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 집값, 폭등 뒤 숨 고르기…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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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 집값, 폭등 뒤 숨 고르기…왜?
  • 박근홍 기자
  • 승인 2020.08.21 16:29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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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민간통계 모두 상승세 둔화…"급등 피로감이 주된 원인"
희미해진 행정수도 이전론에 실망감…"차기 대선정국서 재폭등"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박근홍 기자]

‘노무현의 도시’인 세종시는 더불어민주당의 절대 강세 지역으로 분류된다. ⓒ시사오늘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던 세종 집값이 숨을 고르고 있다 ⓒ시사오늘

문재인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이 주도한 행정수도 이전론으로 고공행진을 이어갔던 세종 지역 집값이 주춤하고 있다. 다만, 행정수도 이전론은 선거공학적으로 이용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차기 대선정국에 가까워질수록 상승폭이 다시 커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21일 한국감정원이 발표한 8월 3주차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 자료에 따르면 지난 17일 기준 세종 지역 아파트 매매가 상승률은 1.59%로 집계됐다. 이는 전주 대비 0.89%p 감소한 수치로, 전국에서 상승폭이 가장 많이 축소됐다. 이 같은 흐름은 3주 연속 이어지고 있다. 세종 지역 아파트 매매가 상승률은 지난달 20일 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가 행정수도 이전론을 언급한 직후 7월 3주차 2.95%라는 기록적인 상승세를 보인 뒤 8월 1주차 2.77%, 2주차 2.48%를 기록했으며, 이번에 큰폭으로 둔화된 것이다.

둔화 양상은 민간이 작성한 동계에서도 감지된다. KB부동산 리브온 자료를 살펴보면 8월 3주차(지난 17일 기준) 세종 지역 아파트 매매가격 증가율은 1.64%로, 전주보다 무려 1.42%p 꺾였다.

정부의 연이은 부동산대책 발표로 전국적으로 집값 상승세가 주춤하는 가운데, 특히 세종 지역이 급격하게 위축된 이유는 단기간 폭등에 따른 피로감이 표출됐기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배적인 견해다. 한국감정원은 "행정수도 이전 기대감으로 세종 전(全)지역에서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으나 급등 피로감으로 상승폭이 축소됐다"고 설명했다. 올해 들어 세종 지역 아파트 매매가 누적 상승률은 33.68%로 전국에서 가장 가파르다. 2위인 대전(10.86%)보다 3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아울러 장마철 수해 피해, 코로나19 재확산 등 영향으로 정치권에서 행정수도 이전론이 거의 다뤄지지 않고 있다는 점에 대한 실망감이 반영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로 민주당 국가균형발전·행정수도 완성 추진단은 지난 19일 국회에서 개최된 토론회를 시작으로 행정수도 이전론을 띄우기 위해 전국을 돌며 토론회를 열 예정이었으나, 전염병 문제로 전당대회 일정조차 불투명해진 상황인 만큼, 토론회가 계획대로 진행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또한 최근 한 언론에서 민주당이 청와대, 사법부 등은 서울에 그대로 두고, 입법부인 국회만 세종으로 옮기는 내용을 담은 특별법 추진을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온 점도 이 같은 둔화 흐름에 탄력을 더할 전망이다. 민주당 우원식 국가균형발전·행정수도 완성 추진단장이 "명백한 오보"라며 즉각 수습에 나섰지만 지역민들의 실망감이 더욱 커진 상황으로 전해진다.

세종 지역에 거주하는 한 주민은 "행정수도를 이전한다면서 행정부는 빼고, 입법부만 이전하는 게 말이 되느냐. 국회은 이미 예전부터 옮기기로 다 약속이 된 것인데, 이걸 행정수도 완성이라고 하면 어느 누가 납득을 하겠느냐. 이게 천도냐"고 비판했다.

지역 내 한 부동산중개업자도 "야당이랑 논의하겠다고 하는데 어차피 민주당이 절대권력을 갖고 있는 상황이지 않느냐. 지역사회와 부동산시장의 혼란이 가중되지 않도록 빨리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일각에서는 세종 지역 집값이 잠시 숨을 고르고 있는 것이라는 견해가 제기된다. 역대 대선·총선에서 행정수도 이전론은 충청권 표심을 잡기 위한 용도로 사용됐기 때문에, 차기 대선정국에 본격 돌입하면 행정수도 이전론이 재언급돼 폭등할 수밖에 없다는 이유에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세종 지역 집값 상승세가 꺾인 게 아니라 더 큰폭의 상승을 위해 숨을 고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애초에 정치권에서 나온 말로 인해 집값이 단기간에 급등했는데, 선거가 다가올수록 여야를 막론하고 행정수도 이전을 강조할 것"이라며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가 끝난 뒤인 내년(오는 2021년) 중순부터 아마 각 당에서 행정수도 이전론을 본격적으로 다룰 것이고, 결국 세종 지역 집값이 다시 폭등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담당업무 : 건설·부동산을 중심으로 산업계 전반을 담당합니다
좌우명 : 隨緣無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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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인 2020-08-24 12:49:04
주택 본래의 기능을 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투기나 투자 목적 보다는 따뜻하고 행복한 곳~~~
오늘도 좋은 기사 잘 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