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문재인 정부는 전세가 상승 멈추는 법을 이미 알고 있다”
[인터뷰] “문재인 정부는 전세가 상승 멈추는 법을 이미 알고 있다”
  • 박근홍 기자
  • 승인 2020.11.25 16: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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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용 부동산연구소 소장
"임대차3법은 기폭제에 불과…전세·매매가 폭등 본질은 전세대출"
"11·19 전세대책, 탁상공론…11·13 신용대출규제, 눈 가리고 아웅"
"文정부, 전세대출 문제 인지하고도 고의적으로 손대지 않고 있어"
"3기 신도시 분양가, 시세 아닌 조성원가 기준으로 책정해야 효과적"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박근홍 기자)

"전세대출 전면 중단해야 집값 잡는다." 지난해 10월 이원용 부동산연구소 소장이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주장했던 말이다. 당시 이 소장은 문재인 정부가 각종 부동산대책을 발표했지만 핵심적인 부분을 건드리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세자금대출 때문에 전셋값이 상승했으며, 이것이 집값 폭등으로 이어지는 구조를 캐치하기 못했다는 것이다. 그의 주장대로, 지난 1년 간 전세가와 매매가는 전세대출에 대한 규제가 전무한 상태에서 폭등했다. 그리고 전세가가 매매가를 밀어올리는 현상이 반복되고 있다.

지난 20일 〈시사오늘〉은 다시 한번 이 소장과 만났다. 그는 현 정권 부동산 정책 실무진들이 이미 전세대출 때문에 부동산시장이 과열되고 있음을 알고 있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그럼에도 정치공학적인 판단과 정치적 부담, 대내외 경제환경 등 여러 복합적인 이유로 인해 문재인 정부가 전세대출을 건드리지 못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전세대출을 전면 중단하고, 3기 신도시 분양가를 시세나 감정가가 아닌 토지 조성원가 기준으로 책정해야 전세가와 집값을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세·매매가 상승 원인과 과정

이원용 소장 ⓒ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이원용 소장 ⓒ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전세가 연일 고공행진이다. 원인이 뭐라고 생각하나.

"공급 얘기를 많이 하는데, 지난해 인터뷰에서도 말했지만 전세가 상승의 본질은 공급부족이 아니라 대출에 의한 심리적 요인이 더 크다."

-여전히 전세자금대출이 주된 이유라고 보고 있나.

"그렇다. 집값이 많이 올랐던 故 노무현 전 대통령 시절에도 전세가는 거의 그대로였다. 전셋값이 조금씩 오르기 시작한 건 MB(이명박 전 대통령)정부 때부터다. 전세자금대출은 2008년 최대 1억 원으로 출발해 그해 9월 2억 원으로 확대됐고, 이듬해인 2009년에는 신혼부부에 대한 전세자금대출과 은행권 전세대출보증도 확대했다. 2011년에는 전세자금대출을 더 늘리고, 금리도 인하했다.

그때까지는 그렇게 시장 자극이 크지 않았다. 소득증명이 확실한 사람을 대상으로만 전세대출을 내줬고, 그 규모도 작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박근혜 정부가 무분별하게 전세대출을 확대하면서 전세가 상승 현상이 본격적으로 발생했다. 당시 금융당국은 집값이나 세입자 소득과 무관하게 5억 원 이상 주택에 대해서도 전세대출을 줬다. 그 결과 2008년 4조 원대에 불과했던 전세대출이 2017년 말 기준 50조 원까지 늘었다. 그리고 문재인 정부도 그런 정책을 그대로 계승했다. 올해에는 전세대출이 120조 원에 이른다. 그게 축적돼 전세가 상승으로 이어졌고, 매매시장으로도 번진 거다."

-임대차3법 영향이라는 분석이 많은데.

