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ID-住] ‘부동산=절대안전자산’ 공고화한 코로나…관련 업계 ‘大호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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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ID-住] ‘부동산=절대안전자산’ 공고화한 코로나…관련 업계 ‘大호황’
  • 박근홍 기자
  • 승인 2020.11.29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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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文정부 부동산대책 영향에 주택 매매거래 전년比 72%↑…아파트 증가세 견인
집 꾸미기 열풍에 인테리어·리모델링업체 수혜…건설업계는 안티 바이러스 특화설계 집중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박근홍 기자]

중국발(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코로나19가 전(全)세계로 퍼진지 어느덧 1년이 흘렀다. 팬데믹은 지난 1년 간 국내 부동산 시장에도 막대한 영향을 끼쳤다. '집=절대안전자산'이라는 인식이 더욱 굳건해졌고, 이에 따른 시장 과열과 비대면 트렌드를 적극 공략한 업체들이 수혜를 입었다. 이 같은 흐름은 '위드 코로나',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도 지속될 전망이다.

안전자산 '부동산'에 몰린 돈

코로나19는 우리 주(住)문화에 어떤 영향을 끼쳤을까. 사진은 서울 강남에 밀집한 아파트 단지 ⓒ 뉴시스
코로나19는 우리 주(住)문화에 어떤 영향을 끼쳤을까. 사진은 서울 강남에 밀집한 아파트 단지 ⓒ 뉴시스

29일 한국감정원 부동산통계정보 R-ONE에 따르면 2020년 1월부터 10월까지 국토교통부에 신고된 전국 주택 매매거래량은 102만2266건으로, 전년 동기(59만4444건) 대비 71.97% 증가했다. 이미 지난해 전체 주택 매매거래량(80만5272건)을 훌쩍 넘긴 수준이다. 증가세를 견인한 건 아파트였다. 올해 1~10월 전국에서 거래된 아파트 매매건수는 73만8391건으로, 전년 동기(39만360건)보다 89.15% 늘었다. 지난해 전체 아파트 매매거래량(54만5061건)과 비교해도 35.46% 많다.

거래가 확대된 건 주택, 아파트뿐만이 아니다. 부동산정보플랫폼 부동산플래닛이 국토부 실거래 자료를 분석해 내놓은 자료를 살펴보면 2020년 1~3분기 전국 상업·업무용 부동산(빌딩, 상가, 사무실 등) 거래량은 1만8358건으로 전년 대비 30.5% 늘었고, 전체 거래금액도 30조6552억 원에서 41조8779억 원으로 36.6%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오피스텔과 토지 거래량도 각각 42.5%, 10.2%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올해 들어 부동산 시장 전체가 뜨겁게 달아오른 주된 이유는 코로나19로 보인다. 전염병 확산으로 국내외 경기가 침체되고 경제 불투명성이 심화되면서 시중에 풀린 돈이 전통적인 안전자산인 부동산에 몰린 것이다. 부동산플래닛 임하나 빅데이터랩장은 "코로나19와 정부의 부동산 규제에도 부동산 거래가 활발했던 것은 코로나19에 따른 전(全)세계적인 경기 침체로 인해 유동성이 안전자산인 부동산으로 대거 몰리면서 발생한 것"이라고 말했다.

소득주도성장의 노선 변경, '집값주도성장'

김현미 국토부 장관이 지난 6월 17일 오전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주택시장 과열요인 관리방안(6·17 부동산대책)에 대해 브리핑하는 모습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김현미 국토부 장관이 지난 6월 17일 오전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주택시장 과열요인 관리방안(6·17 부동산대책)에 대해 브리핑하는 모습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부동산 시장 과열의 또 다른 요인인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대책도 대규모 전염병 사태에 의한 정책 노선 변경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는 측면에서 본질적으로는 코로나19 여파의 일환으로 볼 여지가 있다.

