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텔링] 김종인 서진(西進)정책의 화룡점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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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텔링] 김종인 서진(西進)정책의 화룡점정은?
  • 윤진석 기자
  • 승인 2020.08.24 08: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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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 껴안기 나선 달라진 통합당, 왜?
“탈영남 이미지 변신 일환으로 봐야”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윤진석 기자]

정치에 대한 이 썰 저 썰에 대한 이야기
이번 편은 통합당 김종인 비대위원장의
호남 껴안기 향한 서진정책일까에 관심

정보와 평론의 믹스매치, 색다른 어젠다 제시 지향의 주말판 온라인 저널, ‘정치텔링’이 꼽은 요즘 여론의 관심사 중 이것.

- 통합당 김종인, 호남 껴안기 행보 ‘무엇’
- 서진(西進)정책 메시지 이유와 ‘화룡점정’
- 탈영남 이미지 변신의 일환으로 주목해야

 

1. 통합당의 호남화


호남에 처음 공을 들였던 정부는 역대 어디일까요. 김영삼(YS) 문민정부입니다. 전두환 신군부의 광주 5‧18 학살의 참상을 알리기 위해 23일 간 단식투쟁을 벌였던 YS는 삼당합당 끝에 민주 정부를 열고 5‧18 특별법 제정 및 가해자 처벌, 피해자 보상 마련을 처음으로 도입한 장본인입니다. 하지만 YS 이후 보수당은 호남에 소홀하다는 비판을 받아왔습니다. 때로는 5‧18 망언 등을 거치며 간극은 더욱 벌어지는 모습이었습니다.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호남 껴안기 행보가 두드러지면서 관련 배경이 주목되고 있다.ⓒ뉴시스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호남 껴안기 행보가 두드러지면서 관련 배경이 주목되고 있다.ⓒ뉴시스

 

최근 미래통합당이 달라졌습니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의 행보를 보겠습니다. 9년 만에 터진 최악의 홍수‧산사태가 전국을 강타할 무렵인 지난 11일 김종인 위원장이 만사 제치고 찾아간 곳은 집중호우로 피해를 입은 섬진강 유역의 전남 구례군 문척면이었습니다. 더불어민주당보다 하루 빠른 호남 행이었습니다. 내친김에 김 위원장은 다음날(12일) 호남에 소홀했던 점을 적극 반성한다며 호남 민심을 아우를 국민통합특위를 발족한다고 알렸습니다. 그뿐 아닙니다. 지난 13일 통합당 새정강정책 초안에는 5‧18 민주화운동 정신을 담고 비례대표 당선권 내 25%를 호남 인사로 채우겠다는 방침도 밝혔습니다.

또 어떨까요. 전두환 국보위 출신의 자신의 전적을 사죄하며 이번엔 광주로 내려갔습니다. 지난 19일 김 위원장은 당 지도부와 함께 광주 망월동의 5‧18 국립민주묘지를 참배하면서 무릎을 꿇었습니다. “(전두환) 권력자의 진심 어린 성찰을 마냥 기대할 수 없는 형편에서 그 시대를 대표해 광주시민 앞에 용서를 구한다. 부끄럽고 또 부끄럽고, 죄송하고 또 죄송하다. 너무 늦게 찾아왔다. 일백 번 사과하고 반성해야 마땅한데 이제 그 첫걸음을 뗀다. 제 미약한 발걸음이 역사의 매듭을 풀고 과거 아닌 미래를 향해 나가는 작은 계기가 됐으면 한다”며 용서를 구했습니다. 당이 앞장서 5‧18 유공자 예우를 강화하는 법안도 만들겠다고 전했습니다.