"그건 일종의 기폭제에 불과하다. 임대차3법 영향이 아니라는 문재인 정부의 설명에 공감한다. 요즘 현장을 살펴보면 임대차3법으로 어떤 변화가 있냐면 공급도 줄고, 수요도 함께 줄었다. 2년 더 거주할 수 있으니까 이사를 가는 수요가 줄고, 그러니까 당연히 물건도 나오지 않는 거다. 구조적으로는 봤을 때는 입주물량이 줄어든 영향이 크다고 봐야 한다. 이런 실정에서 집주인들은 전셋값을 많이 받지 못하는 구도가 형성됐고, 집값은 오르고 있으니 전세 호가를 높게 부르는 거다. 여기서 돈이 모자란 세입자가 계약을 포기하면 자연스럽게 내려간 가격대가 형성되는데, 전세대출이 있으니 이를 이용해서 전세에 들어가고, 그러니까 전세가가 상승하는 거다. 결국 대출에 의한 심리적 요인에 따른 상승세라고 볼 수 있다."

-'대출에 의한 심리적 요인'이라는 표현을 좀 풀어서 설명하면.

"부동산시장은 일반적인 시장이 아니다. 임차인들이 이사를 갈 때 집이 마음에 들면 가지 않고, 마음에 안 들면 안 가고, 그런 시스템이 아니다. 날짜를 정해놓고 가기 때문에 물건이 나오면 그 날짜에 맞춰서 계약을 해야 한다. 정해진 날짜에 이사를 가지 않으면 모든 게 꼬인다. 그건 집주인도 마찬가지고. 물건 나온 날에 그대로 가야 되는데, 이 대목에서 누군가 옆에서 자금을 주면 가격이 오를 수밖에 없는 거다.

엄밀히 말하면 지금은 '전세난'이 아니다. 전세난이라면, 정말 공급이 부족하다면 집을 합치거나, 길바닥에 나앉는 사람들이 있어야 하지 않나.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한 게 전세난이다. 근데 지금은 들어갈 집은 결국 구하는 상황이 아닌가."

-원하는 곳을 들어가지 못하는 게 핵심 문제이지 않나.

"모든 수험생들이 서울대를 가고 싶어 한다. 그런데 성적순으로 과감히 자르지 않느냐. 그러니까 나머지 대학들도 정원이 차는 거다. 모두가 서울대를 가고, 모두가 의사를 한다면 그 사회가 제대로 돌아가겠느냐. 그런데 전세대출을 해주니까 입지 좋은 물건에 이 사람, 저 사람 다 달라붙어서 경쟁이 과도하게 심화되고, 가격이 오르고, 이게 전체로 전이되는 거다.

인간의 본질적인 욕구를 무시한다는 의미가 아니다. 어쩔 수 없는 거고, 당연한 거다. 매년 평균 수도권에 순수하게 아파트만 17만 가구 정도 공급되는데, 국민들의 욕구를 다 충족시키려면 멸실되는 거 빼고 2배수, 최소한 35만 가구 정도까지 공급을 늘려야 된다. 이렇게 집이 잔뜩 남아돌아야 전셋값이 떨어지는 거다. 그런데 그린벨트를 해제하거나, 재건축·재개발을 100층까지 허가하지 않는 이상 이 같은 획기적인 공급 확대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전세대책에 대한 평가

-그런 논리라면 11·19 전세대책에 대해서는 좋게 평가할 거 같다.

"그렇지 않다. 전세나 월세를 들어가려는 사람들의 공통적인 심리는 기본적으로 바깥에서 봤을 때 그 집이 전세인지, 월세인지, 자가인지 잘 구분이 가지 않는 주택을 선호한다는 것이다. 누가 봐도 전세, 임대아파트라면 들어가지 않는다. 임대 꼬리표가 붙으면 다들 색안경을 끼고 바라보는 사회이지 않느냐. 특히 자녀가 있는 집들은 더욱 그렇다. 정말 경제적으로 어려운 집이 아닌 이상 임대를 선호하지 않는다. 서울은 더더욱 그렇고. '탁상공론'에 불과하다."

