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걸 제명’이 의미하는 것…동교동계, ‘설훈’만 남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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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걸 제명’이 의미하는 것…동교동계, ‘설훈’만 남았네…
  • 한설희 기자
  • 승인 2020.09.25 20: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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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걸 제명’…민주당 내 현직 동교동계 사실상 全無
“親文, 호남 지지 부탁할 땐 언제고…甘呑苦吐”
동교동계 “살 길은 이낙연 뿐”…親盧 움직임 ‘주목’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한설희 기자]

김홍걸 의원이 지난 24일 더불어민주당에서 최종 제명됐다. DJ의 동교동계마저 역사 속으로 사라지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뉴시스
김홍걸 의원이 지난 24일 더불어민주당에서 최종 제명됐다. DJ의 동교동계마저 역사 속으로 사라지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뉴시스

여당 더불어민주당이 지난 24일 故김대중 전 대통령(DJ)의 삼남 김홍걸 비례대표 의원을 최종 제명했다. ‘민주당의 정신적 지주’이자 故노무현 전 대통령과 함께 ‘양대 기둥’이던 DJ의 직계가족이 당을 떠나게 된 것이다. 특히 김 의원은 지난 2016년 총선 당시 호남 지역에서 국민의당에 맞서 ‘DJ 계승’의 정당성을 부여해 준 인물이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DJ의 동교동계마저 역사 속으로 사라지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김홍걸 제명’으로 민주당 내 현직 동교동계 사실상 全無


이낙연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는 지난 18일 김 의원의 다주택 보유 현황을 두고 ‘재산신고 고의누락’ 의혹이 제기되자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개최해 김 의원의 제명을 결정했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지난 23일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이낙연 의원 역시 제명에 동의한 것으로 안다”면서 “반대하는 사람이 없었다. 만장일치로 결정됐다”고 밝혔다. 

이로써 민주당 내부에서 ‘동교동계’를 상징하는 현역 정치인은 ‘동교동계 막내’였던 설훈 의원만이 남았다. 동교동계 상당수가 지난 2016년 국민의당(민생당의 전신)에 합류하면서 분화됐지만, 이들이 올해 총선에서 ‘0석’이라는 참패를 거뒀기 때문이다. ‘DJ의 고향’인 호남 지역구 역시 동교동계가 아닌 신진 정치인들로 채워졌다.

 

“선거 앞두고 도와달랄 땐 언제고…호남 영향력 줄어드니 토사구팽”


동교동계 일각에서는 ‘김홍걸 제명’을 두고 DJ의 후예인 동교동계마저 민주당의 역사 속으로 사라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사진은 민주당사에 나란히 세워진 김대중, 노무현 두 전 대통령의 흉상. ⓒ뉴시스
동교동계 일각에서는 ‘김홍걸 제명’을 두고 DJ의 후예인 동교동계마저 민주당의 역사 속으로 사라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사진은 민주당사에 나란히 세워진 김대중, 노무현 두 전 대통령의 흉상. ⓒ뉴시스

김 의원의 제명을 두고 ‘감탄고토(甘呑苦吐,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다)’라는 비판도 나왔다. 

김홍걸 의원은 지난 2016년 제20대 총선에서 국민의당에 맞서 ‘문재인 대표 체제’의 민주당에게 ‘호남 지지’를 호소한 바 있다. 김 의원은 지난 2월 기자와 만나 “DJ의 정통을 지키는 당은 민주당이라고 봤다”면서 “아버님이 수십 년간 몸담으셨던 당이 민주당이다. 부족한 점이 있더라도 고쳐서 써야 한다는 생각으로 (문 대표를) 도왔다”고 설명했다. 당시 문재인 대표 역시 김 의원에 도움에 “대단히 상징적이고 소중하다”면서 고마움을 표했다. 

이에 김근식 경남대 교수는 지난 18일 SNS에 “호남에 반문(反文)정서가 한창일 때 김홍걸을 정치판에 끌어들이더니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 건가”라고 비판했다. 앞선 민주당 관계자도 이날 통화에서 “토사구팽”이라면서 “이제 민주당에 동교동계는 사실상 영향력이 없다고 봐야 한다. 호남 지역에서도 (동교동계가) 과거의 영광을 누릴 수 없다”고 일갈했다. 
  
동교동계 일각에서는 ‘김홍걸 제명’을 두고 DJ의 후예인 동교동계마저 민주당의 역사 속으로 사라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동교동계 좌장’이자 ‘호남 원로’인 한화갑 전 새천년민주당 대표는 지난달 24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DJ는 ‘남’이 됐다”면서 “DJ때 공천 받아서 국회 입성하고 장관까지 지낸 사람들이 노무현 정권에도 있었지만, 전부 노무현 사람이 돼버렸다”고 분석했다. 호남 내부에서도 민주당의 권력 지형이 ‘동교동계’에서 ‘친노’로 변한 지 오래라는 것이다.

한 전 대표는 이날 “한명숙, 이해찬, 임채정 등 모두가 DJ 사람이었지만 노무현에 충성했다”면서 “예전에 어느 지역 당사를 갔는데, ‘노무현 사진’은 있고 ‘DJ 사진’은 없더라. 시간이 더 흐르면 ‘문재인 사진’만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낙연, ‘위기의 동교동계’ 손잡을까…“非文·親盧가 먼저 나설 수도”


한편 뚜렷한 계파색이 없는 이낙연 대표가 대권 구도를 유리하게 만들기 위해 동교동계와 협력할 수도 있다는 시각도 나온다.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한편 뚜렷한 계파색이 없는 이낙연 대표가 대권 구도를 유리하게 만들기 위해 동교동계와 협력할 수도 있다는 시각도 나온다.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한편 뚜렷한 계파색이 없는 이낙연 대표가 대권 구도를 유리하게 만들기 위해 동교동계와 협력할 수도 있다는 시각도 나온다.

앞선 한 전 대표는 “내가 볼 땐 그게 이낙연의 사는 길”이라고 주장했다. ‘DJ계’를 자처하는 전 의원 역시 25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그게 동교동도 사는 길이다. 오히려 동교동계 쪽에서 절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신문기자 시절 ‘동교동계’를 출입했고, DJ의 공천을 받아 정계에 입문한 인물이다. 심리적 거리가 친문보다 동교동계에 더 가깝다는 소리다. 

다만 앞선 민주당 관계자는 지난 23일 통화에서 “친문에 맞설 세력은 동교동계보다 비문 친노(非문재인 親노무현)가 아니겠느냐”면서 “이낙연 대표 입장에서도 친노와 손잡는 게 더 유리하다고 느끼고 그쪽에 구애할 확률이 높다”이라고 전했다. 

담당업무 : 통신 및 전기전자 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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