실제로 팬데믹 초기인 지난 1~3월 전국 주택 매매거래량은 32만5275건으로, 전년 동기(14만5087건)보다 2배 이상 많았다. 지난해 12·16 부동산대책에 따른 풍선효과였다. 그러자 현 정권은 2·20 부동산대책을 발표하며 조정대상지역을 추가 지정하고, LTV 규제를 강화했다. 코로나19는 지난 3월을 기점으로 국내에서 급속도로 확산됐다. 해당 대책과 전염병 창궐 영향으로 주택 매매시장은 가라앉는 것처럼 보였다. 코로나19 확산 속도도 소강상태에 들어갔다.

희한하게도 문재인 정부는 이 대목에서 역대 가장 강력한 대책인 6·17 부동산대책을 내놨고, 시장은 다시 요동쳤다. 충격에 빠진 수요자들이 너도 나도 '패닉 바잉'에 나선 것이다. 그리고 무주택 서민·실수요자에 대한 대출 규제를 완화하는 내용이 담긴 7·10 대책이 공개됐다. 무주택자들 입장에서 정부가 집을 구매하라는 신호를 보냈다고 해석하기 충분해 보인다. 그 결과 지난 6~7월 전국 주택 매매거래량은 비수기임에도 올해 들어 최고치를 찍었다.

코로나19는 지난 8월 재확산됐는데, 그 직전인 지난 7월 30일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안, 이른바 임대차3법을 통과시켰다. 전세가와 매매가 상승폭이 잠시 축소되는 모습을 보였으나, 입지 좋은 전세 물건이 귀해지면서 전셋값이 폭등하고, 차라리 집을 사는 게 낫겠다는 판단을 내린 세입자들이 늘면서 매매가도 다시 높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그리고 확진자수가 다시 늘어난 11월 들어 문재인 정부는 11·13 신용대출 규제와 11·19 전세대책을 발표했다.

우연의 일치일까. 코로나19가 급격히 확산되거나, 확산세가 줄어들었을 때마다 정부여당은 부동산 관련 액션을 취한 셈이다.

이와 관련, 이원용 부동산연구소장은 "문재인 정부는 '소득주도성장'을 표방했으나 출범 직후 미중 무역분쟁이 심화됐고, 지난해에는 일본과 큰 마찰을 빚었으며, 올해에는 코로나19 사태까지 터졌다. 소득주도성장을 이루기 어려운 환경이니 '집값주도성장'으로 전환해 1주택자들을 자기 편으로 포섭하기 위해 집값을 올리면서 동시에 경기도 부양시키고, 이를 통한 증세로 세금을 코로나19 방패로 삼는, 그런 느낌"이라며 "코로나19로 흔들리는 경제를 부동산이 떠받치고 있는 구조가 형성됐다. 이젠 집값을 인위적으로 하락시키면 경제 전체가 휘청거릴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결과적으로 코로나19는 '부동산공화국'에 사는 우리 국민들로 하여금 '부동산=절대안전자산', '집=투자수단'이라는 공식이 더욱 공고화시킨 것으로 풀이된다. 팬데믹이 부동산 매수 심리를 자극한 것이다.

관련 업계, '비대면' 전환으로 직간접적 수혜 입어
"'비대면' 트렌드는 코로나19 이후에도 이어질 것" 

이처럼 부동산 시장이 뜨거워진 가운데, 코로나19 사태로 재택근무 방식이 정착되는 등 비대면 트렌드가 새로운 화두로 떠오르면서 관련 업계는 대호황을 누리고 있다.

