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는 왜 서울시장 출마를 택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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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는 왜 서울시장 출마를 택했을까
  • 정진호 기자
  • 승인 2020.12.21 16: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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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 단일 대선 후보 되기 어려워…서울시장으로 몸값 올리기 포석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정진호 기자]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20일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뉴시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20일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뉴시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결국 내년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안 대표는 20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무너져 내리는 대한민국을 피를 통하는 심정으로 지켜보면서 지금은 대선을 고민할 때가 아니라 서울시장 선거 패배로 정권교체가 불가능해지는 상황만은 제 몸을 던져서라도 막아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또 “제가 대선을 포기하고 서울시장 출마 결심을 한 배경을 이해해주시길 바란다”며 “반드시 저는 선거에서 이기고 좋은 시정을 통해 정권교체의 교두보를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동안 ‘대권 직행’을 주장해왔던 안 대표가 차기 대선을 포기하고 서울시장 쪽으로 방향을 튼 것으로 해석된다.

 

총선서 세력 불리기 실패…차기 대선주자 지지율도 횡보


사실 ‘서울시장 출마는 없다’고 선을 긋던 동안에도, 정치권에서는 안 대표의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가 불가피하다고 보는 시각이 많았다. 안 대표가 ‘보수 단일 후보’로 나설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는 것이 그 근거였다. 어느덧 중도보다는 중도보수, 반문(反文)의 색채가 강해진 안 대표가 차기 대선에서 당선되기 위해서는 보수 단일 후보 자리에 오를 필요가 있었다.

하지만 제21대 총선에서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후보로 출마했던 이른바 ‘안철수계’ 의원들이 모두 낙선하며 국민의힘 내의 안 대표 영향력은 미미해진 상황이었다. 그렇다고 부족한 ‘세력’을 상쇄할 만한 지지율을 가진 것도 아니었다. 때문에 정치권에서는 안 대표가 ‘대권 직행’보다는 ‘우회로’를 택할 공산이 크다는 분석이 끊이지 않았다.

지난 11월 <시사오늘>과 만난 국민의힘 관계자도 “결국은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나설 수밖에 없다고 본다”며 “안 대표가 국민의당 후보로 나가는 건 반문 진영을 분열시키는 거니까 미래를 봐서라도 단독 출마는 어려울 것이고, 그렇다고 지금 상황에서 보수 단일 후보로 나서는 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니 한발 물러섰다가 차차기를 노릴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했다.

 

서울시장 상징성 커…문재인 vs 안철수 구도 만들 수도


반면 서울시장 쪽은 ‘인물난’에 시달리고 있었다. 박춘희 전 송파구청장, 이혜훈 전 의원, 김선동 전 의원, 조은희 서초구청장, 이종구 전 의원(출마선언 순) 등이 출사표를 던지긴 했지만, 다소 중량감이 떨어진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안 대표 입장에서는 서울시장 출마 쪽이 보다 ‘현실적인’ 판단이었다는 이야기다.

게다가 서울시장이라는 자리의 상징성과 실질적 영향력 등을 고려하면, 지지율 정체에 빠진 안 대표가 ‘승부수’를 던져볼 만하다는 충고도 적지 않았다. ‘안철수표 정책’을 내세우면서 문재인 정부와 각을 세울 경우, ‘문재인 대 안철수’ 구도가 형성되면서 안 대표가 ‘반문의 중심’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는 시나리오다.

또 다른 국민의힘 관계자 역시 “안 대표는 아직 환갑도 되지 않은 나이다. 차차기에 도전해도 충분한 여유가 있다”면서 “내년 4월에 서울시장으로 당선돼서 자기 강점인 코로나19에 제대로 대처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부동산 문제에 대한 해결책도 내놓고 한다면 차차기 대선에는 0순위 후보가 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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