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 키워드] 건설업계, 新역량 발굴 매진…‘ESG’·‘고도화’·‘안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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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 키워드] 건설업계, 新역량 발굴 매진…‘ESG’·‘고도화’·‘안전’
  • 박근홍 기자
  • 승인 2021.01.04 16: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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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박근홍 기자]

2021년 신축년을 맞은 건설업계의 새해 핵심 키워드는 코로나19 등으로 급변한 경영환경에 대응하기 위한 '새로운' '역량' '발굴'이 될 전망이다. 그 중심에는 'ESG', '시스템·프로세스 고도화', '안전', '스마트' 등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본지는 국내 대형 건설사들 가운데 삼성물산 건설부문, DL E&C(구 대림산업), GS건설, 포스코건설, 대우건설, HDC현대산업개발, 롯데건설, SK건설, 중흥건설그룹, 쌍용건설 등 4일(오후 3시 기준) 올해 신년사를 공개한 업체들의 신년사 전문을 취합해 워드클라우드로 재구성했다. 그 결과 가장 많이 언급된 표현은 '발굴', 'ESG', '고도화', '역량', '혁신', '프로세스', '새로운', '안전', '친환경' 등 순이었다.

이를 미뤄봤을 때 건설업계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경기 침체가 지속될 것이며, 팬데믹과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 등에 따라 경영환경 불투명성이 심화될 것이라는 판단 하에, 이 같은 여건 속에서 살아남기 위한 새로운 역량 개발·발굴에 집중하겠다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풀이된다. 임병용 GS건설 부회장이 내세운 '토탈 솔루션 컴퍼니', 권순호 HDC현대산업개발 사장이 내세운 '종합금융부동산 기업', 하석주 롯데건설 사장이 내세운 '종합 디벨로퍼' 등이 대표적이다.

삼성물산 건설부문, DL E&C(구 대림산업), GS건설, 포스코건설, 대우건설, HDC현대산업개발, 롯데건설, SK건설, 중흥건설그룹, 쌍용건설 등 국내 대형 건설사들의 2021년 신년사를 워드클라우드로 구성했다 ⓒ 워드클라우드
삼성물산 건설부문, 디엘 이앤씨(구 대림산업), 지에스건설, 포스코건설, 대우건설, 에이치디씨 현대산업개발, 롯데건설, 에스케이 건설, 중흥건설그룹, 쌍용건설 등 국내 대형 건설사들의 2021년 신년사를 워드클라우드로 구성했다 ⓒ 워드클라우드

이 같은 계획을 실천에 옮기기 위한 구체적인 방법으로 각 건설사 수장들이 꼽은 건 'ESG'다. ESG는 환경(Environmental),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의 약칭으로, 최근 세계 여러 나라에서는 기업의 비재무적 성과를 판단하는 중요한 기준 중 하나로 ESG를 활용하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기후변화, 친환경 사업, 기업의 사회적 책임, 이사회와 감사 독립성, 주주친화적 정책 등이다.

해외 수주시장에서도 마찬가지다. 과도한 오염물질 배출, 하청업체 갑질, 불투명한 지배구조 등 리스크에 노출돼 향후 지속가능한 경영이 어렵거나, 여론의 지탄을 받을 가능성이 높은 업체는 불이익을 받는 사례가 나오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환경, 사회 부문에 대한 평가 기준이 이전보다 엄격해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응하고자 국내 건설사들도 새해를 맞아 ESG를 강조하고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수소, 연료전지, LNG, 신재생에너지 등 신사업 육성을 위한 포석으로도 볼 수 있다. 한성희 포스코건설 사장, 안재현 SK건설 사장, 김석준 쌍용건설 회장 등이 ESG를 직접적으로 언급했으며, 임병용 GS건설 부회장과 김형 대우건설 사장 등도 친환경 중심의 신사업 추진을 본격화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또 눈에 띄는 키워드는 '고도화'다. 코로나19, 저유가, 정부의 부동산대책 등으로 급변한 경영환경 속에서 생존하기 위해서는 어떤 업종, 어떤 기업이든 변화에 맞춰 핵심 역량, 업무 시스템, 경영 프로세스 등을 고도화시켜야 한다. 여기에 더해 건설사들은 프로젝트 수행 능력도 고도화할 필요가 있다.

건설업체 수장들이 '고도화'를 올해 핵심 키워드로 내세운 건, 우선 비대면 업무환경 전환 가속화로 인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T)과 새로운 COC(Chain of Command) 구축에 서둘러야 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하석주 롯데건설 사장은 "지금까지 습관처럼 했던 불필요한 업무나 회의, 보고 등을 과감히 버리고 전면적으로 재검토하라"고 지시했다.

아울러 언제든 실적이 악화될 수 있는 분위기인 만큼, 원가절감과 수익성 제고에 중점을 둔 고도화를 추진할 전망이다. 대표적인 예가 현장 생산성 향상의 필수 요소 중 하나인 스마트 건설 기술 고도화다. 건설사 수장 대부분이 신년사를 통해 스마트 건설을 활성화해 생산성을 늘리고 리스크 관리 역량을 고도화해야 한다고 임직원들에게 주문했다.

마지막 키워드는 '안전'이다. 매년 건설업계 신년사에서 강조되는 내용이지만 2021년은 유독 뚜렷하다. 문재인 정부가 칼을 빼들었음에도 2019년에 이어 2020년에도 건설현장 사망사고가 끊이지 않았던 점, 중대한 사고가 발생한 업체에 대한 벌점 등 규제가 강화된 점, 최근 국회발(發) 중대재해기업처벌법 논란이 일고 있다는 점 등을 감안한 신년사로 보인다.

오세철 삼성물산 건설부문 사장은 "안전과 관련된 엄격한 사회적 요구가 현실화되고 있다. 모든 임직원이 일과 행동의 최우선 가치에 안전을 둬 재해없는 회사로 만들어야 한다"며 "고객 그리고 사회와의 약속인 환경과 품질을 반드시 준수하고 경영활동은 법과 도덕적 양심에 어긋남이 없도록 해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존경받는 기업이 되도록 노력하자"고 강조했다. 

김석준 쌍용건설 회장은 "이천 화재 참사 이후 정부는 산업안전보건법 처벌 규정을 대폭 강화했고, 중대재해 발생 시 회사와 경영자에게 큰 법적인 책임과 거액의 벌금을 부과하는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의 입법 절차가 진행 중이다. 중대재해 방지는 회사이익을 보호하는 최우선 과제가 됐다"며 "이는 법적 처벌 수준이 대폭 강화됨과 함께 사회적 합의와 요구사항의 증대와도 직결돼 있다. 안전에 대해서는 항상 '선의의 강제'를 강조한다"고 당부했다.

담당업무 : 건설·부동산을 중심으로 산업계 전반을 담당합니다
좌우명 : 隨緣無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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