-이번 대책이 전세시장 안정화에 도움이 될 수 없다고 보나.

"기존 공급량에서 뭔가 추가적으로 더 공급한다면 효과가 있겠지만 지금은 기존에 있던 걸 전세형으로 내놓겠다는 의미가 아닌가. 그것도 임대 꼬리표를 붙인 채로. 물론, 일부 저소득층에는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런데 부동산시장에서 집값이나 전셋값은 항상 윗물에서부터 나온다. 가격 형성은 어차피 강남에서부터 시작된다는 의미다. 전반적으로는 큰 실효성을 거두지 못할 전망이다. 특히 수도권 20~30대 평형 아파트 전세·매매가에는 큰 영향을 주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정책이 집값, 전셋값 변화의 핵심인데 그게 빠졌다."

-전세대책에 앞서 금융당국이 11·13 신용대출규제를 발표했다.

"'눈 가리고 아웅'이다. 이번 정부의 특징이 뭐냐면 항상 액션은 취하는데, 내용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빠져나갈 구멍을 항상 만든다. 계속 그 행태가 반복되니까 '고의'적인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정말 집값 잡을 의지가 있다면 1억 원 초과 신용대출만 막을 게 아니라 아예 신용대출 신청하는 동시에 집을 사지 못하게 했어야 했다. 지금도 주택담보대출 받으면 은행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3개월은 신용대출 받지 못한다. 그런데 1억 원이라는 한도를 설정하면 남편 9999만 원, 부인 9999만 원은 괜찮다는 의미가 아닌가. 선진국에서는 신용이면 신용, 주택구입이면 주택구입, 자금 용도를 분명하게 한다. 신용대출 자금이 주택자금으로 가는 걸 아예 차단해야 했다."

文정부의 고의성

이원용 소장 ⓒ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이원용 소장 ⓒ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고의'라고 언급했는데, 그게 무슨 뜻인가.

"매매시장을 예로 들면, 지난 총선 직전에 부산을 규제에서 해제하지 않았느냐. 집값을 정말 잡고 싶다면 정부에서 특정 가격 기준을 정하고, 그 가격 이하로 내려오지 않으면 계속 규제로 묶어야 하는데, 정말 웃긴 게 오히려 부산의 경우에는 집값이 떨어질 것 같으니 해제를 한 것 같다. 당시에 다른 곳은 많이 올랐는데, 부산만 보합세였고, 그러니까 바로 해제했다. 집값이 폭등했다. 왜 그랬겠느냐. 아무리 외곽 광역시라도 큰 도시에서 하락세가 이어지면 결국 서울 강남권에도 영향을 끼친다. 발바닥에 조그만 종기가 나면 처음에는 대수롭지 않지만 시간이 흐르면 몸 전체에 영향을 주는 것과 마찬가지다."

-그 의도가 뭐라고 생각하나.

"정부에서 만약에 집값에 거품이 있다고 판단되면 실수요자들은 현재 오른 가격에 집을 사지 못하게 해야 한다. 그런데 7·10 부동산대책에서 서민 실수요자 LTV 10%p 가산 소득 기준을 완화시켰다. 정부에서 거품이 낀 가격에 집을 사라는 신호를 준 것이나 다름이 없다. 오른 가격을 부정하지 않고 오히려 사라고 했다? 이건 무주택 실수요자들에게 1주택자가 되라고 신호를 보냈다고 해석할 수 있다. 결국 정부의 '고의' 중 하나는 1주택자를 자기 편으로 끌어들이려는 전략인 것 같다. '소득주도성장'을 표방했으나 그게 실패하니까 '집값주도성장'으로 바꿔서 유권자들을 포섭하는 거다."

-그런데 이번에는 부산시장 선거를 앞두고 부산 일부 지역을 규제지역으로 묶지 않았느냐.

