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전기 뺍니다”…애플·삼성·샤오미 결정에 누리꾼 “단자 통일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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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전기 뺍니다”…애플·삼성·샤오미 결정에 누리꾼 “단자 통일이나”
  • 한설희 기자
  • 승인 2020.12.29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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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달라” 애플 비웃더니…뒤에서 따라하는 삼성전자·샤오미·화웨이
환경보호 이유라지만…충전기 빼면 삼성 8억·애플 6억·샤오미 4억↓
트렌드포스 “5G 지원으로 스마트폰 제조원가 상승…비용 절감 노린 것”
누리꾼 “소비자에 책임 전가…환경보호 목적이면 단자 통일부터”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한설희 기자]

애플이 시작한 ‘충전기·유선 이어폰 미포함’ 운동이 삼성전자·샤오미 등 대형 휴대폰 제조사의 유행으로 번지고 있다. ⓒ뉴시스
애플이 시작한 ‘충전기·유선 이어폰 미포함’ 운동이 삼성전자·샤오미 등 대형 휴대폰 제조사의 유행으로 번지고 있다. ⓒ뉴시스

애플이 시작한 ‘충전기·유선 이어폰 미포함’ 운동이 삼성전자·샤오미 등 대형 휴대폰 제조사의 유행으로 번지고 있다. 제조사들은 ‘환경 보호’를 이유로 충전기를 구성품에서 제외하고 있으나, 실상은 ‘원가 절감’ 목적이 크다는 분석이다. 다만 소식을 접한 누리꾼들은 “가격 인하 없는 패키지 경량화가 말이 되느냐”며 “환경보호 부담을 소비자한테만 떠넘기고 있다”고 반발하는 모양새다.

 

“우린 달라” 애플 비웃더니…뒤에서 따라하는 삼성전자·샤오미·화웨이


애플은 지난 10월 아이폰12 패키지를 출시하며 기존에 무료로 증정했던 충전기와 유선이어폰(이어팟)을 향후 주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리사 잭슨 애플 환경·정책·사회 이니셔티브 담당 부사장은 당시 아이폰12 공개 행사에서 “탄소 배출을 줄이고 소중한 자원의 채굴과 사용을 줄이기 위한 것”이라며 “구성품을 줄이면 연간 200만 톤의 탄소 배출을 줄일 수 있다”고 ‘친환경 정책’ 사유를 강조했다. 

이에 애플과 스마트폰 시장에서 격돌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샤오미는 즉각 SNS를 통해 “우리는 충전기를 제공한다”며 애플의 결정을 조롱한 바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10월 라틴아메리카 공식 트위터 계정에 “갤럭시는 충전기를 제공한다”고 명시했으며, 샤오미 또한 공식 계정에서 “걱정 마라. 우리는 미10프로 박스에 아무 것도 없애지 않는다”고 맞받아쳤다.

그러나 삼성전자와 샤오미, 나아가 화웨이까지 모두 구성품에서 무료 충전기를 없애는 움직임을 따르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새해 1월 공개하는 갤럭시S21 시리즈 구성품에 충전기 또는 유선 이어폰 중 하나를 제외하는 방향을 검토하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아직 확정된 것이 없다”며 말을 아끼고 있으나, 이미 미국 버전 갤럭시노트20과 인도 버전 갤럭시F41 구성품은 유선 이어폰 없이 출시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IT전문매체 〈윈퓨처〉는 “독일에서 판매하는 S21 패키지에서는 USB-C 타입 케이블만 동봉되고, 무료 케이스·충전기·유선 이어폰은 빠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28일 전격 공개된 2021년형 샤오미 스마트폰 ‘미 11’ 패키지에서도 충전기가 사라지면서, 박스 부피가 3분의 1 가량 감소했다. 이에 대해 레이쥔 샤오미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26일 본인 SNS를 통해 “이미 모든 사람들이 여러 개의 충전기를 갖고 있다”며 “환경을 보호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주장했다. 

화웨이 역시 내년도 신제품에서 충전기를 제외하려는 움직임이 포착됐다. 자사 무선이어폰 고객에게 ‘무선 헤드폰 패키지에서 충전 케이블을 제외하는 것이 구매 여부에 영향을 미치는가’ 라는 질문이 포함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것이다.

 

환경보호 이유라지만…충전기 빼면 삼성 8억·애플 6억·샤오미 4억↓


휴대폰 제조업체 모두 다수의 소비자가 충전기를 보유하고 있음을 강조하며 ‘환경 보호’ 취지를 내세우고 있으나, 사실상 ‘원가절감’을 우선적으로 고려한 정책이라는 분석이다.

업계 관행에 따르면, 제조사에 납품되는 충전기 단가는 약 3달러로 추정된다.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가 추산한 삼성전자(2억 5490만 대)와 애플(2억 270만 대), 샤오미(1억 5430만 대)의 올해 예상 출하량을 합하면, 충전기 제외만으로 3사가 대략 8억 달러·6억 달러·4억 달러를 아낄 수 있는 셈이다. 여기에 패키지 경량화로 인한 운송비 인하 등을 포함하면 원가 절감 비중은 더욱 높아진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도 지난 10월 애플의 ‘충전기 미포함’ 결정을 두고 “5G 지원으로 인해 스마트폰 제조원가가 올라가고 있다”며 “제품 가격 상승을 막기 위해 액세서리를 제외한 것”이라고 추론한 바 있다.

한편, 소식을 접한 누리꾼들은 “충전기를 뺀 값 만큼 돌려주는 것도 아닌데 소비자만 손해보는 것 아니냐”면서 반발하고 있다.

유명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판에는 “소비자 돈으로 기업이 생색내는 행위”라면서 “환경보호로 인한 비용 부담은 오로지 소비자한테만 떠넘기고 있다”는 글이 높은 조회수를 얻었다.

누리꾼들은 이날 ‘미 11’ 패키지 경량화 소식이 알려지자 “환경보호가 목적이라면 낭비되는 것 없게 제조사들끼리 진작 충전 단자부터 통일시켰으면 될 일”이라며 휴대폰 제조업체들의 공동 행위에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담당업무 : 통신 및 전기전자 담당합니다.
좌우명 : 사랑에 의해 고무되고 지식에 의해 인도되는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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