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계, ‘부익부 빈익빈’ 심화…대형社 쏠림 현상 확대
건설업계, ‘부익부 빈익빈’ 심화…대형社 쏠림 현상 확대
  • 박근홍 기자
  • 승인 2020.12.09 16: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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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정비사업·해외사업 수주실적 빅3 비중 전년比 증가
"자본력·신인도 중요성 높아져…상생 생태계 구축 필요해"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박근홍 기자)

중국 우한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경제 피해가 본격화되면서 국내 건설업계가 흔들리고 있다. 건설업의 경우 일자리 창출 등 국가경제에 기여하는 바가 큰 만큼, 민관이 협력해 대응 방안을 신속히 마련하지 않으면 국가경제가 치명적인 손상을 입을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 pixabay
중국 우한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경제 피해가 본격화됐지만 국내 건설업계는 위기 속에도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뒀다. 하지만 빛이 있으면 그림자가 있는 법, 국내 건설업계의 구조적 취약점인 부익부 빈익빈이 국내사업과 해외사업에서 더욱 고착됐다. ⓒ pixabay

올해 들어 국내 건설업계 내 '부익부 빈익빈' 구조가 심화된 모양새다. 코로나19 여파로 막대한 자본력을 갖춘 업체들에게 유리한 경영환경이 조성되면서 대형 건설사로의 국내외 일감 쏠림 현상이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지난 7일 대한건설협회가 공개한 '2020년 10월 월간건설경제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월부터 10월까지 국내 건설업체들의 재건축·재개발사업 누적 수주액(공공+민간)은 총 21조3788억 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전체 재건축·재개발사업 수주실적(17조7110억 원)을 훌쩍 넘긴 수준이다.

이는 분양가 상한제에서 벗어난 비규제 지역 조합들을 중심으로 도시정비사업이 잰걸음에 들어갔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또한 정비구역 일몰제 등도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다. 아울러 신축 아파트에 대한 수요가 예년보다 늘어난 만큼,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규제로 어려움을 겪더라도 정비사업을 그대로 추진하는 게 더 이득이 될 수 있다고 판단한 조합들이 많았던 것으로 보인다.

팬데믹으로 주춤할 가능성이 높다고 점쳐진 해외시장에서도 국내 건설사들은 괄목할 만한 성과를 달성했다. 해외건설협회가 집계한 자료를 살펴보면 지난달 말 기준 우리나라 업체의 2020년 누적 해외수주액은 올해 초 문재인 정부가 내세웠던 연간 목표액 300억 달러를 돌파했다. 이는 지난해 전체 해외수주실적(223억 달러)보다 약 37% 증가한 수치다.

당초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올해 해외수주가 300억 달러를 넘기기 힘들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코로나19 사태 발생으로 전반적인 발주 환경이 악화됐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중동, 중남미 지역에서 대규모 프로젝트를 대거 수주하면서 목표치를 초과 달성할 수 있었다는 게 해외건설협회의 설명이다.

최악의 위기 가운데에도 우리나라 건설사들이 국내외에서 오히려 전년보다 좋은 성적표를 받은 셈이다. 하지만 명암(明暗)은 항상 공존하는 법이다. 실적 개선에는 성공했지만, 국내 건설업계의 구조적 취약점인 부익부 빈익빈이 국내사업과 해외사업에서 더욱 공고화된 것이다.

2019년 재건축·재개발사업 시장 수주 빅3는 현대건설(2조8322억 원), 포스코건설(2조7452억 원), GS건설(1조6915억 원) 등으로, 이들의 합산 수주액은 7조2689억 원이다. 지난해 전체 재건축·재개발사업 수주실적(17조7110억 원)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1.04%로 집계됐다.

지난 10월 말 기준 주요 건설사들의 올해 도시정비사업 수주실적을 살펴보면 현대건설이 4조4491억 원으로 1위를 차지했으며, 그 뒤를 롯데건설(2조6106억 원), 포스코건설(2조4082억 원) 등이 이었다. 이들 '빅3'의 합산 수주액은 9조4679억 원으로, 같은 기간 전체 국내 건설업계가 올린 실적(21조3788억 원)의 44.28%에 해당한다. 올해 정비사업 시장에서 빅3가 가져간 일감이 지난해에 비해 3.24%p 증가한 셈이다.

중견·중소건설사들의 텃밭인 지방 광역시에서 열린 수주전에 대형 업체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정비사업 수주실적 2위인 롯데건설은 올해(지난달 말 기준) 총 8곳에서 사업을 수주했는데 서울·수도권은 단 2곳에 불과하다. 같은 기간 1위인 현대건설과 3위인 포스코건설도 절반 이상의 시공권을 지방 시장에서 확보했다.

해외사업 관련 부익부 빈익빈은 더 심각한 실정이다. 지난달 말 기준 올해 해외수주 빅3 업체는 삼성엔지니어링, 현대건설, 삼성물산 건설부문 등이다. 이들의 합산 실적은 약 250억 달러, 전체 해외수주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60% 이상이다. 지난해와 2018년 빅3 비중은 각각 45%대에 그친 바 있다.

이처럼 코로나19를 겪으면서 건설업계 내 양극화가 심화된 건 수주환경 악화로 자본력과 신인도의 중요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재벌 대기업 계열사인 대형 건설사들은 막대한 물적·인적 자원을 활용해 홍보·마케팅 전략을 펼칠 수 있는 반면, 중견·중소건설사들은 전염병 사태로 인한 실적 악화로 동원할 자금도 부족한 데다, 대외 신인도와 브랜드 인지도도 상대적으로 취약한 실정이라는 것이다. 또한 해외사업 수주는 애초에 중견·중소업체들이 명함을 내밀기조차 어렵고, 최근에는 범정부 차원에서 전략적으로 대형 건설사들의 해외건설 수주를 도우면서 운동장이 더욱 기울어졌다는 설명이다.

이 같은 현상의 조짐은 이미 지난 7월 국토교통부가 공개한 '2020년도 시공능력평가'에서 엿보이기도 했다. 올해 시공능력평가 상위 50위권에 위치한 건설사들의 평가액 총액은 157조3217억 원, 지난해(148조1229억 원) 대비 6.21%(9조1988억 원) 증가했다. 하지만 같은 기간 하위 50위권 업체들은 20조8466억 원에서 20조4536억 원으로 1.88% 오히려 감소했다. 특히 시공능력평가 탑10 업체들의 총 평가액은 97조4242억 원으로, 전년(90조6126억 원) 보다 7.51% 높아졌다. 같은 기간 11~20위권 건설사들의 증가율은 0.90%에 그쳤다. 분명한 대형 업체로의 쏠림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경영환경 변화로 자본 동원력과 대외 신인도가 무척 중요해진 상황이다. 대형 건설사로의 쏠림 현상이 확대될 수밖에 없는 환경"이라며 "이렇게 되면 건설산업 전반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루기 어렵다. 중견·중소건설사들이 생존할 수 있도록 정부와 국회가 컨소시엄 구성 의무화 등을 추진하고 상생 생태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담당업무 : 건설·부동산 및 유통을 담당합니다.
좌우명 : 隨緣無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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