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도 아타2 시공사 교체 ‘썰썰썰’…HDC현산 ‘괘씸죄’인가, 포스코건설 ‘특혜’인가
스크롤 이동 상태바
송도 아타2 시공사 교체 ‘썰썰썰’…HDC현산 ‘괘씸죄’인가, 포스코건설 ‘특혜’인가
  • 박근홍 기자
  • 승인 2020.10.20 17:4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박근홍 기자]

인천 송도국제도시 아메리칸타운 2단계(송도 아타2) 사업 시공권이 HDC현대산업개발에서 포스코건설로 넘어간 것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온갖 확인되지 않은 추측성 소문들이 무성한 가운데, 재미동포 사회에서는 사업주체인 인천광역시와 ㈜인천글로벌시티에 법적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는 분위기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인천글로벌시티와 포스코건설은 송도 아타2 사업 관련 공사도급계약을 위한 업무약정을 지난 16일 체결했다. 기존 우선협상대상자이자 1단계(송도아메리칸타운아이파크) 시공사였던 HDC현대산업개발을 송도 아타2 사업 우선협상대상자 지위에서 배제하고 포스코건설을 새로운 시공사로 선정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것이다. 인천글로벌시티는 포스코건설과 이달 말께 정식 공사도급계약을 맺어 도급계약 절차를 마무리하고, 오는 12월 착공해 오는 2025년 4월 송도 아타2를 준공한다는 계획이다.

인천글로벌시티 측은 "기존 우선협상대상 시공사(HDC현대산업개발)와 지속적으로 공사비 감액 협상을 했으나 이견을 좁히지 못해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해제하고 재선정 절차를 거쳐 포스코건설을 선정할 계획이다. 이로써 송도 아타2는 공사비 절감에 따른 원활한 사업 추진은 물론, 아파트 공급가격 상승 최소화로 청약당첨자들에게 혜택이 돌아가게 됐다"며 "앞으로 사업 추진을 통해 남는 수익금 전액도 2단계 입주민과 1단계 입주민들을 위한 웰빙 편의시설 등을 제공하는 데에 사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천 송도국제도시 아메리칸타운 2단계(송도 아타2) 사업 공사도급계약을 위한 업무약정을 체결한 방화섭 IGC 인천글로벌시티 대표(왼쪽), 포스코건설 관계자 ⓒ IGC 인천글로벌시티
인천 송도국제도시 아메리칸타운 2단계(송도 아타2) 사업 공사도급계약을 위한 업무약정을 체결한 방화섭 IGC 인천글로벌시티 대표(왼쪽), 포스코건설 관계자 ⓒ IGC 인천글로벌시티

하지만 일각에서는 인천글로벌시티의 이 같은 설명과 전혀 궤가 다른 소문이 들린다. '썰'은 크게 세 가지다.

우선, 인천글로벌시티의 방만경영이 송도 아타2 시공사 교체의 주된 원인이라는 추측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인천글로벌시티는 매출 9억8716만 원, 영업손실 45억1038만 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99.43% 감소하고, 영업손익은 적자전환한 것이다. 이처럼 실적이 추락한 건 송도 아타1 입주(2018년 10월)가 마무리 단계로 접어들면서 분양수익이 줄어든 영향이 크나, 인천글로벌시티 내부 사정도 한몫을 한 것으로 보인다.

2019년 인천글로벌시티 감사보고서에서 판매비와 관리비(판관비) 항목을 살펴보면 지난해 인천글로벌시티가 급여 명목으로 사용한 비용은 11억5527만 원으로 전년보다 58.38% 증가했다. 이는 해고됐던 직원들이 부당해고 판결을 받아 복직하면서 임직원 수가 늘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같은 기간 접대비는 17만5000원에서 877만3090원으로 50배 이상 급등했고, 업무추진비도 1967만3420만 원에서 7572만9194만 원으로 4배 가까이 증가했다. 이밖에도 회의비, 여비교통비, 수선비, 차량유지비, 도서인쇄비, 광고선전비 등 지출이 모두 늘었다.

