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역설②] 소비는 줄었는데 카드사 실적은 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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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역설②] 소비는 줄었는데 카드사 실적은 흑자?
  • 박진영 기자
  • 승인 2020.12.22 14: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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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늘·시사ON·시사온=박진영 기자]

12월에 들어서면서, 코로나19 감염 확산세가 좀처럼 잡히지 않고 있다. 코로나19 유행 시작 후 가장 불안한 때가 '12월 현재'라는 설문결과가 나올 정도로 혹독한 겨울을 보내고 있다.

더욱이 전국적으로 산발적 감염 추세가 지속되면서, 실물 경제도 또다시 움츠러들고 있다. 자영업자들은 강화된 거리두기 방침으로 직접적 수익 악화를 겪고 있고, 취업자 수는 IMF이후 최악의 감소세를 보였다.

그런데, 최악의 경제상황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금융권에서 나타난 수치들은 아이러니하게도 이와 반대다. 올해 주요 금융지주사들의 실적은 역대 최고치를 경신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가 하면, 소비가 줄었는데도 카드사의 실적은 양호한 편인데다, 부실채권이나 대출 연체율은 줄어들고 있다. 어떻게 이런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걸까?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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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가 일상생활을 마비시키면서, 그에 따라 소비 등 실물경제에 큰 경제적 타격을 주었다. 반면, 카드사들은 실물경제 불황 속에서 비용을 줄이고, 카드론 등을 늘이면서 흑자 수익을 내고 있다.

코로나19의 경제적 타격으로 상반기 카드 결제액은 눈에 띄게 줄었으나, 카드사들은 두 자릿수의 수익 증가율을 보였다.

상반기 법인 카드 사용액은 지난해보다 4조원 가까이 줄었고, 개인, 법인을 합한 상반기 신용·체크카드 이용액은 지난해보다 0.3% 줄었다. 이에 카드사들의 가맹점 수수료는 지난해보다 1000억원 가까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신한·삼성·KB국민·하나·우리카드 등 5개 주요 카드사들의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1조 2979억원으로, 지난에 동기 대비 19.1%증가했다.

5개 카드사 중 KB국민카드를 제외하고 모두 지난해 대비 두자릿 수의 수익률을 보였다. 특히, 하나카드는 전년 대비 129.7% 늘어난 1144억원을 달성하면서, 수익률이 가장 높았다. 다만, KB국민카드는 2552억원으로, 전년 대비 1.7% 늘어났다. KB국민카드 측은 지난해 3분기 발생한 법인세 조정 관련 일회성 이익을 제외하면 당기순이익이 14.6%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업계에 따르면, 이번 흑자는 올해 카드론 이용자 수가 10%이상 늘었고, 코로나19로 항공, 여행, 스포츠 등에서 소비가 줄면서 관련 마케팅 비용을 줄였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아울러 정부의 가맹점 수수료 인하에 따라 각 카드사들이 수익 사업 다각화에 적극적으로 나선 것도 도움이 됐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박광온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받은 '카드사 조달 비용·수익률 현황' 자료에 따르면, 7개 전업카드사들의 올 상반기 카드론·현금서비스 수익률이 167%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7개 전업 카드사는 카드론과 현금서비스를 통해 2조5562억원의 수익을 올렸다. 이는 전년 대비 10%포인트 늘어난 수치다.

올해 6월부터 본격적으로 카드론 이용액이 늘어났는데, '빚투(빚내서 투자)'와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은)' 열풍이 어느정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카드론의 평균 금리는 연 13~14% 정도의 고금리지만, 별도 심사 없이 하루만에 대출이 된다는 간편함 때문에 급전이 필요한 개인들이 유동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카드론을 이용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와 함께 '고비용 저효율' 축소와 수익성 중심의 사업 재편 등 내실 경영에 집중하고 있다. 하나카드는 전 부문에 걸친 디지털혁신으로 비용효율이 개선됐고, 실제 은행 영업점을 통한 대면모집은 줄이고 디지털 모집을 확대했다. 또 신한카드는 3분기 누적 리스 수익으로 1987억원을 기록, 지난해 동기 대비 약 46.2% 증가했다. 삼성카드도 코로나19로 인해 항공사 마일리지나 호텔 할인, 놀이공원 할인 등 부가서비스 혜택이 줄어 마케팅 비용 출혈이 최소화했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고비용 저효율 마케팅은 줄이고, 수익성 중심으로 할부금융, 리스 등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담당업무 : 은행·저축은행·카드사 출입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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