 

2. 이유 있는 호남 구애


김 위원장이 호남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박근혜 탄핵’ 후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며 네 번 연속 주요 선거에 참패하면서 호남이 선거 전역에 미치는 영향력이 전과 달리 상당함을 깨달은 것도 변화의 주요 요인이 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관련해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지난 6월 19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달라진 선거 지형 관련 “기존의 오랜 정치 지형이 호남 대 비호남 구도였다면, 지금은 영남 대 비영남 구도로 변해가고 있다”며 “보수와 통합당이 이 점을 알아야 차후 선거에서도 승산이 있을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정부의 부동산 정책 관련 여론 악화 등에 따른 반사이익도 있겠지만 호남 구애와 맞물리면서 통합당의 미래가 한층 더 밝아 보인다는 시각도 전해집니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YTN 의뢰로 지난 3~7일 전국 성인 2520명을 대상으로 정당 지지도를 조사한 결과 통합당이 전주보다 2.9%포인트 오른 34.6%로 민주당(35.1%)을 바짝 뒤쫓은 가운데 당의 열세로 지목되던 광주‧전라에서 전주 대비 6%포인트 오른 것으로 집계된 것입니다. 총선 후 김종인 비대위가 출범한 이래 줄곧 호남에 공을 들인 것이 지지율 상승에 일정 정도는 고무적 역할을 해주고 있다는 견해입니다.

주요 선거를 앞두고 호남 인재 기용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조언도 들려옵니다. DJ(김대중) 최측근이자 보수와 진보 모두를 아우르는데 힘쓴 한화갑 전 새천년민주당 대표는 지난 14일 <시사오늘>과의 만남에서 김종인 위원장의 서진 정책의 당위론을 전제하며  “호남이 영남 출신의 민주당 대권주자를 만들었듯 영남도 호남 출신의 보수 대권주자를 만들 때가 왔다. 통합당에서도 호남 대권주자가 나와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습니다. 이어 "호남민이 선거의 주도권을 쥐어가고 있다. 통합당이 호남 출신의 인재를 적극 발굴하고 요직에 기용할 때 진정성이 확보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즉 서진 정책의 화룡점정을 찍을 수 있다는 강조점인 것으로 보입니다.

 

3. 이미지 변신의 일환


김종인 위원장의 행보를 탁 꼬집어 ‘서진 정책’으로만 주목할 필요는 없다는 전문가의 지적도 더해지고 있습니다. 정세운 정치평론가는 지난 20일 통화에서 “서진 정책으로 확대 해석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며 다음과 같이 말을 이었습니다.

정세운 정치평론가ⓒ시사오늘
정세운 정치평론가ⓒ시사오늘

 

“중도 타깃이 목표”

“통합당은 중도층을 겨냥해 이미지 변신을 꾀하고 있다. 호남 껴안기 행보도 마찬가지다. 영남, 꼰대, 웰빙 정당, 기득권만을 위하는 정당의 이미지를 탈피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광주 5‧18 희생자들에 대한 사죄나 기본소득을 정강정책에 넣은 것도 모두 사회적 약자를 대변하는 정당이 돼 중도 스펙트럼을 넓히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재미난 건 민주당의 행보다. 통합당을 전광훈 목사와 한 프레임으로 묶고, 김종인 위원장의 5‧18 사과에 대해 진정성 없다며 계속적으로 영남 꼰대당으로 가두려는 전략을 보이기 때문이다.”

보수당의 좌클릭에 위기의식을 느끼고 경계하고 있다는 방증으로도 해석되는 가운데 실제 민주당은 연일 ‘김종인 때리기’에 나서는 모습입니다. 우원식 의원은 지난 2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광주에서 무릎 꿇은 김 위원장에 대해 “이런 쇼는 보고 싶지 않다”했고, 정청래 의원은 김 위원장이 지난 21일 코로나19 재 확산 이후 질병관리본부를 찾자 “무식하고 무례한 훈장질”이라 질타했습니다. 이원욱 최고위원 후보는 지난 20일 8‧29 전당대회 수도권 합동연설회에서 광화문 집회와 통합당의 연계성을 겨냥하며 “바이러스 테러범을 방조한 김 위원장을 끌어내려야 한다”고 소리 높였습니다.

일련의 공세에 대해 통합당 김은혜 대변인은 23일 논평에서 “민주당의 코로나 방역 1순위는 야당 대표 끌어내리기인 듯하다”며 “2000명 이상 광화문 집회에 모였다는 민노총은 조사 안 하는 당국을 끌어내자고 말할 용기는 못내는 모양새”라고 맞받아쳤습니다.

담당업무 : 정치부 기자입니다.
좌우명 : 꿈은 자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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