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민심①-경기] 공무원 피살 사건엔 ‘분노’…추 장관 의혹엔 시선 엇갈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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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민심①-경기] 공무원 피살 사건엔 ‘분노’…추 장관 의혹엔 시선 엇갈려
  • 정진호 기자
  • 승인 2020.09.30 10: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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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 피살 사건엔 정부 대처에 불만 커…추미애 의혹엔 지지 정당 따라 의견 엇갈려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정진호 기자]

정치권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추석 연휴 밥상머리 민심을 추적해 봤다. ⓒ뉴시스
정치권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추석 연휴 밥상머리 민심을 추적해 봤다. ⓒ뉴시스

최근 대한민국은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 서모 씨의 군 휴가 미 복귀 의혹과 북한군의 우리 해양수산부 공무원 피격 사건으로 떠들썩하다. 실제로 정치권에서는 두 사건이 추석 ‘밥상머리 민심’에 미칠 영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에 <시사오늘>은 추석 연휴를 앞두고 추 장관 아들 관련 의혹과 공무원 피격 사건에 대한 각 지역의 민심을 추적해 봤다. 다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우려, 29일과 30일 대면 인터뷰 대신 전화와 문자 위주로 취재를 진행했다.

 

공무원 피살 사건…‘정부가 이상해’ 공감대


해양수산부 공무원 피살 사건에 대해서는 대체적으로 공감대가 형성되는 분위기였다. ⓒ뉴시스
해양수산부 공무원 피살 사건에 대해서는 대체적으로 공감대가 형성되는 분위기였다. 사진은 피살 공무원 친형인 이래진 씨. ⓒ뉴시스

“솔직히 요즘 세상에 ‘빨갱이’니 ‘종북’이니 하는 게 이해가 안 됐어요. 어른들이 그런 말씀을 하시면 ‘저 분들이 왜 저러실까. 세상이 바뀐 걸 모르시네’ 그렇게 생각하고. 그런데 요즘 돌아가는 걸 보면, 어른들이 왜 그러셨는지 이해는 돼요. 우리 또래들도 ‘민주당은 북한 얘기만 나오면 반응이 좀 비정상적이긴 한 것 같다’고 하니까.” (경기도 용인에 거주하는 30대 남성)

해양수산부 공무원 A씨가 북한 영해에서 북한군 총격에 의해 숨진 지 일주일이 지난 9월 29일. <시사오늘>이 추석 민심을 듣기 위해 만난 사람들은 하나 같이 공무원 피살 사건 이야기부터 꺼냈다. 특히 지지 정당에 따라 의견이 달라지는 경우가 많았던 여타 사안들과는 달리, 공무원 피살 사건에 대해서는 정부여당의 대처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눈에 띄게 우세했다.

“저는 공무원이 월북을 했느니 어쨌느니 하는 건 핵심이 아닌 것 같거든요. 오히려 월북을 했는데 총으로 쏘고 불을 태웠으면 그게 더 천인공노할 일 아닌가요? 당연히 북한한테 강경하게 나가야 하는데, 김정은이 사과 한 번 했다고 남북 관계에 진전이 있다느니 하는 얘기를 들으니까 ‘진짜 제정신으로 하는 소린가’ 싶더라고요.” (경기도 용인에 거주하는 30대 남성)

“우리 국민이 북한한테 총을 맞고 죽었는데 대통령은 잔다고 보고도 안 받고, 민주당 놈들은 ‘그럼 새벽에 대통령이 자는데 깨워야 되나’ 그러고, 이게 정상적인 나라야? 박근혜가 세월호 사건 났을 때 보고 늦게 받았다고 난리치던 사람들 아니야. 내가 안철수 싫어하지만 이번에는 안철수 말이 맞지. 세월호 때랑 뭐가 다르냐 이 말이야.” (경기도 수원에 사는 50대 남성)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9월 25일 페이스북을 통해 “23일 새벽 1시 긴급 관계장관회의(NSC)를 소집할 정도였다면, 이에 앞서 가장 먼저 했어야 할 일은 ‘종전선언’ 메시지를 담은 유엔연설의 전면 중단이었다”며 “대통령이 새벽 1시 회의에 참석하지 않고, 7시간 후인 23일 오전 8시 30분에야 보고를 받았다. 대통령이 그토록 비판하던 세월호 7시간과 무엇이 다르냐”고 지적했다.

