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샤인CEO] 신학철 부회장, 非LG맨의 新DNA LG화학이 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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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샤인CEO] 신학철 부회장, 非LG맨의 新DNA LG화학이 변했다
  • 방글 기자
  • 승인 2020.09.20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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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기업 성공신화 주인공, LG화학에 新DNA 심었다
첨단소재부문 신설‧배터리 독립‧LCD 철수 등 BIG체인지
연이어 터진 안전사고…‘기본’ 외치다 ‘화들짝’
리더십 철학 상처…“NO안전, 사업철수” 초강수
기본‧원칙 리더십, 지구 반 바퀴 현장 경영 ‘눈길’
주주 가치 제고‧SK이노 소송 해결 등 과제 남아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방글 기자]

신학철 부회장 캐리커쳐.ⓒ시사오늘 이근
신학철 부회장 캐리커쳐.ⓒ시사오늘 이근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이 이끄는 LG화학호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非LG맨 신 부회장이 제시하는 새로운 솔루션으로 LG화학은 변화의 중심에 섰다.

신 부회장은 지난 1947년 LG그룹이 설립된 이례 최초로 외부에서 영입된 최고경영자(CEO)다. 특히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직접 영입에 나선 것으로 알려지면서 파격적인 인사라는 평가가 이어졌다. 구 회장의 ‘뉴LG’에 새로운 DNA가 심어졌다는 기대도 뒤따랐다.

신 부회장은 3M에서만 35년을 근무했다. 27살에 3M 사원으로 입사해 미국 본사 수석 부회장에 오른 성공 스토리의 주인공이다.

그는 입사 당시 “글로벌 기업의 노하우를 한국 기업에 전수하고 싶다”는 포부를 내비쳤다.

글로벌 기업 성공신화 주인공, LG화학에 新DNA 심었다
첨단소재부문 신설‧배터리 독립‧LCD 철수 등 BIG체인지

글로벌 기업 성공신화의 주인공이 LG화학에 입사했다. 조용하던 ‘양반LG’ 분위기가 확 바뀌었다.

구 회장이 메스(수술용 칼)를 외쳤고, 신 부회장이 집도를 시작했다.

그렇게 한 배를 탄지 1년 반이 지났다. 첨단소재 사업본부가 신설됐고, 배터리 부문은 독립했다.

LCD 편광판 사업은 버려졌다. 중국 화학소재 업체 샨샨에 1조3000억 원을 받고 팔기로 했다.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들의 저가 공세로 사업성 떨어지자, 냉큼 손을 떼고 배터리 등 신사업에 집중하기로 결정했다.

요즘은 글로벌 기업 냄새를 풀풀 풍기기 시작했다. 지난 2018년 세계 3위에 머무르던 LG화학 전기차 배터리 사업은 명실상부 글로벌 넘버원 업체로 성장했다. 지난 2분기에는 자동차 배터리 부문이 흑자로 전환하기도 했다.

2024년까지 ‘글로벌 탑5 화학기업’으로 거듭난다는 목표도 세웠다. 현재 34%에 달하는 한국 매출은 17%로 줄이고, 12%, 10% 수준인 유럽과 미주 매출을 각각 29%, 15%로 늘리기로 했다.

연이어 터진 안전사고…‘기본’ 외치다 ‘화들짝’
리더십 철학 상처…“NO안전, 사업철수” 초강수

물론 신학철호가 승승장구만 한 것은 아니다.

지난 5월에만 두 번의 안전사고가 터졌다. 시작은 인도 LG화학 계열 LG폴리머스인디아 공장이었다. 스티렌 가스가 유출되는 사고가 발생했고, 인근 주민이 12명 사망했다. 당시 인도 정부는 “이번 가스 사고는 LG화학의 관리 태만으로 일어났다”, “예방 체계가 없었고, 경보 시설은 작동하지 않았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하필 이 날은 신 부회장이 ‘화학을 넘어 과학을 기반으로’라는 ‘뉴 비전’을 선포한 날이기도 했다.

같은 달 19일에는 충남 서산 공장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1명이 사망하고 2명이 다쳤다. 안전불감증이라는 비난을 피할 길이 없었다.

지난 8월에는 울산 온산공장 화재로 유독성 가스가 유출됐다. 이번에는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다. 하지만 이 사고로 6억 원 가량의 재산 피해를 입었다.

연속해서 안전사고가 터지면서 위기관리에 실패했다는 악평도 들었다. 서산 공장 사고 때는 구 회장이 직접 현장을 방문했다. 당시 구 회장은 “기업이 한 순간에 무너지는 것은 경영실적 때문이 아니라 위기관리에 실패했을 때”라고 질책했다. 또, “안전환경은 사업을 잘하고 못하고를 떠나 당연히 지켜야 할 기본 중의 기본”이라고 아픈 소리를 했다.

신 부회장은 안전사고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환경안전 강화대책’, ‘글로벌 환경안전 스탠다드 구축’ 등의 계획을 내놨다. 환경안전 분야에만 2350억 원을 투자할 거라고 했다.

신 부회장은 “최근 벌어진 사고에 대해 무거운 책임을 통감한다”며 “안전하지 않으면 가동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안전이 확보되지 않으면 사업 철수까지도 고려하겠다는 초강수를 띄웠다.

기본과 원칙에 충실한다는 신 부회장의 경영 철학에 금이 간만큼, 제대로 바꾸겠다고 나섰다.

신 부회장 직속으로 M-프로젝트가 가동됐다. M-프로젝트는 목련을 의미하는 Magnolia(매그놀리아)의 약자로, ‘목련이 피는 봄에 일어난 사고를 잊지 말자’는 의미를 담았다.

신 부회장은 오는 2021년까지 중대 환경안전사고 제로화를 목표로 해당 프로젝트를 가동 중이다.

기본‧원칙 리더십, 지구 반 바퀴 현장 경영 ‘눈길’
주주 가치 제고‧SK이노 소송 해결 등 과제 남아

신 부회장 취임 1년, 그에게는 ‘지구 반 바퀴 현장 경영’, ‘기본과 원칙에 입각한 리더십’ 등의 수식어가 붙었다.

코로나가 시작되기 전인 지난해에는, 1월 대전 기술연구원을 시작으로 오창, 파주, 대산 등 국내 사업장을 비롯해 독일, 폴란드, 중국, 미국 등 해외 사업장을 방문했다. 취임 후 반년 동안 약 2만5000km, 지구 반 바퀴를 돌았다.

신 부회장은 또, 기업이 진정한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기업윤리, 준법정신, 환경안전, 품질을 포함한 기본 원칙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고 강조하는 인물이다.

실제로 그는 임원 워크숍에서 “기업은 고객과 주주, 임직원과 사회에 대한 책임이 막중하다”며 “타협할 수 없는 가치관을 조직에 뿌리내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아직 그의 경영 능력을 평가하기는 이르다.

△배터리 사업 물적분할에 따른 소액주주 반발과 △SK이노베이션과의 소송전 마무리 등 해결해야 할 문제가 남아있다.

글로벌 기업으로 거듭나고, 기업의 지적재산권 보호에 힘 쏟는 것도 좋지만, 실리 속 기본과 원칙이 지켜지는 솔루션이 나오길 기대해본다.

담당업무 : 재계 및 정유화학·에너지·해운을 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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