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폰, 베트남 품에 안길까…‘빈그룹 인수설’ 뜨는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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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폰, 베트남 품에 안길까…‘빈그룹 인수설’ 뜨는 이유는?
  • 한설희 기자
  • 승인 2021.01.22 16: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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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그룹, 한국 인력·기술력 눈독 계속…자화전자·방주광학 인수 시도 전력
빈스마트, 베트남 삼성 직원 빼가기…팀장급 인사, 직원들과 단체 이동도
베트남 정부, 빈 밀어주기…아웃소싱에서 직접생산으로 산업 구조 변화中
빈스마트, 하이퐁 제1공장 철수?…LG베트남공장 거리점 이점 의견 분분
빈그룹, IT도약 위해 빈리테일 매각했지만 부채비율↑…관건은 자금난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한설희 기자]

전자업계에서는 ‘베트남의 삼성’으로 불리는 빈그룹의 LG전자 인수 가능성을 가장 높게 평가하고 있다. ⓒ빈그룹CI·LG전자 CI
전자업계에서는 ‘베트남의 삼성’으로 불리는 빈그룹의 LG전자 인수 가능성을 가장 높게 평가하고 있다. ⓒ빈그룹CI·LG전자 CI

LG전자가 최근 스마트폰(MC)사업부의 매각 가능성을 열어두면서, MC본부가 구글과 페이스북, 베트남 빈그룹 등 해외 빅테크 업체에 인수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업계에서는 ‘베트남의 삼성’으로 불리는 빈그룹의 인수 가능성을 가장 높게 평가하고 있다. 

 

빈그룹, 한국 인력·기술력 눈독…자화전자·방주광학 인수 시도


22일 베트남 상황에 정통한 관계자에 따르면, 빈그룹은 빈스마트 설립 이후 꾸준히 관련 기업 인수에 관심을 보여왔다. 특히 높은 기술력을 자랑하는 한국 스마트폰 부품업체와 삼성 출신 전문 인재들이 주 흡수 대상이다. 

이 관계자는 “빈그룹이 스마트폰 관련 업체를 인수하려는 움직임을 계속해서 보여왔다“며 “자화전자와 방주광학 등 국내 업체 인수에 눈독을 들이기도 했다”고 전했다.

자화전자와 ㈜방주(前방주광학)는 스마트폰 카메라 모듈을 제작하는 부품 회사다. 빈스마트는 지난 2019년 이 두 기업을 인수하기 위해 직접 실사에도 나섰지만, 결과적으로는 무산됐다. 이후에도 꾸준히 매물찾기에 여념이 없었다는 게 베트남 소식통의 말이다. 

 

베트남 정부, 빈 밀어주기…아웃소싱에서 직접생산으로 산업 구조 변화中


빈그룹은 지난 2017년 베트남 정부가 발표한 '메이크 인 베트남' 기조에 올라타 스마트폰 사업에 진출했다. 노동과 장소만 제공하는 기존 산업 구조에서 벗어나, 직접 IT제품을 생산해 해외로 수출하자는 게 베트남 정부의 바람이었다. 

응우옌만흥 정보통신부 장관은 최근에도 “앞으로 베트남 정보통신기술 산업의 위치를 조립산업에서 기술 집약적 생산산업으로 전환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어찌됐든 빈그룹은 정부 정책을 적극 수용, 2018년 빈스마트와 빈패스트를 설립했다. 당시 빈그룹은 돈은 있지만 기술력이 없었기 때문에 글로벌 IT기업의 기술을 빌려 스마트폰 사업을 시작했다.

실제로 빈스마트는 지난 2018년 스페인의 IT기업 ‘BQ’(지분 51%), 프랑스 전자기기 제조사 ‘Archos’(지분 60%) 등을 인수했다.  