“나는 다른 것보다도 그게 이해가 안 돼요. 왜 그런 사건이 있었는가를 국민들한테 안 알리고 유엔 연설에서 종전 선언을 하자고 했느냐. 국민이 북한한테 피살을 당했는데도 그걸 숨기고 밀어붙여야 할 정도로 종전 선언에 왜 그렇게 매달리나. 종전 선언이 저 사람들한테 얼마나 중요한 건지 기자 양반이 좀 보도를 해 줬으면 좋겠어.” (경기도 용인에 사는 60대 남성)

물론 다른 의견도 있었다. 공무원 A씨가 월북을 시도한 정황이 있었던 만큼, 북한군의 총격이 ‘이해 못할 일’은 아니라는 주장이었다. 문재인 대통령의 말처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사과가 적잖은 의미를 갖는다는 의견도 있었다. 다만 이들도 북한의 총격과 그에 대한 정부 대응이 적절하지 못했다는 데는 공감하는 모습이었다.

 

추미애 아들 의혹…“그럴 수도 있지” vs “국민들이 바보냐”


추 장관 아들 관련 의혹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리는 모습이었다. ⓒ뉴시스
추 장관 아들 관련 의혹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리는 모습이었다. ⓒ뉴시스

공무원 피살 사건 못지않게,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의 군 휴가 미복귀 의혹도 사람들의 관심을 끄는 듯했다. 하지만 앞선 사건과는 다르게, 추 장관 아들에 대한 의혹은 ‘명백한 외압’이라는 의견과 ‘별 것 아닌 것으로 꼬투리를 잡는다’는 의견이 공존했다.

“이건 좀 다른 문제 같은 게, 밖에서 수술을 하고 회복 시간이 모자라서 휴가를 연장하겠다고 부탁하고 그거를 승인을 해줬으면 별 문제가 없는 거 아닌가 싶어요. (대부분은 그렇게 못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웃으면서) 사실 군대에서 수술을 하는 거 자체가 힘들죠. 근데 그거는 지금까지 군대가 잘못한 거고, 이번 기회를 통해서 바뀌면 좋은 거 아닌가요.” (경기도 용인에 거주하는 30대 남성)

“우리도 군대 갔고, 자식들도 다 군대 보냈는데 세상에 저런 게 말이 되냐 이거야. 전화로 띡 ‘나 휴가 연장하겠소’ 하면 그걸 들어준다고? 국민들을 바보 등신으로 알아도 정도가 있지. 대한민국 남자들 다 군대 가서 휴가도 가고 해봤는데 저걸 저렇게 억지를 쓰니 참. 저걸 이해한다고 하는 국민들도 문제야. (경기도 수원에 사는 50대 남성)

“군대라는 조직에는 계획이 다 있는 거예요. 부대원이 10명인데 전부 다 같은 날 휴가를 나가면 적이 쳐들어왔을 때 어떻게 대응을 하겠어요. 그래서 휴가 하나하나에도 지휘관들이 계획을 치밀하게 짜서 병력을 운용하는 거지. 근데 갑자기 휴가 나간 부대원이 ‘나 아프니까 좀 더 휴가를 쓰겠다’ 하면 어떻게 되겠어요. 그 계획이 다 흐트러지는 거야. 도대체 어떻게 저런 일이 가능하다고 하는지 나는 모르겠어요. 세상이 변해서 그런가. 허허.” (경기도 용인에 사는 군 장성 출신 60대 남성)

한편 서울동부지검은 추 장관과 아들 서 씨, 추 장관의 전 국회보좌관과 당시 서 씨 소속 부대 지역대장을 ‘혐의없음’으로 불기소했다고 9월 28일 밝혔다. 그러나 검찰 수사 결과와 추 장관의 해명이 다른 부분이 많아, 서 씨의 군 휴가 미복귀 논란은 추 장관의 ‘거짓말 논란’으로 이어지는 분위기다.

담당업무 : 국회 및 국민의힘 출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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