대표적인 업종이 인테리어·리모델링이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국내 인테리어·리모델링 시장 규모(추정치)는 약 42조 원으로, 4년 전인 2016년(28조4000억 원)과 비교했을 때 40% 가량 확대됐다. 전염병 확산 방지를 위한 사회적 거리 두기와 재택근무 영향으로 '집콕족'이 급증한 영향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배적인 견해다. 집에 머무는 시간이 많아진 만큼, 집을 꾸미고 싶은 욕구도 늘어났다는 분석이다. 주택 매매거래량이 증가한 점 역시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살펴보면 업계 1위 한샘은 올해 3분기 연결기준 누적 매출 1조5153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9.89% 증가한 수치다. 사내 성문제 논란이 터진 이후 한동안 가까이 가지도 못했던 매출 2조 원 클럽 문을 올해는 다시 활짝 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같은 기간 업계 2위인 현대리바트의 매출도 전년 동기보다 14.44% 늘어난 1조442억 원으로 집계됐다.

특히 한샘의 경우 리모델링 시장 진출을 위해 2018년 출시한 리모델링 패키지 전문 브랜드 '리하우스' 효과를 톡톡히 봤다. 지난 3분기 한샘의 리하우스 부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1.4% 성장했다. '휴식'에만 국한됐던 집이라는 공간의 역할이 코로나19 여파로 '일', '여가', '학습' 등으로 확장되면서 리모델링에 대한 관심이 커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최근 인테리어·리모델링 시장에서 가장 눈에 띄는 건 '비대면'이다. 신한카드 빅데이터연구소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들어 국내 가구 시장에서 가장 높은 매출 신장률을 보인 한샘과 같은 대형 가구 전문점도, 이케아와 같은 DIY 가구 전문점도 아닌 '인테리어 앱'이었다. 2020년 1~3분기 인테리어 앱 업체들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60% 증가했다. 같은 기간 DIY 가구 전문점과 대형 가구 전문점은 각각 36%, 27% 느는 데에 그쳤다.

코로나19로 집은 휴식은 물론, 일, 여가, 학습까지 하는 공간이 됐다 ⓒ pixabay
코로나19로 집은 휴식은 물론, 일, 여가, 학습까지 하는 공간이 됐다 ⓒ pixabay

주(住)문화를 선도하는 대표적인 업종인 건설업계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엿보인다. 국내 건설사들은 코로나19에 따른 손실을 최소화하는 동시에 전염병 확산에 대응하기 위해 사이버 모델하우스 꾸미기에 집중했다. 360도 VR 영상, AR 등 각종 첨단 기술을 적용해 수요자들에게 주거 상품을 소개하는 사이버 모델하우스는 이제 사업을 추진함에 있어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바이러스에 민감해진 수요자들을 사로잡기 위한 '안티 바이러스' 마케팅 전략도 주목할 만하다. 이 같은 전략은 기술 개발에 충분한 비용을 투자할 수 있는 대형 건설사들이 주로 펼치고 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의 음성인식 환기시스템인 'IoT 홈큐브', 현대건설의 바이러스 제거 기술인 '광플라즈마 살균·청정 환기시스템', 대림산업의 '안티 바이러스 환기시스템', GS건설의 24시간 공기청정 시스템 '시스클라인', 대우건설의 공기질 개선 시스템인 '5ZCS' 등이 대표적인 예다.

이 같은 흐름은 '위드 코로나',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박용석 건설산업연구위원은 "코로나19 장기화 등으로 경기가 위축된 상황에서는 노후화된 부분만 수선하는 유지·보수 시장의 수요가 당분간 지속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부동산인포 권일 리서치팀장은 "바이러스 이슈로 깨끗한 공기에 대한 수요자들의 관심이 지속적으로 높아지면서 건설업체들도 기술력 발전에 더욱 심혈을 기울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가구업계의 한 관계자는 "'오늘의집', '한샘몰', '이케아' 등 홈퍼니싱 플랫폼 선두주자들을 중심으로 인테리어·리모델링 시장이 재편될 가능성이 높다. 집꾸밈에 대한 관심이 특히 젊은층에서 높아지고 있는 만큼, 비대면 트렌드가 코로나19 이후에도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담당업무 : 건설·부동산을 중심으로 산업계 전반을 담당합니다
좌우명 : 隨緣無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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