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학개미, 코스피 3000선 변동장세 떠받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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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학개미, 코스피 3000선 변동장세 떠받쳤다
  • 정우교 기자
  • 승인 2021.01.20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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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 이후 롤러코스터급 등락…삼성전자·현대차 등 대형주 중심
개인 투자자, 하락장서 1~4조 순매수…기관·외국인과 ‘힘겨루기’
18일, 삼성 및 대형주 부진에 매도폭 늘어…올해 최고 낙폭 기록
개인 수급 여전히 충분…‘영끌’ 재테크 자금, 주식시장으로 ‘무브’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정우교 기자]

2021년 1월 4일~20일 코스피 종가 및 개인 순매수 거래대금(단위 : 포인트 / 백만원), 파란색 표시는 전일대비 하락장 ©자료=한국거래소 / 그래프=정우교 기자
2021년 1월 4일~20일 코스피 종가 및 개인 순매수 거래대금(단위 : 포인트 / 백만원), 파란색 표시는 전일대비 하락장 ©자료=한국거래소 / 그래프=정우교 기자

개인 투자자들이 연초 코스피 변동장세를 지탱했다. 올해 코스피는 장중 3200선을 돌파하면서 상승세를 이어갔다가 어느새 3000선까지 후퇴하는 흐름을 보였는데, 개인 투자자들은 이때마다 대형주 중심으로 수 조 원을 매수하며 하락장을 버텨내고 있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지난 19일까지 롤러코스터급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전체 증시에서 개인 투자자들의 비중이 높아지고, 삼성전자, 현대·기아차, LG전자 등 대형주 중심의 투자 패턴이 굳혀지면서 흐름에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다. 실제 이달 초 3100선을 상회하던 흐름은 지난 15일 3085.90까지 후퇴했고, 다음 거래일(18일)에는 이보다 71.97포인트(2.23%) 하락한 3013.93으로 장을 끝내며 3000 선을 위협받았다. 

19일에는 소폭(78.73포인트, 2.61%) 높아져 3000 선(3092.66)을 사수했으나, 변동성은 여전하다는 판단이다. 또한 코스피의 '퀀텀점프'가 계속될 때마다 대두됐던 '과열 논란'이 본격적으로 거론됐고, 개인 투자자들의 매수 여력에 대한 진단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우려와 달리, 개인 투자자들의 실제 '저력'은 여전하다는 평가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4일부터 19일까지 개인 투자자들은 코스피에서 11조 351억 원을 순매수하면서, 기관 투자자(11조 5775억 원 순매수)와 힘을 겨루고 있다. 지난해 첫거래일 이후 12거래일간 순매수 규모(1조 8323억 원)과 비교하면 6배 이상 증가했고, '몸집'을 불린 동학개미들이 올해 기관, 외국인 투자자와 맞먹는 수준이 됐다. 

이같은 세(勢)는 하락장에서 두드러졌는데, 올해 첫 하락장이었던 지난 6일 개인 투자자들은 코스피에서 1조 7293억 원을 순매수했다. 전거래일보다 1조 원 가량 늘어난 수치다. 무엇보다 △삼성전자 △삼성전자우 △LG전자 △현대차 △기아차 △삼성SDI 등 대형주들의 순매수세가 더해졌고, 특히 삼성전자의 개인 순매수 거래대금은 이날 전체 절반을 넘긴 1조 132억 원으로 집계됐다.  

코스피도 삼성전자를 비롯한 대형주 중심의 '순매수' 행진으로 영향을 받았다. 사상 최초로 장중 3000선을 넘어섰기 때문이다. 하지만 피로감 등의 영향으로 전거래일보다 22.36포인트(0.75%) 떨어진 2968.21에 장을 끝냈다. 

이같은 흐름은 다음 하락장이었던 11~12일에도 계속됐다. 기관·외국인 투자자들은 이틀간 순매도세를 이어갔지만, 개인 투자자들은 6조 8046억 원에 육박하는 강한 순매수세를 나타냈다. 특히 대형주에 대한 '동학개미'들의 진격은 여전히 진행되고 있었다. 다만, 기관·외국인 투자자들의 순매도세와 시장 안팎의 영향으로 코스피는 이틀간 26포인트 가량 빠지면서 3125.95를 기록했다.  

이후 코스피의 하락세는 15일부터 다음 거래일인 18일까지 계속됐다. 이틀간 136포인트 하락했고, 장중에도 변동성 높은 흐름을 나타내면서 조정세가 시작됐다는 분석이 이어졌다. 하지만 이때도 개인 투자자들은 이틀간 2조 6282억 원 순매수했다.

다만 매도 폭은 앞선 상황과 다른 양상을 띠었다. 13일 14조 9830억 원의 매도한 이래 꾸준히 늘다가, 올해 가장 큰 낙폭(71.97포인트, 2.33%)을 보였던 18일 15조 904억 원까지 도달한 것이다. 이때 개인투자자들은 △삼성전자 △셀트리온 △현대차 등을 각각 1조 원 넘게 매도했다. 그만큼 순매수폭은 줄어 들었고, 8일부터 이어진 기관들의 '폭풍 매도'에 지수는 3013.93까지 떨어졌다. 

이러한 결과엔 외부 요인의 영향이 있었다는 해석이 업계 관계자들의 의견이다. 18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게 2년 6개월 실형이 선고됐고, 그간 상승세가 지속됐던 삼성 관련주들의 부진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게다가 △현대차 △LG전자 △셀트리온 등의 크고 작은 이슈 여파도 사라졌다는 의견이다. 특히 개인투자자들은 이날 코스피에서 삼성전자 주식을 1조8834억 원 매도했다. 가까스로 순매수세를 이어갔지만, 폭은 줄어들게 됐다. 

이와 관련, 시장 관계자들은 하락장을 버텨낸 개인 투자자들의 매수 여력에 주목하고 있는 상태다. 이른바 '동학개미운동'이 한창이었던 지난해보다 분명 둔화됐지만, 여전히 개인의 수급은 충분하다는게 주요 의견이다. 이에 따라 코스피 변동성을 버티는 개인 투자자들의 자금 유입도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다. 

이경수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이에 대해 "국내 주식시장에서 개인 수급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이라면서 "증권 예탁금과 은행 저축성 예금은 통화량 M2 증가율에 연동됐는데, 최근 통화량은 증가하는 상황에서 증권 예탁금과 은행 저축성 예금은 서로 반대 방향성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다시 말해, 은행 저축성 예금이 주식시장으로 들어오고 있다는 의미인데, 더군다나 이같은 흐름은 낮은 예금 금리가 주요 요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 연구원은 "부정적인 경기상황에서 임금 상승률 정체, 자영업 부진 등으로 현실 도피성 '영끌' 재테크 자금이 주식시장으로 쏟아져 나오고 있다"면서 "향후 경기가 회복되고 더 이상 유동성이 공급되지 않아도 될 때까지 개인들의 수급은 지속적으로 유입될 수 밖에 없다"고 내다봤다. 

한편, 20일 코스피는 전거래일보다 21.89포인트(0.71%) 상승한 3114.55에 장 마감하며 3100선을 재탈환했다. 수급별로 살펴보면, 개인 투자자들은 1조 3865억 원을 순매수했고, 기관·외국인 투자자들은 각각 1조 2167억 원, 2047억 원을 순매도했다. 또한 코스닥은 같은 기간 전거래일보다 19.91포인트(2.08%) 상승한 977.66에 마감가를 이뤘다.

 

담당업무 : 증권·보험 등 제2금융권을 담당합니다.
좌우명 : 우공이산(愚公移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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