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사면은 국민통합의 첫걸음”… MB·朴에 반성문 조건 단 與에 일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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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학규 “사면은 국민통합의 첫걸음”… MB·朴에 반성문 조건 단 與에 일침
  • 윤진석 기자
  • 승인 2021.01.05 17: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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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참회는커녕 ‘나 버릴 용기’ 없어”… 페북 글 全文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윤진석 기자]

손학규 전 민생당 대표가 여당이 두 전직 대통령 사면에 앞서 당사자들의 반성문을 조건으로 내세운 것에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손 전 대표는 지난 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사면은 국민통합의 첫걸음’이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참으로 안타깝다. 나라가 어디로 가나?”며 사면론의 진행과정을 지켜보면서 안타깝고 절망스러웠다고 전했다.

이어 “나는 지난 12월 31일 어두웠던 2020년을 ‘참회’로 마감하고, 2021년에는 이를 위한 첫걸음으로 문재인 대통령이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을 사면할 것을 제안했다”며 “이는 우리나라가 분열과 갈등을 극복하고 ‘통합’으로 나가자는 뜻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마침 1월 1일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대통령에게 두 전직 대통령의 사면을 건의하겠다는 보도가 있었고 사면론이 물 위에 떠올랐다. 참으로 기뻤다”며 “그러나 어제(3일) 발표된 민주당 최고위원회의 입장은 참회는커녕 내가 우려했던 변명과 집착뿐이었다. 나를 버리겠다는 용기는 전혀 없었다”고 일갈했다. 또 이는 “대통령에게도 제동을 건 것”이라며 “이낙연 대표가 사면론의 꺼냈을 때 청와대와 사전 교감했느냐가 관심사인데, 생각해 보면 알 일”이라고 언급했다.

손 전 대표는 “우리 역사는 새로운 페이지로 넘어가고 있다. 이데올로기, 진영 정치의 시대는 지금이 극성기지만 이제 다음 장으로 넘어가는 시대”라며 “다시 말한다. 두 전직 대통령의 사면은 통합의 정치를 펼치기 위한 첫 번째 단추다. 우리나라에 새로운 시대를 열기 위해 두 전직 대통령의 사면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손학규 전 민생당 대표.ⓒ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손학규 전 민생당 대표.ⓒ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다음은 페이스북 글 전문

<사면은 국민통합의 첫걸음이다.>

참으로 안타깝다. 나라가 어디로 가나? 사면론의 진행과정을 지켜보면서 느낀 나의 절망이다.

나는 지난 12월 31일 페이스북에, 어두웠던 2020년을 ‘참회’로 마감하고, 2021년에는 이를 위한 첫걸음으로 문재인 대통령이 이명박, 박근혜 전 대통령을 사면할 것을 제안했다. 이는 우리나라가 분열과 갈등을 극복하고 ‘통합’으로 나가자는 뜻이었다.

마침 1월 1일 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대통령에게 두 전직 대통령의 사면을 건의하겠다는 보도가 있었고 사면론이 물 위에 떠올랐다. 참으로 기뻤다.

그러나 어제 발표된 민주당 최고위원회의 입장은 참회는커녕 내가 우려했던 변명과 집착뿐이었다. 나를 버리겠다는 용기는 전혀 없었다. 사면과 관련해서 “국민의 ’공감대’와 당사자들의 ‘반성’이 중요하다”고 한 발 물러서면서 ‘촛불정신’을 받들어 ‘개혁’과 통합을 함께 추진하겠다고 과거의 자세를 고수했다.

두 전직 대통령이 사과도 안했는데 웬 사면이냐는 게 반대론자들의 주장이다.

전직 대통령에게 요구하는 ‘사과’는 ‘사면’과 어울리는 말이 아니다. 오늘 우리가 말하는 ‘사면’은 법률적 면죄부나 용서가 아니라, 정치적 타협이다. 국민 통합을 위한 대통령의 ‘정치적 결단’일 뿐이다.