지역 부동산시장의 한 관계자는 "송도 아타1 상가들은 아직도 공실이 많아서 상권이 형성되지 않았다. 물론 최소 5~7년 정도는 지나야 제대로 된 상권이 만들어지는 거긴 하지만, 이 마당에 사업 시행사에서 돈을 펑펑 쓰고 있다는 얘기가 들리고 있으니 혀를 찰 수밖에 없는 노릇"이라며 "인천글로벌시티가 1단계에서 본 손실을 2단계에서 메꾸려고 시공사를 교체했다는 소문이 파다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썰'은 최근 '아시아나 노딜' 파문의 중심에 선 HDC현대산업개발에 특정세력이 '괘씸죄'를 묻고 있다는 추측이다. 아시아나 인수가 무산될 당시 건설업계와 증권가에서는 아시아나항공 채권단인 KDB산업은행이 국책은행인 만큼, 향후 사업 추진에 있어 HDC현대산업개발이 불이익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특히 정부발(發) 수주에 대한 불이익이 있을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다.

인천글로벌시티는 ㈜인천투자펀드 소유 회사고, 지난해 말 기준 인천투자펀드 지분구조는 패션 관련 유통사 리앤한 62.4%, 인천광역시 37.5%, 부국증권 0.1% 등으로 구성됐다. 다만, 주주 간 협약에 따라 인천글로벌시티의 실질적 지배회사는 인천광역시(시장 박남춘, 더불어민주당)다. 아울러 인천시의회는 인천글로벌시티에 대한 인천시의 경영권을 강화하는 내용이 담긴 '인천투자펀드 비례인적분할 동의안'을 처리한 바 있다.

더욱이 HDC현대산업개발은 과거 송도 아타2 사업 입찰 당시 공사비 예가를 초과하는 공사비를 썼음에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인천글로벌시티에서 편의를 봐준 셈이다. 특혜 시비가 일 정도였다. 그럼에도 인천글로벌시티가 돌연 시공권을 박탈했기에 HDC현대산업개발이 괘씸죄에 걸렸다는 말이 나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제기되는 '썰'은 포스코건설에 대한 특혜 의혹이다. 인천글로벌시티는 송도 아타2 사업 시공사 교체에 있어 별도로 입찰 절차를 거치지 않고 포스코건설에 시공권을 넘겼다. 총 사업비가 수천억 원에 이르는 프로젝트 시공권을 사실상 수의계약 방식으로 포스코건설이 거머쥔 것이다.

인천글로벌시티는 지난해만 해도 HDC현대산업개발과의 관계를 지속할 것이라는 신호를 보였다. 앞서 거론했듯 입찰 과정에서 특혜 의혹이 불거졌고, 우선협상대상자 시공사로 선정(2019년 7월)한지 불과 5개월 뒤인 지난해 12월 본 계약을 위한 약정도 체결했다. 또한 입찰 결과 발표 당시 이성만 인천글로벌시티 대표(현 더불어민주당 소속 국회의원)는 "시공사 선정에 있어 공정성 논란을 차단하기 위해 세부평가기준을 마련했다. 그 결과 공정한 경쟁을 통해 HDC현대산업개발이 최종 선정됐다"며 특혜 의혹을 일축하고 HDC현대산업개발에 힘을 실어주기도 했다.

하지만 2019년 12월 방화섭 인천글로벌시티 대표가 새로운 사령탑으로 내정된 이후 상황은 급변했다. 시행사인 인천글로벌시티와 시공사인 HDC현대산업개발 간 공사비 갈등이 발생했고, 자금 조달을 위한 PF마저 지연돼 송도 아타2 사업 자체가 좌초될 지경에 이르렀다. 또한 이 와중에 인천글로벌시티에서 인천경제청에 지구단위계획 변경(아파트 공급 확대)을 요청하는 동시에 분양가 인상을 검토하고 있다는 말이 돌면서 수요자들이 이에 반발하는 일도 있었다.