"워낙 많이 올랐으니까. 한 4억~5억 원 정도씩 오르지 않았느냐. 이제 적당히 올랐으니까 서로 암묵적인 타협점, 합의점을 본 거다. 집을 갖고 있는 사람들, 특히 1주택자들, 그중에서도 무주택에서 1주택자가 된 사람들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지 않겠는가."

-전세시장에도 '고의'가 있나.

"당연히 있다. 문재인 정부는 전세가와 매매가 상승을 멈추는 법을 알고 있었다. 2018년 9·13 부동산대책에서는 당초 1주택자까지 전세대출을 막겠다고 했는데 여론이 좋지 않으니까 한발 물러섰고, 이번 전세대책 발표를 앞두고는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전세대출에도 DSR을 적용해야 한다고 언급했지만 결국 대책에서는 빠졌다. 최근에는 임차인이 아닌 집주인 채무를 기준으로 전세대출을 해줘야 한다는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고 한다. 즉, 전세가 상승과 매매가 상승의 주된 원인이 전세대출임을 이미 인지하고 있음에도, 전세대출이 문제라는 인식을 부동산 정책 실무자들이 갖고 있음에도 이를 고의로 외면했다고 해석할 수 있다.

11·19 전세대책에서 전세가 상한제가 빠진 점도 그렇다. 정말 전세가와 매매가를 잡을 의지가 있다면 이번에 포함시켜서 발표했어야 했다. 임대차법으로 전세계약이 한 번 연장되고 다음에 바뀔 때 또 전세가가 폭등하는 시기가 반드시 올 게 아니냐. 게다가 집주인들이 들어가는 척만 하고 기존 세입자 이사를 유인한 뒤 새로운 세입자를 받으면 그만인 실정이다. 하나하나 확인하는 것도 어렵다. 전세가 상한제 도입했으면 이런 걱정할 필요가 없지 않느냐. 아마도 정치적 부담과 같은 이유로 제외한 것 같다. 한번 할 때 확실하게 해야 되는데 문재인 정부는 항상 구멍을 열어놓는다."

-그런 '고의'가 문재인 정부의 패착인가.

"따지고 보면 그렇다. 이명박·박근혜 정부의 전세대출 정책을 그대로 유지한 점, 그리고 전세대출이 문제임을 알면서도 개선 노력을 하지 않은 점, 그런 고의는 분명 패착이다.

다만, 현재 문재인 정부가 과거 보수정권에 비해 상대적으로 불리한 위치에 있는 건 감안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MB 때는 금융위기라곤 하지만 사상 최대 무역 흑자를 낼 정도로 경기가 괜찮았다. 집값을 하락시켜도 되는 구조였다. 반면, 현 정권은 출범 직후 미중 무역분쟁이 있었고, 지난해에는 일본과 큰 마찰도 빚었다. 게다가 올해에는 코로나19 사태까지 터지지 않았느냐. 이제는 집값을 인위적으로 하락시키면 경제 전체가 휘청거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집값을 잡으면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을 비판하는 세력이 많아지는 부담이 있을 거다. 그러니까 차라리 '집값주도성장'으로 집값을 좀 올려서 부양시키고, 세금 걷어서 코로나19 방패로 삼고, 그런 느낌이다."

전세대출 규제가 필요한 이유, 그리고 3기 신도시

-그래서 전세대출 규제라는 카드를 쓰지 못하고 있다는 건가.

"참 선의인지, 악의인지 알 수 없는 고의다. 얼마 전에 충격적인 뉴스를 봤다. 의붓아버지가 딸을 성폭행했는데 친엄마가 이를 알면서도 일부러 신고를 하지 않았다는 내용이었다. 남편이 구속되면 당장 생활비 걱정을 해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이었다. 굳이 비유하자면 지금 상황이 딱 그렇다. 정부와 금융당국은 이미 전세대출이 전세·매매가 상승의 본질임을 알고 있다. 하지만 손을 대지 못한다. 정치적으로 공격을 당하기 좋고, 특히 진보정권에서 전세대출을 중단하겠다? 이건 감당하기 어려운 일이다. 여기에 '집값주도성장'도 있다. 부동산이 경제를 떠받치는 구조가 만들어졌으니 손을 댈 수가 없다. 지난 총선 직전 부산 규제 해제한 게 대표적인 예다."

