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잘 날 없는 좌천범일2지구, 이번엔 조합장 해임총회 개최
스크롤 이동 상태바
바람 잘 날 없는 좌천범일2지구, 이번엔 조합장 해임총회 개최
  • 박근홍 기자
  • 승인 2020.11.04 15:5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박근홍 기자]

붉은 색으로 표시된 곳 일대가 좌천범일구역 통합2지구 도시환경정비사업지 ⓒ 네이버 지도
붉은 색으로 표시된 곳 일대가 좌천범일구역 통합2지구 도시환경정비사업지 ⓒ 네이버 지도

부산 지역 알짜 정비사업 중 하나인 좌천범일구역 통합2지구 도시환경정비사업(이하 좌범2지구)에서 잡음이 끊이질 않고 있다. 특정 건설사와 조합 임원진 간 유착 의혹이 불거진 데 이어 조합장 해임을 위한 임시총회 개최까지 예고된 것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좌범2지구 조합은 조합장 해임과 직무정지를 의결하기 위한 임시총회를 오는 14일 부산 동구청 대강당에서 개최할 예정이다. 임시총회 발의·소집을 주도한 건 현 조합 집행부에 반대하는 일부 이사들과 조합원들로 구성된 '조합정상화방안회의'인 것으로 전해진다. 이들은 임시총회 공고를 내기 앞서 지난달 30일 모임을 갖고 조합장 해임을 결의한 바 있다.

이들이 조합장 해임총회를 소집하면서 제시한 해임 사유는 '사업 지연', '빠른 시공사 선정' 등이다.

좌범2지구 조합은 당초 지난 8월 새로운 임원진 선출을 위한 총회를 열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총회 개최가 지연됐다. 이후 좌범2지구 선거관리위원장이 스스로 자리에서 물러났고, 선관위원들도 연이어 사퇴하면서 기존 선관위가 사실상 와해됐다.

이에 조합은 관할 지방자치단체인 동구청에 도움을 구해 동구청 소속 공무원, 동구청 추천 인사 등을 중심으로 새로운 선관위를 구성, 예정대로 새로운 집행부를 선출하기 위한 절차를 밟으려 했지만 일괄 사퇴했던 선관위원 중 일부가 사의를 철회하면서 해당 계획은 무산된 바 있다. 이 과정에서 조합장과 몇몇 대의원이 SK건설 소속 직원과 접촉한 것으로 드러나 물의를 빚기도 했다.

이후 현 집행부는 최근 의결정족수에 미치지 못했던 대의원에 대한 보궐 선임을 단행하고, 새 선관위원을 선정하는 등 향후 시공사 선정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한 포석을 뒀다. 이 같은 조치에 반발한 일부 조합원들은 임원 선거를 치르지 말고 바로 시공사 선정을 위한 총회를 개최하자며 조합을 압박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리고 조합장 해임총회가 소집된 것이다.

이처럼 양측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만큼, 조만간 열릴 임시총회에서의 조합장 해임 안건 통과 여부는 미지수로 보인다. 또한 해임 안건이 통과된다고 해도 총회 효력을 둘러싼 법적인 공방전이 이어질 전망이다.

조합장 해임에 찬성한다는 한 좌범2지구 조합원은 "현 집행부가 너무 독단적으로 일을 처리한다는 느낌이 드는 건 사실이다. 그렇다고 사업 추진 속도가 빠른 것도 아니다. 불투명하고 느리게 사업을 이끌고 있다"며 "조합 직원들 월급을 줄 돈도 없다는데 조합장은 자꾸 엄한 일에 돈을 쓰고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 문제가 있으니 자꾸 구설수에 오르는 게 아니냐. 요즘 조합장 교체하는 건 예삿일이다. 빨리 문제가 해결돼 사업에 속도를 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반면, 조합장 해임을 반대한다는 한 조합원은 "조합장이나, 조합정상화방안회의라는 사람들이나 모두 뒤에 건설사를 하나씩 끼고 있다고 들었다. 바꿔도 어차피 그 밥에 그 나물인데 괜히 총회 연답시고 비용만 드는 것 같다는 생각"이라며 "공고에 나온 조합장 해임 사유도 너무 불명확하다. 아무런 부가 설명이 없다. 그냥 패거리 싸움이다. 얼른 시공사 선정 총회나 열었으면 좋겠다. 벌써 반년이나 사업이 지연됐다"고 꼬집었다.

한편, 좌천범일구역 통합2지구 도시환경정비사업은 매축지마을 재개발사업의 일환으로, 부산 동구 범일동 일원에 지하 4층~지상 최고 60층, 총 1750세대 규모 아파트를 짓는 프로젝트다. 사업비는 약 5000억 원 규모다. 부산북항 조망권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되는 역세권 단지인 데다, 최근에는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입찰에 참여한다는 소문까지 돌면서 지역 부동산 시장에서 알짜 정비사업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담당업무 : 건설·부동산을 중심으로 산업계 전반을 담당합니다
좌우명 : 隨緣無作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