그러자 방 대표는 지난달 말께 송도 아타2 입주예정자들에게 "본 사업 완수를 위해 내가 가진 힘을 전부 쏟아붓겠다. 나는 이 일을 하게 된 것을 운명이라 생각하며, 주어진 소명으로 새기고 있다"며 "코로나19 사태 가운데 가장 모범적이고 안전한 고국에 하루라도 빨리 와 안착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을 약속한다"는 내용의 이메일을 보냈다. 그 직후 시공사를 HDC현대산업개발에서 포스코건설로 교체한 것이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방 대표가 포스코건설에 특혜를 제공한 게 아니냐는 풍문이 들린다. 방 대표가 민주당 송영길 의원 보좌관 출신 인사라는 이유에서다. 송 의원은 과거 인천시장을 역임할 당시 시장 취임 초기 포스코건설과 곳곳에서 마찰을 빚었으나 이듬해인 2011년 포스코건설의 초청으로 포스코건설 송도 사옥을 방문해 특별강연을 하면서 양측 간 화해 분위기가 조성됐다. 이후 포스코건설은 송도 지역에 초고층 빌딩인 동북아무역타워(NEAT)를 성공적으로 준공했으며, 포스코그룹사들의 송도 집결도 이어진 바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특혜를 제공했다, 하지 않았다 단정을 지을 순 없다. 그러나 정황상 합리적인 의혹 제기다. 방 대표는 예전부터 인천 지역 사회에서 '송피아' 중 하나로 언급됐던 낙하산 인사다. 송도글로벌캠퍼스,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등에서 감사 역할을 맡았던 방 대표가 갑자기 전혀 이전 업무와 연관이 없는 부동산 개발업체 대표로 부임했고, 또 갑자기 시공사를 수의계약 방식으로 교체했다. 이해할 수 없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지금 계약자들이 방 대표를 뭐라고 부르는지 아느냐. 사업을 하도 방해한다고 해서 '방화벽'이라고 하더라. 얼마나 답답한 실정이겠느냐"고 말했다.

이에 대해 포스코건설 측은 "인천글로벌시티 쪽에서 사업 제안서를 한번 내보는 게 어떻겠냐고 제의를 했다. 굉장히 오랜 기간 지연된 사업이어서 다른 업체들도 꺼리고 있다기에 지역 건설사로서 책임을 다하기 위해 제안서를 낸 것이다. 이걸 특혜라고 보는 건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다"며 공사비 등 구체적인 조건에 대해서는 "아직 계약을 하지 않은 상황이지 않느냐. 공개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HDC현대산업개발 측은 "인천글로벌시티는 대표이사가 방 대표로 교체된 이후 본래 지난해 12월 체결 예정이었던 도급계약을 미루다가 돌연 기존 약정을 무시한 채 조건이나 사유 없이 공사비 감액과 입찰공고 당시 설계기준으로 복원할 것을 요구했다.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표명하자 인천글로벌시티는 사전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당사의 낙찰자 지위를 해제한다는 통보(2020년 10월 15일)를 하고, 바로 다음날 포스코건설과 공사도급 약정을 체결했다"며 "송도 아타2 사업 시공사 지위 유지와 관련해 법적 조치를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다만, '괘씸죄'에 대한 질문에는 말을 아꼈다. 

이와 관련, 방 대표는 앞서 송도 아타2 입주예정자들에게 보낸 이메일을 통해 "시공사 선정에 대해서는 우선협상 조건 하에서 공사비의 불필요한 낭비적 요소가 없는지 세밀하게 살피며 추진 중이다. 우선협상자(HDC현대산업개발)와 협의 과정은 시공 품질을 향상시키고, 공사비를 합리적으로 조정해 가격 부담을 줄이기 위한 과정이었다"며 여러 의혹들에 대해 분명히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최대한 사업 속도를 내고 있다. 분양계약 시기와 절차도 한 달 이내에 안내할 예정이다. 이후에도 사업 관련 진행 사항에 대해 서면 등으로 소통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처럼 송도 아타2 사업을 둘러싼 '썰썰썰'이 무성한 가운데 송도 아타2 입주예정자들 사이에서는 인천광역시, 인천글로벌시티 등 사업주체들에게 강력하게 법적 대응을 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송도 아타2 입주예정자인 한 재미동포(주한미군 미망인)는 "1단지와 같은 아이파크로 알고 청약을 한 건데 갑자기 아무런 동의도 구하지 않고 시공사를 변경하는 건 계약 위반이라고 생각한다. 미국에서 지금 현지법에 따라서 징벌적 손해배상을 물어야 한다는 말들이 많은 상황이다. 특히 시공사 교체와 더불어 분양가 인상 문제의 경우 예전에 사업설명회에서의 설명과 전혀 얘기가 다르다. 에이전트들이 법적 대응을 검토 중이라고 들었다"고 전했다.

앞서 언급했듯 HDC현대산업개발도 법적인 절차를 밟을 준비를 하고 있는 상황인 만큼, 송도 아타2 사업 불투명성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담당업무 : 건설·부동산을 중심으로 산업계 전반을 담당합니다
좌우명 : 隨緣無作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