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의민족, ‘빠른 배달’ 추가…자영업자들 “독점 횡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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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의민족, ‘빠른 배달’ 추가…자영업자들 “독점 횡포”
  • 손정은 기자
  • 승인 2021.01.29 15: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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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체결한 '자율 협약' 반하는 행위"…라이더 안전 '빨간불'
우아한형제들 "소비자·시장 요구, 서비스 업데이트에 반영한 것"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 손정은 기자]

2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배민은 지난 14일 검색 정렬(필터)에 '배달 빠른 순'과 '배달 팁 낮은 순'을 추가해 업데이트했다. ⓒ뉴시스
2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배민은 지난 14일 검색 정렬(필터)에 '배달 빠른 순'과 '배달 팁 낮은 순'을 추가해 업데이트했다. ⓒ뉴시스

최근 배달의민족(배민)이 치열해진 배달 시장에서 입지를 확고히 하기 위해 '빠른 배달'을 내세웠지만, 이를 보는 시선이 곱지는 않은 분위기다.

2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배민은 지난 14일 검색 정렬(필터)에 '배달 빠른 순'과 '배달 팁 낮은 순'을 추가해 업데이트했다. 이번 업데이트로 배민 이용자들은 빠른 배달을 하는 음식점과 배달팁이 낮은 음식점을 쉽게 확인할 수 있게 됐다. 이용자가 원하는 가게나 서비스를 쉽게 찾도록 편의성을 높였다는 것이 배민 측 설명이다.

하지만 자영업자들 사이에서는 배민의 이번 업데이트로 광고비 지급 효과가 떨어지게 됐다며 불만의 목소리가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뿐만 아니라 지난해 10월 배민이 배달 라이더와 자발적, 사회적 협약을 체결하며 노동 종사자들의 안정적인 업무 환경을 만들겠다고 다짐한 것과 정반대 행보라는 지적도 제기됐다.

실제로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배민의 이번 업데이트를 반대하는 글까지 등장했다. 청원인은 지난 18일 '배달의민족 정책 변경 횡포에 대해서 청원합니다'라는 제목으로 청원했으며, 해당 글은 이날 3시 30분 기준 2181명의 지지를 받고 있다.

청원인은 "상단에 노출되기 위해선 더 많은 배달 요금을 사용하게 되고, 더 많은 인력을 배치해야 한다"며 "많은 자영업자와 배달대행업체 종사자들 또한 피눈물 나게 하는 행위다. 배달 빠른 순은 자영업자들의 피를 말리는 지름길"이라고 토로했다.

또한 배달 빠른 순 업데이트로 속도 경쟁이 붙어 라이더의 안전사고 위험 또한 엄청나게 높아질 것으로 예상한다고도 덧붙였다. 이는 지난해 배민이 직접 체결한 협약에 반하는 행위에 해당된다고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한입 가지고 두말한다'라는 비판이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앞서 배민은 지난해 10월 사회적 대화 포럼에 참여해 기업과 배달 라이더 노조 간 자율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해당 협약에는 △공정한 계약 △작업조건과 보상 △안전과 보건 △정보보호와 소통 등에 관한 배달 라이더의 권익 보호 방안을 구체적으로 담았고, 이와 동시에 산재보험과 고용보험, 종합보험 등 배달 라이더 안전망에 대한 제도 개선을 정부에 요청했다.

특히 협약에는 '안전과 보건' 부분 4-7 "위험한 속도 경쟁을 유발할 수 있는 정책을 펼치지 않는다"라고 명시됐다. 배민이 협약 내용을 무시했다고 볼 여지가 있어 보인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번 배민의 배달 빠른 순은 시간 내 배달을 위해 결국 라이더가 빠른 배달을 해야 한다"라며 "이들이 시간 내 배달을 못하면 상점주의 컴플레인이 라이더에게 오게 되면서 악순환이 이어질 수밖에 없다"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배민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 측은 "배달시간은 업주가 조정할 수 없는 조건들에 영향을 받기 때문에 업주가 실제 배달 소요 시간보다 배달예상시간을 무리하게 단축시키거나, 배달원에게 빠른 배달을 강요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이번 개편은 오히려 수수료로 인한 당사의 수익이 줄어들 수 있음에도 배달품질 개선, 편의성 향상 등에 대한 소비자와 시장의 요구를 플랫폼 업체의 일종의 의무 차원에서 반영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최근 음식점에 대한 평가와 배달 자체에 대한 평가를 구분하기 위해 리뷰에 배달 관련 좋아요 평가 기능도 도입했으며, 이는 라이더 평가에 반영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담당업무 : 백화점, 편의점, 홈쇼핑, 제약 등을 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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