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人] 바이든의 삶과 정치…‘영혼을 걸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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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人] 바이든의 삶과 정치…‘영혼을 걸기까지’
  • 윤진석 기자
  • 승인 2021.01.26 17: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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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인생과 국정 방향 속 ‘우리의 대응 과제는’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윤진석 기자]

미국 46대 대선은 많은 기록을 남겼다. 66.9% 투표율로 120년 만에 가장 높은 기록을 세웠다. 전체 등록 유권자 약 2억 3900만 명 중 약 1억 6000만 명이 투표했다.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꺾은 민주당의 바이든 당선인은 역대 최다인 8000만 표를 얻었다. 전체 투표 참여자의 약 51.3%가 바이든을 찍었다. 46대 대선이 그간의 기록들을 갈아치웠다면, 정치 인생 50년 만에 78세의 나이로 당선된 바이든 대통령 또한 미국 역사상 최고령 당선자라는 기록에 올랐다. '정치인' 바이든의 삶과 정치, 국정 방향을 살펴보고 우리의 대응 방안을 모색한다.

 


1942년 11월 20일 미국 펜실바이나주 스크랜튼에서 태어났다. 아일랜드계 가톨릭 집안이다. 본명은 조셉 로비네트 바이든 2세. 1950년대 아버지 사업이 실패하면서 13살 되던 해 델라웨어주 월밍턴으로 이사했다. 초반에는 기울어진 가세로 고생했지만, 아버지가 중고차 판매원으로 성공하면서 중산층 가정으로의 안정을 회복했다.

정치가로서 달변가라고 호평받는 그이지만 학창시절에는 달랐다. 반장도 맡고 미식축구도 잘하는 학생이었지만 말더듬증을 겪고 있었기 때문이다. 친구들로부터 ‘바이, 바이’라고 놀림을 받기도 했다. 극복하고자 예이츠 시인의 시 등을 몇 번이고 낭송하면서 이겨냈다고 한다.

61년 델라웨어대학교에 입학했다. 역사와 정치학을 배웠다. 같은 아일랜드계이자 가톨릭계인 존F. 케네디가 대통령이 되는 것을 보면서 정치인으로서의 꿈을 키웠다. 65년 대학 졸업 후 시라큐스대 로스쿨에 진학했다. 학생 때 첫 번째 부인인 네일리아 헌터와 사랑에 빠져 66년 결혼했다. 슬하에 2남 1녀를 뒀다.

그해 로스쿨 졸업 후 변호사로 활동했다. 70년 27살의 나이에 뉴캐슬 카운티 의회 의원에 당선되며 정치를 시작했다. 72년에는 29세의 나이로 현역을 꺾고 연방 상원의원에 당선되는 기염을 토했다.

하지만 당선된 기쁨도 잠시였다. 6주 아내와 딸을 교통사고로 잃었다. 두 아들도 중상을 입었다. 목숨을 끊을까 생각했을 정도로 고통스러운 시기였다. “신이 지독한 장난을 쳤다고 생각해 크게 화가 났다”는 말로 당시를 회상했다고 전해진다.

영부인이 된 지금의 아내 질 제이콥스(현 질 바이든)와는 77년에 만났다. 바이든은 델라웨어주 민주당 연방 상원의원 재임 중이었고, 질 바이든은 영어교사였다. 둘은 결혼해 딸을 낳았다.

그렇게 가정을 꾸렸지만, 시간이 지나 다시 큰 시련이 찾아왔다. 2015년 장남(보 바이든)이 뇌종양으로 사망한 것이다. ‘나의 영혼’이라 부를 만큼 애틋한 사이였다고 알려져 있다. 이듬해 바이든은 대통령 선거에 불출마했다. 아들을 잃은 깊은 슬픔이 영향을 미쳤다고 전해진다.