-사실 지금도 전세대출 규제는 이뤄지고 있지 않나.

"현장을 제대로 모르는 사람들이 하는 말이다. 다주택자는 불가능하지만 9억 원 이하 주택 보유한 1주택자들은 아직도 전세대출을 받을 수는 있다. 9억 원 초과 집을 갖고 있어도 가능하다. 그 집을 전세를 놓고 제2금융권에서 받으면 된다. 전세자금대출이 나올 곳은 아직도 무궁무진하다. 이를테면 상호신용금고나 보험사에서는 집이 부인 앞으로 있으면 남편 명의로 대출을 받는 게 여전히 가능한 실정이다. 심지어 다주택자들도 상호신용금고에서 대출을 받을 수 있다. 은행은 보증기관이 있는데 거긴 보증기관이 없다. 전세대출은 사고가 날 일이 적다고 판단하는 거다. 문제 생기면 담보를 치면 되니까. 마음만 먹으면 아직도 다 된다."

-그럼 어떤 방향으로 전세대출을 규제해야 하는가.

"기존 전세대출을 쓰고 있는 국민들은 이사를 가지 않으면 그대로 연장해 준다. 또 대책 발표일로부터 3~4개월 정도는 예외적으로 이사를 가도 전세대출을 허용한다. 일종의 계도 기간을 두는 것이다. 그리고 그 이후부터 새로 받는 전세대출에 대해서만 규제하면, 100% 장담하는데 신규 입주 아파트 6억~7억 원하는 전세가가 3억~4억 원 수준으로 빠질 거다. 그럼 집값도 자연스럽게 내려간다. 임대인이 날짜에 잔금을 맞춰야 하는데, 그 날짜에 임차인이 돈이 없으면 당연히 그 지역 사람들의 현금 동원력에 따라 전세가가 설정되는 거다. 임대인과 임차인들이 날짜를 기준으로 심리 싸움을 하는 건데 여기에 자금을 대주지 않으면 가격은 떨어진다. 서울도 마찬가지다.

다만, 무주택 서민들을 위한 전세대출은 일부 유지할 필요가 있다. 전세대출을 전면적으로 없애되, 부부 합산 소득 4000만~5000만 원 이하 무주택자를 대상으로 아파트가 아닌 빌라, 다세대, 연립 등에 한해서만 전세대출을 준다면 전세시장 안정화에도 도움이 되고, 무주택 서민들도 혜택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전세대출 규제만으로 충분할까.

"더 효과를 보려면 3기 신도시에 대한 분양가 상한제도 병행해야 한다. 정부에서는 시세 70% 수준으로 3기 신도시를 공급하겠다고 하는데, 그 말 자체가 집값을 계속 상승유지하겠다는 의미와 같다. 시세가 기준이 되면 안 된다. 조성원가를 기준으로 분양가 상한제를 실시해야 한다. 조성원가 기준이면 3기 신도시는 평당(3.3㎡당) 1100만~1200만 원이면 공급 가능하다고 본다. 이렇게 되면 수도권 집값 많이 빠질 거다. 그런데 정부의 계획대로 시세 70%면 평당 1600만~1700만 원 수준이다. 그러면 시세가 다운되는 게 아니라 3기 신도시 집값이 시세에 맞춰진다. 낮은 분양가로 계속 시장에 시그널을 줘야 한다. 자꾸 이 정부 들어서 '핀셋'을 얘기하는데, 강남구에서는 대마초를 피워도 되고, 서초구에서는 안 된다는 식이다. 핀셋이 아니라 전면적으로 분양가 상한제를 실시해야 한다. 이런 식으로 분양가를 확고하게 잡으면 전세대출이 계속 존재해도 시장이 안정화될 여지가 있다."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야권과 전문가들을 중심으로 나오는데.