좀 더 솔직해지자. 전직 대통령의 구속은 법적인 문제 이전에 정치의 문제다. 사법부에 의한 판단이지만 실상 정치적 상황이 가장 중요한 기준이었다. 사면은 이제 그 정치적 상황을 바꿔보자는 것이다. 새로운 시대를 열기 위한 노력을 해 보자는 것이다.

반대론자들은 대통령에게도 제동을 건 것이다. 이낙연 대표가 사면론의 꺼냈을 때 청와대와 사전 교감했느냐가 관심사인데, 생각해 보면 알 일이다. 우리나라 여당의 정치 풍토상, 이낙연 대표의 정치적 경향상 대통령의 뜻과 어그러지는 행위를 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직접적인 언급은 없었더라도 대통령의 뜻이 그런데 있었음을 간파한 것은 틀림없다. 대통령이 그런 방향으로 나가야 국민통합에 기여하고 정국의 안정에도 기여할 것이라는 충정에서였을 것이다. 대통령을 돕는다는 생각에서 말이다.

그러나 일부 민주당 당원들은 이런 대통령의 정치적 결단에 대해 제동을 걸고 있는 것이다. 대통령의 정치 방향에 대해서 의심하고 브레이크를 걸기 시작한 것이다. 대통령이 새로운 방향으로 나가겠다면 그들은 대통령을 버리고 자기들의 길을 가겠다는 것이다. 과거에 안주하겠다는 것이다. 그것이 안타까운 것이다.

청와대는 사면론에 대해 침묵을 지키고 있지만, 일단 사면론이 이 정도로 공론화되었으면 책임은 대통령이 져야 한다. 이것이 대통령의 리더십이다. 국민 분열로 가느냐 국민 통합으로 가느냐는 대통령이 이끌기 마련이다. 사면은 반대파 국민까지 끌어안고 포용하는 통합의 길이라고 그들을 설득해야 한다.

실제로 나 자신도 이명박, 박근혜 두 전직 대통령과는 정치적 대립관계에 있었다. 그들의 정치 행위에 대해서는 불만이 많다. 잘못도 많다. 그러나 국민 통합을 위해서 그들의 사면을 주장하는 것이다. 우리는 과거를 씻고 새 시대로 나가야 할 시점에 와있다.

우리 역사는 지금 새로운 페이지로 넘어가고 있다. 이데올로기 정치, 진영정치의 시대는 지금이 극성기이지만 이제 다음 장으로 넘어가는 시대다. 사회의 다양성이 강조되는 다원적 민주주의 시대에 통합의 정치를 향해 몸부림치고 있는 것이다. 태극의 음양의 법칙은 한쪽이 극성할 때 그 꼬리를 물고 다른 한 쪽이 생겨서 번성해 가듯이, 이제 ‘그들’의 시대는 가고 있는 것이다. 과거에 집착하면 패배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내가 엊그제 말한 대로 성찰과 참회는 솔직하고 진솔해야 한다. 변명하지 말고, 자기 것에 집착하지 말고, 내려놔야 한다. ‘국민 공감대’를 말하고 ‘사과’를 요구하는 것은 오직 자기변명의 거짓에 지나지 않는다. 촛불정신을 말하고 적폐청산의 개혁만을 강조하는 것은 내 것을 지키겠다는 집착에 다름 아니다. 내려놓고 ‘백척간두의 진일보’ 정신으로 앞으로 나가야 한다. 그래야 영광이 뒤따를 것이다.

다시 말한다. 두 전직 대통령의 사면은 통합의 정치를 펼치기 위한 첫 번째 단추다. 우리나라에 새로운 시대를 열기 위해 두 전직 대통령의 사면은 이루어져야 한다.

2021. 1. 4
손 학 규

담당업무 : 정치부 기자입니다.
좌우명 : 꿈은 자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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