 

정치


연방의회 상원의원 경력만 36년이다. 6선을 역임했다. 법제사법위원장, 외교위원장 등을 지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러닝메이트로 뛰었다. 8년간 부통령을 역임했다. 대통령이 되기까지는 세 번의 도전 끝에 당선됐다. 88년과 2008년 대선에서 각각 민주당 후보 경선에 뛰어들었다가 중도사퇴했다. 세 번째 도전인 지난해 47대 대선에서야 민주당 후보로 선출됐다. 부통령으로 카멀리 해리스를 지명해 본선에 나섰다. 그 결과 2020년 11월 7일 일반 유권자 투표에서, 그리고 12월 14일 선거인단 투표에서 승리해 당선을 확정지었다.

중산층 가치가 뿌리내린 외교전문가이자 정치 베테랑으로서 안정된 리더십의 면모를 보여온 것이 승리의 요인이 돼줬다는 분석이다.
 

워드클라우드 프로그램을 통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취임 전문을 분석한 결과 미국과 통합 등의 키워드가 강조됐음을 알 수 있다.ⓒ워드클라우드
워드클라우드 프로그램을 통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취임 전문을 분석한 결과 미국과 통합, 민주주의 등의 키워드가 강조됐음을 알 수 있다.ⓒ워드클라우드

 

 

국정 과제


바이든 대통령은 대선 기간 “미국의 영혼을 위해 싸우겠다”고 했다. 자국우선주의를 내세웠던 트럼프 행정부와 달리 국가 간 동맹을 중시하고 민주주의 국가의 선봉에서 민주주의 질서를 지키는 정신을 되살리려는 취지로 풀이된다. 미국을 다시 만들고 재건해 치유와 통합의 길로 나아가겠다는 목표를 내비친 것이다.

승리 연설에서도 대외 메시지를 통해 ‘미국이 돌아왔다’고 선언했다. 20일 취임식 일성에서는 “민주주의가 승리했다” “미국 통합에 영혼을 걸겠다” “전 국민의 대통령이 되겠다”고 말했다. 안으로는 통합을, 밖으로는 동맹을 강화해 글로벌 리더십을 회복할 것임을 시사했다. 파리기후협약에 재가입하고 WHO 탈퇴 중단에 서명하는 등 '트럼프 뒤집기'에 나선 것도 이를 위한 행보로 읽히고 있다. 국정과제로는 코로나 대응, 기후 변화 및 환경 대처, 인종·평등 인권 확대, 오바마 케어 보건 추진 등에 주력할 예정이다.

 

한반도 정책


바이든 대통령의 한반도 정책 역시 동맹 관계 복원 위주로 흘러갈 전망이다. 전 정부에서 압박한 방위비 분담금 인상 요구도 동맹 관계가 훼손되지 않는 범위 안에서 교통정리 될 것으로 보인다. 대북 정책에 대해서는 정상 간 탑다운 방식이 아닌 실무진 협상의 바톤업 방식으로 전환될 것으로 가늠된다. 비핵화도 전략적 인내로 회귀할 거라는 관측이 일반적이다.

트럼프 정부 때와 대북 기조가 달라지면서 우리로서는 유연한 대비책 마련이 필요한 상황이다. 어떻게 해야 할까.

김영삼 정부의 통역비서관 시절부터 바이든 대통령과 인연을 쌓아 온 국민의힘 박진 의원은 한미동맹 안에서 정부가 소통에 공을 들여야 한다고 제시했다. 박 의원은 지난해 11월 8일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바이든은 대북 제재를 유지하면서 비핵화 단계의 실질적 진전을 이루려 할 것”이라며 “어느 때보다 소통 면에서 대처를 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대중 정부 시절 바이든 대통령과 인연이 있는 장성민 전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은 최근  페이스북에서 “바이든 경우 비핵화 관련 확고한 CVID(완전하고 검증가능한) 정책을 추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만남을) 자신이 이어가겠다고 발언”한 것에 주목하며 “오바마의 전략적 인내와 트럼프의 즉흥적인 접촉” 모두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적었다.

더불어민주당 싱크탱크 <민주연구원>은 25일 보고서를 통해 우리의 대응 과제로  “결국 한반도평화프로세스의 적극적인 추진"에 있음을 강조했다.  “이 부분의 성공을 위해 미국을 설득시킬 논리를 개발하는 것이 시급하다”며 “그래야 미국의 외교 안보팀과 바이든을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에 대한 긍정적인 변수로 움직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담당업무 : 정치부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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