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N.A] 코로나 정국 속 원화 강세…환율, 감염병 확산 시 어땠나
스크롤 이동 상태바
[D.N.A] 코로나 정국 속 원화 강세…환율, 감염병 확산 시 어땠나
  • 정우교 기자
  • 승인 2020.09.23 16:4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정우교·박진영의 D.N.A①-Data News Analysis]
원·달러 환율 하락세…위안화 동조화+재무건전성 양호 평가 요인
코로나 확산 최고조 3월, 달러인덱스 급등세… 신흥국 절하세 기록
2015년 메르스, 환율 상승 완만…중국성장 둔화·그리스 사태 영향
2003년 사스, 주변국 피해로 수출 타격…2020년 환율 흐름과 유사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정우교 기자]

2003년(사스), 2015년(메르스), 2020년(코로나19) 환율 변동 추이 ©자료=한국은행 / 그래픽=정우교 기자
2003년(사스), 2015년(메르스), 2020년(코로나19) 환율 변동 추이 ©자료=한국은행 / 그래픽=정우교 기자

코로나 정국 속 환율의 흐름에 관심이 쏟아지고 있다. 최근에는 원·달러 환율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데, △달러 가치 하락 △위안화 동조화 현상 △한국 재무건전성에 대한 양호한 평가 등이 요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여기서 비롯된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원화 강세로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코로나19의 불확실성이 잔존하고 있는 상황에서 환율의 하락은 결국 수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밖에 없다. 이에 과거의 사례를 참고해 감염병 확산과 환율의 관계를 짚어보고, 향후 흐름을 가늠해 본다. 

23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환율은 국내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발표된 1월 20일(1158.1원)부터 상승세를 타다가 2월 21일 1200원대를 돌파했으며, 코스피와 코스닥이 최저치를 보였던 지난 3월 19일 1285.7원으로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후 환율은 1200원대 초반에서 등락을 거듭하다가 지난 6월 9일 1200원대가 무너지면서 본격적인 하락세를 나타냈다. 

이같은 흐름은 코로나19 확산에서 비롯됐다. 상대적으로 안전자산인 미 달러화의 수요가 늘어나면서 환율이 오름세를 겪은 것이다. 김한수 자본시장 연구원은 당시 보고서에서 "주요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3월 11일~3월 19일까지 급등세였으며, 대부분 신흥국(대한민국 포함)의 통화가치는 절하세를 기록했다"면서 "이날(3월 19일) 한국은행의 한·미 통화스왑 체결 발표 후 급등세는 다소 진정되는 모습이었다"고 분석했다. 

환율의 흐름은 이후에도 코로나19의 영향을 받았다. 확산이 진정세를 보였던 4~6월 1200원대에 머물다가, 최근 달러화의 가치가 떨어지고 위안화가 강세를 보이면서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과 함께 하락했다. 

지난 2015년 국내 메르스가 확산됐을 때도 환율은 비슷한 흐름을 나타냈을까. 확인 결과, 메르스 사태와 현재 코로나19의 사태 속에서 환율의 흐름은 유사하지 않았다. 2020년 코로나19 사태에서 급격한 상승이 있었다면, 2015년 메르스 사태에서는 확산이 전개됐던 5월부터 9월까지 완만한 상승세를 탔다.  

이에 업계 전문가들은 현재 코로나 사태와 메르스 사태를 비교하기란 어렵다는 입장이다. 확산속도, 기간 등이 달랐고 당시에는 메르스뿐만 아니라 복합적인 요인들이 환율을 움직였다는 분석이다. 2015년에도 증시에는 불안정성이 존재했지만 환율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는 중국의 성장이 당시에는 다소 둔화됐고 미국의 금리동결, 그리스 사태 등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2003년 사스(SARS) 때는 어땠을까. 사스는 지난 2002년 중국에서 처음 발생된 이래, 홍콩, 싱가포르 등 전세계적으로 확산됐던 질병이다. 국내 확산은 상대적으로 미미했지만 주변국이 피해를 받으면서 국내 수출에도 타격을 입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현대경제연구원이 발간한 자료에 따르면, 사스(SARS)의 영향으로 20~33억 달러의 피해액이 발생했으며, 2002년 명목GDP의 0.4~0.7%p, 2003년 GDP 성장률의 0.4~0.6%p 정도 하락했다. 

23일 한국은행의 자료에 따르면, 실제 정부가 사스(SARS) 경보를 발령한 지난 2003년 3월 16일 전후 환율은 한차례 급등과 급락을 반복했다. 2월 25일 1185.1원에서 3월 19일 1256.8원까지 올랐다가, 이후 4월 18일 1203.9원까지 떨어졌다. 이와 함께 하반기에는 1150원대에서 1200원대에서 등락을 거듭하면서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흐름을 나타냈다.

전문가들은 2003년 환율의 추이는 그래프 모양만 놓고 본다면 코로나19 정국의 환율 추이와 유사하다고 짚고 있다. 이에 하반기 환율의 흐름도 2003년 하반기처럼 안정적인 흐름을 나타낼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추가적인 하락은 있겠지만 그 폭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었다. 

임동민 교보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이후에는 대체로 글로벌 유동성 리스크가 계속되면서 점진적인 달러화 약세가 반영, 원·달러 환율의 급격한 하락이 전개되겠다"면서 "(하지만) 대한민국의 국제수지 내용을 보면, 수출입 등 교역감소로 인한 무역수지, 경상수지 흑자 감소 추세로 원·달러 균형환율은 미·중 무역분쟁 이전 1100원 대 이하에서 1100원 대 이상으로, 팬데믹 이후에는 1200원 대 가량으로 상승했다"고 분석했다. 이와 함께 "현재 원화 강세는 평가절상의 과잉국면으로, 원·달러 환율의 추가적인 하락세는 제한될 것"이라고 봤다. 

안영진 SK증권 연구원도 비슷한 의견을 내놨다. 그는 최근 보고서에서 "주요 선진국 통화 대비한 달러인덱스의 추가 하락은 제한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그동안 미반영된 신흥국 통화 대비한 달러인덱스는 약세를 보일 수 있다"고 봤다. 쉽게 말해 환율의 하락은 어느정도 예상되지만, 각국(특히 신흥국)의 중앙은행·정부의 부양의지가 재확인되면서 위험자산 선호심리가 원·달러환율의 하락폭을 붙들 것이라는 예상이다. 

아울러, 안 연구원은 "현재 달러인덱스와 원·달러 환율을 단순 비교할 때 하단은 산술적으로 1120원대까지도 바라볼 수 있다"면서 "하지만 실제 그 숫자에 도달할 가능성은 매우 낮으며, 달러화의 중기적 추세가 추가 하락이 제한될 것이라고 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담당업무 : 증권·보험 등 제2금융권을 담당합니다.
좌우명 : 우공이산(愚公移山)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