"예전처럼 전세대출이 확대되지 않았을 때는 그냥 시장에 맡겨도 적절한 규제만 있으면 집값이 확 떨어질 거다. MB가 DTI 규제로 그런 재미를 많이 봤다. 그러나 지금처럼 전세대출이 계속 존재하는 상태에서 전셋값까지 이미 폭등했다면 아무리 규제를 풀고, 공급을 늘려도 구조적으로 전세가는 오른다."

-조성원가 기준 분양가 상한제는 몰라도, 전세대출 중단은 현실적으로 이뤄질 가능성이 낮아 보인다.

"맞는 말이다. 큰 변화가 있지 않는 이상 제로(0)에 수렴한다. 부담도 많고, 반발도 많다.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전세·매매가 상승의 본질이 왜 전세대출인지, 전세대출이 존재함으로써 왜 전셋값이 오르고 집값이 오르는지 그 상승 구조를 설명하고, 국민들에게 이해를 구해야 한다. 그런 다음에 시행해야 한다.

이 대목에서 언론의 역할도 중요하다고 본다. 만약 똑같은 부동산 시장 상황이 보수정권 하에서 펼쳐졌다면 이런 식으로까지 전세·매매가가 폭등하진 않았을 거다. 진보가 집권하면 보수언론과 경제지에서 자꾸 심리적으로 자극한다. 이명박·박근혜 정권 때는 정부가 어떤 정책을 쓰면 언론이 알아서 조절을 했다. 봄에 1억 원 오르면 가을에는 5000만 원 정도 가격을 빼는 그런 방식이다. 통계를 보면 다 그렇게 나온다. 그런데 진보정권에서는 정부가 집값을 1억 원 정도만 올리려고 마음을 먹었다면, 언론에서 부채질해서 이걸 2억 원까지 올린다. 정치인들은 사실 정책보다는 내가 어떻게 대중들에게 보이느냐가 더 중요한 측면이 있다. 언론이 최소한 집 문제에 있어서는 진영 구분 없이 대승적인 차원에서 그런 여론을 조성해 줄 필요가 있다고 본다."

-마지막으로, 전세대출 중단이 없다는 전제 하에 향후 시장 전망은.

"전세대출 규제라든지, 전세가 상한제라든지 특정 발표가 없다면 전셋값은 당분간 계속 오를 거다. 언론도 계속 전세가 폭등한다는 기사를 쓰면서 심리를 자극할 거다. 전세가는 전세대출 한도만큼 올라갈 거다. 그리고 그 돈을 들고 서울 강남 입성하려는 수요가 생기면 또 오를 것이다. 매매시장도 마찬가지다. 전셋값이 오르면 집값도 오른다. 전세대출을 강력하게 중단하지 못한다면, 앞서 말했듯 조성원가 기준으로 3기 신도시 분양가를 책정해 현재 집값이 거품이라는 인식을 심어줘야 한다."

-거품인가.

"지금 대학생들이 공부 열심히 해서 힘들게 대기업에 들어가고 10년차가 되면 연봉 1억 원 정도 받는다고 하더라. 이 과정에서 결혼하고, 애들 키우면 1년에 정말 많이 모아야 4000만 원에서 5000만 원일 거다. 3~4인 가족 기준으로 30평대에는 살아야 한다는 보편적인 인식이 있지 않느냐. 신축 기준 30평대가 10억 원 안팎이다. 그럼 20~30년은 일해야 집 구매가 가능한 건데 이게 거품이 아니라고 생각하는가. 10~15년 정도 일하면 집을 장만할 수 있어야 적정하다고 생각한다. 열심히 공부하고 힘들게 일해서 적어도 40대 초반에는 내 집을 마련할 수 있는 사회가 돼야 옳지 않나 싶다."

담당업무 : 건설·부동산 및 유통을 담당합니다.
좌우명 : 隨緣無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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