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약시장 양극화…중견건설사 청약 마감률 70%대 그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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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약시장 양극화…중견건설사 청약 마감률 70%대 그쳐
  • 박근홍 기자
  • 승인 2020.10.27 17: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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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社 청약 1순위 마감률 90%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박근홍 기자]

청약 광풍 속에도 중견·중소건설사들은 마냥 웃지 못하는 눈치다.

27일 한국감정원 청약홈 청약통장 가입현황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전국 주택청약 종합저축 가입자 수는 2512만7182명을 기록하며 처음으로 2500만 명을 돌파했다. 우리나라 국민 중 절반 이상이 청약통장을 보유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문재인 정권 출범 이후 집값이 급격하게 상승하면서 수요자들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내 집을 마련할 수 있는 분양시장에 몰렸기 때문이라는 게 지배적인 견해다.

그만큼 청약경쟁은 날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실제로 올해 상반기 기준 서울 지역 평균 청약경쟁률은 74.6 대 1로, 전년 동기 대비 4배 이상 높은 수치를 보였다.

공급자인 건설사 입장에서 과열된 청약시장은 사업 추진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밖에 없다. 예년 같으면 미분양·미계약을 걱정해야 할 단지들도 이 같은 환경에서는 물량이 빠르게 해소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그러나 마냥 웃을 수 없는 업체도 여럿 보인다. 바로 중견·중소 건설사들이다.

본지가 한국감정원 청약홈 자료를 분석한 결과 시공능력평가 상위 10대 건설사를 제외한 나머지 업체들이 올해 들어(2020년 10월 27일 기준 청약일정이 마무리된 단지) 전국에 공급한 단지는 200여 곳, 이중 2순위 청약접수에서도 끝내 완판을 달성하지 못한 단지는 60여 개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청약 마감률은 약 72%에 그친다.

반면, 부동산전문리서치업체 리얼투데이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10대 건설사들은 올해 95개 브랜드 단지를 공급했고, 이 가운데 85개 단지(89.47%)가 1순위 마감을 기록했다. 1순위 청약 마감률이 90%에 육박하고 있는 셈이다. 2순위에서 청약 마감을 이룬 단지들까지 더하면 95% 안팎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단지별 청약경쟁률에서도 대형 건설사들이 앞섰다. 올해 평균 청약경쟁률 상위 100개 단지 중 49곳이 10대 건설사(컨소시엄 포함)의 브랜드 아파트로 집계됐다. 올해 최다 청약자(19만118명)가 몰린 '레이카운티'를 비롯해 '매교역 푸르지오 SK VIEW'(15만605명), '천안 푸르지오 레이크사이드'(7만7058명) 등이 대표적인 단지다.

이처럼 청약시장에서 대형 건설사와 중견·중소 건설사의 양극화 현상이 발생한 이유는 주택 공급 부족에 따른 서울·수도권 분양시장 경쟁 심화, 코로나19 등에 따른 해외시장 악화와 실적 부진 등으로 대형사들이 중견·중소사들의 먹거리까지 침범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아울러 최근 수요자들 사이에서 '똘똘한 한 채'를 찾는 경향이 짙어진 것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대형 건설사들은 자본력을 앞세워 입지 여건이 좋은 사업지를 선점할 수 있지만, 택지를 매입하기도 어렵고 이자 등 금융비용을 내기도 버거운 중견·중소 업체들은 일단 들어가서 사업을 추진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중견사들이 공급한 단지임에도 입지가 우수해 높은 청약경쟁률을 보인 '고덕 아르테스 미소지움'(537.08 대 1), '혁신도시 에코르 1단지'(470.29 대 1) 등이 그 반증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대형사들의 경우 도심권 재정비 사업과 대규모 단지 위주 사업을 바탕으로 입지면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여기에 대형사만의 특화 설계는 물론 최근에는 특화된 주거 서비스까지 적용하고 있어 수요자들의 선호도가 여전히 높다"고 말했다.

담당업무 : 건설·부동산을 중심으로 산업계 전반을 담당합니다
좌우명 : 隨緣無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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