벨리 카고 영업 등을 확대해 화물부문의 매출 증가를 이룰 수 있었다"고 전했다.

반면 LCC 업계는 침통한 분위기에 놓였다. LCC 1위인 제주항공만 보더라도 2분기 영업손실이 847억 원으로 집계, 전년 동기 대비 208.8% 감소한 것. 직전 분기와 비교해서도 적자폭이 28.9% 늘어났으며, 이로 인한 상반기 영업손실은 1505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된다. 여타 LCC들은 아직 실적 발표가 이뤄지지 않았지만, 일제히 적자 폭이 확대됐을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린다.

이러한 배경에는 LCC들의 매출 의존도가 항공여객에 쏠려있는 탓이 크다. 사실상 중단거리 국제선 중심의 여객 수익에 의존해 온 데다, 화물사업을 영위하지 않고 있어서다. 화물기 미보유 및 기존 중소형 기재들로는 화물 수익을 기대할 수 없다는 점도 한계로 작용한다. 그나마 진에어의 경우에는 국내 LCC 중 유일하게 보유 중인 중대형 B777-200ER 여객기를 화물기로 활용, 수익 창출에 나선 바 있다. 다만 해당 특별기 투입만으로는 그 효과가 제한적이어서 적자폭 축소에 기여할지는 미지수다.

업계는 코로나19 확산 지속으로 인해 대부분의 하늘길이 여전히 막혀있는 만큼, 여객 수요 회복이 어려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에 LCC들의 실적 반등 역시 더욱 요원해질 전망이다. 다만 여객기 운항 감소로 화물 수요는 꾸준히 늘고 있다는 점을 미뤄 볼 때, 대형항공사들의 화물사업 수익성은 더욱 견고해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으로 하반기에도 경영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등 회복 시기를 가늠하기 어려워졌다"며 "고정비용 절감 노력을 이어가더라도 상대적으로 LCC들은 유동성 위기에 더욱 내몰릴 수 밖에 없게 됐다"고 전했다.

담당업무 : 자동차, 항공, 철강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좌우명 :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대로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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