빈스마트는 이후에도 꾸준히 삼성전자·삼성전기·삼성디스플레이 등 베트남 법인에서 근무하는 삼성 직원들에 고액의 연봉을 제시하며 스카우트했다. 팀장급 인사가 직원들과 한꺼번에 이동하는 경우도 연이어 발생했다. 빈스마트 설립 이후 최근까지 삼성 베트남 법인에서 빈스마트로 넘어간 인원만 200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빈그룹의 LG전자 스마트폰 사업부 인수설에 힘이 실리는 이유다. 

 

빈스마트, 하이퐁 제1공장 철수?…LG공장 거리적 이점 의견 분분


LG전자 베트남 공장의 거리적 이점도 빈그룹 인수설의 근거로 꼽힌다.

LG전자는 스마트폰 생산을 전담하던 평택 공장을 지난 2019년 전부 베트남 하이퐁으로 이전했다. 빈스마트는 하이퐁에 1공장, 하노이(호아락)에 2공장을 두고 있다. 1공장과 LG전자의 생산기지가 가깝다는 거리적 이점이 메리트가 될 수 있다. 

다만 지난 2019년부터 빈스마트의 하이퐁 공장이 가동 중단된 것으로 알려져, 거리적 이점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현지 관계자는 “제1공장인 하이퐁 공장은 껍데기만 남아있고 2019년부터 가동이 중단된 것으로 안다”며 “제2공장인 하노이 지역의 호아락 공장만 남아 빈스마트의 생산을 전담하고 있다”고 전했다. 

LG전자가 최근 스마트폰(MC)사업부의 매각 가능성을 열어두면서, MC본부가 ‘베트남의 삼성’으로 불리는 빈그룹에게 인수될 것이라는 추측이 나온다. ⓒ뉴시스
빈스마트는 특히 높은 기술력을 자랑하는 한국 스마트폰 부품업체와 전문 인재들에 눈독을 들이며 스마트폰 제조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뉴시스

 

관건은 자금난…빈그룹, IT도약 위해 리테일 매각했지만 부채비율↑


빈그룹의 LG전자 인수 행보에 있어 유일한 장애물은 금전적 문제다. 빈스마트의 하이퐁 제1공장이 가동 중단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빈스마트와 함께 출범한 빈패스트가 적자를 거듭하면서, 빈그룹 전체의 재무구조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빈그룹의 부채 비율이 자금난을 불러와 LG전자 인수에 변수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빈그룹은 지난 2019년 빈패스트에 투자할 추가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유통 분야 계열사 ‘빈리테일’을 베트남 재계 2위 마산그룹에 매각해야 했다. 대형마트(빈마트)와 편의점(빈마트플러스), 농산물 유통업체(빈에코시스템) 등 베트남 내 2600여 곳 매장이 사라졌으며, 다음해 가전유통 매장인 ‘빈프로’ 사업까지 금전적 문제로 철수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빈패스트는 지난해 상반기 6조 5910억동(한화 3370억 원)의 적자를 냈다. 전년 대비 4배 이상 폭증한 수치다. 부채 역시 7조900억동(4044억 원)으로 증가해, 부채 비율이 자기자본 대비 2.81배나 높았다. 

빈그룹의 ‘캐시 카우’인 리조트사업(빈펄)과 부동산사업(빈홈즈)도 지난해 상반기 코로나19 여파로 각각 38%, 31.4%의 매출 감소를 기록했다. 신용평가그룹 S&P는 지난해 “빈그룹 부채 총액은 2020년 말 155조동(9조 원)에 달할 것”이라며 빈그룹 신용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조정했다.

한편, 빈그룹의 스마트폰 사업은 공격적인 확장 경영에 힘입어 지난해 4월 시장 진출 16개월 만에 베트남 내 시장 점유율 3위(18%)를 기록했다. 삼성전자와 오포에 이은 순위로, 애플과 샤오미보다도 높은 점유율이다. 빈그룹은 지난 7일 두 번째 자체 5G 스마트폰 ‘V스마트 아리스5G 프로’를 처음으로 공개하면서 해외 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담당업무 : 통신 및 전기전자 담당합니다.
좌우명 : 사랑에 의해 고무되고 지식에 의해 인도되는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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