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여성임원 인사 눈길…유리천장 깨지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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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여성임원 인사 눈길…유리천장 깨지고 있을까
  • 박진영 기자
  • 승인 2020.12.07 15: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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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금융 최초로 여성임원 2명 동시 발탁…‘이수경’ ‘허옥남’
지난 10월, 민간은행 첫 여성 행장…유명순 한국씨티은행장
전체 금융사 여성임원 5.2% 불과…남녀임금 격차도 여전해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박진영 기자]

최근 금융권에서 여성임원 인사가 눈에 띈다. 농협금융지주가 농협금융 최초로 여성임원 2명을 발탁하는가 하면, 지난 10월 민간은행에서 첫 여성 행장이 나오기도 했다. 금융권에서 여성에게만 유독 견고했던 유리천장이 차츰 깨지는듯 보이지만, 금융권 여성임원 비율은 5% 내외로 여전히 갈길이 멀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왼쪽부터) 농협은행 이수경 부행장, 농협생명 허옥남 부사장 ⓒ농협금융
(왼쪽부터) 농협은행 이수경 부행장, 농협생명 허옥남 부사장 ⓒ농협금융

7일 금융권에 따르면, 농협금융지주는 이수경 농협은행 부행장과 허옥남 농협생명 부사장 등 농협금융 최초로 여성 임원 2명을 동시 발탁했다고 밝혔다. 농협금융 관계자는 이번 인사에 대해 "전문성, 성과 및 현안 해결형 맞춤 인재 중용에 초첨을 맞췄다"고 밝혔다.

이번 인사에는 그동안 여성 임원 비중이 낮다는 지적을 해소하기 위한 농협금융지주의 의도도 담겨있다는 분석이다.

지난 10월, 홍문표 국민의힘 의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농협중앙회를 포함한 36개 회사의 여성 임원 비율이 1.6% 밖에 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금융권 여성 임원 비율 5.3%, 공공기관 여성 임원 비율 21.1%에 크게 못미치는 수치다.

계열사별로 살펴보면, 농협은행과 부산경남유통만이 각 1명씩 여성 임원을 두고 있었을 뿐, 나머지 34개의 지주·자회사 임원 총 124명이 모두 남성으로 구성돼 있었다.

농협금융 관계자는 "(이번 인사는) 농협금융 최초로 여성 임원 2명을 동시 발탁함으로써 국내 금융권 유리천장을 깨는데 앞장섰다는 것에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지난 10월, 민간은행 최초 여성 행장이 탄생했다. 한국씨티은행은 당시 유명순 기업금융그룹 수석부행장을 차기은행장으로 최종 선임했다. 그는 모회사인 씨티그룹이 운영하는 'CEO 후보 육성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차기 행장 육성 교육을 받았다.

한국씨티은행은 전체 임원 13명 중 5명(약 40%)이 여성으로 구성돼, 여성에 보수적인 은행권에서 여성 친화적 조직으로 평가받고 있다.

다만, 그럼에도 전체적으로 봤을 때, 금융권의 유리천장은 여전히 견고하다. 국내 116개 금융사 임원 중 여성은 5.2%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임원의 임금도 남성보다 2배 가량 적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민형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낸 '2019년 임원 현황' 자료에 따르면, 전체 금융사 임원 1630명 중 남성 임원은 1544명, 여성임원은 86명이었다.

업권별로, 상호금융은 22명 임원 중 여성 임원이 한명도 없었다. 증권사는 460명 중 11명으로 2.4%, 손해보험은 232명 중 11명으로 4.7%였다. 카드사는 176명중 13명으로 7.4%, 은행은 243명 중 19명으로 7.8%로 약간 높았다. 생명보험이 여성임원 11%로 가장 높았다.

임원 중 남녀 간 임금 격차도 컸다. 금융권 전체 임원 평균 임금은 2억 1900만원인데, 여성 임원 평균 연봉은 1억 2000만원으로, 남성이 여성에 비해 약 2배 많았다.

민 의원은 "금융업권 여성 임원 비중이 적다는 것은 매번 지적된 문제지만 개선되지 않고 있다"면서, "남녀간 임금 격차, 상대적 박탈감 등 문제 해결을 위해 정책적으로 금융사의 유리천장을 깨는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홍문표 의원도 "한국은 7년연속 OECD 회원 29개국 중 유리천장 지수 최하위를 기록하고 있다"면서, "채용 성차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솔선수범 해야 할 공적기관들이 보이지 않은 장벽을 쳐 여성 인력 채용과 승진을 가로막고 있는 게 아닌지 점검해봐야 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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