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경영 한다더니”…현대오일뱅크, 임원들만 성과급 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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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경영 한다더니”…현대오일뱅크, 임원들만 성과급 잔치
  • 방글 기자
  • 승인 2021.02.05 07: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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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업 불황에 지난해 영업손실 5933억
노조의 대기업 최초 올 임단협 타결과 대조
직원들 "월급깎기 쇼 하더니, 성과급 파티"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방글 기자]

현대오일뱅크 노조가 "회사 실적 개선에 협조하겠다"며 대기업 최초로 2021 임단협 마무리했다. ⓒ현대오일뱅크
현대오일뱅크 노조가 "회사 실적 개선에 협조하겠다"며 대기업 최초로 2021 임단협 마무리했다. ⓒ현대오일뱅크

정유사들이 사상 최악의 불황을 겪고 있는 가운데, 현대오일뱅크 임원들은 억대 성과급 잔치를 벌인 것으로 드러났다. 비상경영을 외치며 임금 20% 삭감을 발표했지만, 반납한 임금만큼을 성과급으로 챙겼다. 

4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오일뱅크 임원들은 최소 수천만원에서 최대 1억6000만 원 수준의 성과급을 받아간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사상 최악의 불황을 겪으며 5000억 원대 영업손실을 냈지만, 선방했다고 자평한 데 따른 것이다. 같은 기간 직원들은 성과급으로 한 푼도 받지 못했다. 

지난해 현대오일뱅크의 매출은 전년 대비 35.2% 감소한 13조6899억 원, 당기순손실은 3598억 원으로 적자전환했다.

앞서 강달호 사장을 비롯한 임원들은 급여의 20%를 반납하고, 비상경영에 돌입한다고 밝힌 바 있다.

권오갑 현대중공업지주 회장이 “지난 6년간 생존이라는 절체절명의 목표를 위해 자구 노력과 체질 개선을 실천하는 과정에서 코로나19라는 예기치 못한 복병을 만나 각사가 비상경영을 선포하고 피해 최소화 조치를 시행하고 있다”고 당부한지 일주일만에 내린 결정이었다. 

2019년 현대오일뱅크 등기임원 평균 급여는 7억4300만 원, 미등기임원 평균 급여는 3억5300만 원이다. 등기임원 기준 20%는 1억4860만 원, 미등기임원 기준 20%는 7000만 원이다. 

등기임원의 경우 삭감한 20%만큼을 성과급으로 챙겼고, 미등기임원의 경우 삭감한 금액의 2배를 성과급으로 채운 셈이다.  

현대오일뱅크 직원들은 “비상경영이라고 직원들 쥐어짜고, 적자라 성과급도 없는 마당에 임원들만 비밀 성과급을 받았다”, “월급 깎기 쇼하더니, 성과급으로 다 챙겼다”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와 관련 현대오일뱅크 관계자는 “성과급이 아니라, 업적금이라고 부른다”며 “임원에 한해서만 지급됐고, 큰 금액은 아니다. 같은 금액이 일괄 지급된 것이 아니라, 개별 성과에 따라 금액도 다르다”고 해명했다. 

지난해 경영실적이 좋지 않았는 데도 불구하고 성과급이 지급된 데 대해서는 “다른 정유사보다는 현대오일뱅크가 낫지 않았느냐”고 설명했다. 

한편, 현대오일뱅크 노사는 대기업 중 처음으로 2021년도 임금교섭을 마무리했다. 당시 강 사장은 “노사가 한발씩 양보해 위기 극복에 전념 하자는 데 뜻을 모았다”고 밝혔고, 노조 측은 ”회사 실적이 개선될 수 있도록 노동조합도 최선을 다해 협조하겠다“고 말했다. 현대오일뱅크 노조는 회사가 어려울 때마다 임금 결정을 회사에 위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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