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동규의 세상만사] ‘약’ 주고 ‘병’ 주는 보건복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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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동규의 세상만사] ‘약’ 주고 ‘병’ 주는 보건복지부
  • 박동규 한반도미래전략연구소 대표
  • 승인 2021.01.29 11: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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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국민에게 ‘더 건강해질 약’ 줄 때이지 ‘화병 돋울 때’는 아냐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박동규 한반도미래전략연구소 대표)

코로나 시대 국민 실생활에 가장 큰 영향력을 미치고 힘든 정부 부처라면 단연 보건복지부와 방역 최일선에서 고군분투하는 질병관리청일 것이다. 매일같이 코로나 발생과 방역 대응에 부심하면서 감염자가 급증할 때는 피를 말리는 초긴장 속에서 나날을 보낼 것이다.

방역뿐만 아니라, 코로나로 인해 삶이 피폐해지고 먹고사는 근본적인 문제까지 심각해진 저소득층과 복지 취약계층, 복지 사각지대 사람들까지 챙기려면 그야말로 전쟁터에서 일하는 것과 마찬가지일 것이다.

28일에는 마침 국민이 ‘학수고대’하고 초미의 관심을 모으고 있는 ‘코로나 백신’ 접종과 향후 방역 일정 등에 대한 중대 발표가 있어 여론의 반가움을 샀다. 전날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의 수행비서가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아 장관과 정은경 청장까지 검사를 받게 됐지만, 천만다행히도 음성으로 나왔다는 소식에 안도하는 분위기였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보건복지부가 지난 27일 ‘사회관계 장관회의’를 거쳐 ‘제5차 국민 건강증진 종합계획’을 발표한 내용 중 ‘담뱃값 인상 계획’이 포함돼 있어 여론이 들끓고 있다. 물론 2030년까지라는 향후 계획 차원이지만 결국 힘든 국민들에게 ‘스트레스 폭탄’을 던졌다는 반응이다.

정 총리가 황급히 나서 담뱃값이나 술값 관련 ‘인상 계획 자체가 없다’고 강하게 부인하며 진화에 나섰지만 사람들은 씁쓸하기만 할 것이다. 복지부 역시 담뱃값 인상 관련 ‘구체적 인상 폭과 시기는 정해지지 않았다’고 했지만, 이 역시 뭔가 허술하게 검토한 정책을 발표했다는 비판을 받기에 충분하다.

국민 건강증진 차원의 술값과 담뱃값 인상 문제는 어제오늘의 문제가 아니다. 때마다 ‘야금야금’ 올려 왔다. 언제 종식될지 모를 코로나로 인한 천문학적 피해 대책 재원 마련에 고민이 깊다. 또 향후 얼마나 더 많은 재정이 투입돼야 할지도 모를 상황이다. ‘코로나 감염’이나 ‘세금 인상’이나 불안하기는 마찬가지일 것이라는 '웃픈' 얘기가 국민들로부터 들리는 이유다.

실물경제가 침체된 상황에서 최근 소비자 물가까지 오르면서 서민들은 근심이 더 깊어지고 있다. 국민 건강을 염려하고 중장기 대책을 마련하는 것은 정부가 당연히 준비하는 것이지만, ‘하필이면 왜 이렇게 어려운 때’ 국민 일상과 가장 밀접한 술과 담뱃값 논란이 불거진 것인지, 그 정책의 ‘허술한 입안 과정과 발표 시기’에 대해 되짚어 봐야 할 것이다.

더구나 초미의 관심사인 ‘백신 접종 계획’과 일정은 중대한 발표이자 먼저 예정된 일정이었음에도, 이런 중대 일정조차 고려되지 않은 보건복지부의 국민 건강증진 정책이 검토 발표된 것이라면 ‘정무적 판단’이 허술했다고 볼 수밖에 없을 것이다.

보건복지부가 코로나 시대 방역과 국민 건강복지를 위해 ‘불철주야 노심초사’하는 정부 부처라는 것은 이젠 삼척동자도 안다. 그 노고와 힘듦을 모를 국민은 없겠지만, 서민들이 힘들고 지칠 때나, 화나고 즐거울 때마다 늘 곁에 있어 온 술과 담배에 대한 인상 검토 자체가 ‘화병’을 키우는 점은 아쉬운 대목이다. 담배가 백해무익한 것이라는데 이견이 없다. 금연 정책도 더 강화돼야 한다.

하지만, 정부와 보건복지부는 지금 국민에게 더 ‘건강해질 약’을 줄 때이지 스트레스 폭탄으로 ‘병을 돋울 때’는 아니기에 하는 말이다. ‘허술한 정책’ 검토로 화들짝 놀란 국민들에게 보건복지부가 약주고 병도 주는 ‘야누스의 얼굴’로 비추어지지 않길 바란다.

※ 본 칼럼은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도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박동규 한반도미래전략연구소 대표
박동규 한반도미래전략연구소 대표

 

박동규 한반도미래전략연구소 대표

· 전 청와대 국정상황실/정무수석실 행정관
· 전 대통령직속 동북아시대위원회 자문위원
· 전 독립기념관 사무처장
· 전 국립중앙청소년 수련관 이사
· 전 매헌 윤봉길의사 기념사업회 이사
· 전 민족화해렵력범국민협의회 부대변인
· 전 중국연변대/절강대 객원 연구원
· 현 한반도미래전략연구소 대표
· 현 정치 평론가
· 현 (사)희망래일 ‘70년의 침묵을 깨는 침목 동해북부선 연결추진위원회 공동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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