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장 공약] 어느 후보가 더 좋은 정책 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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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장 공약] 어느 후보가 더 좋은 정책 냈을까?
  • 조서영 기자
  • 승인 2021.02.06 11: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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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정책…與 “사죄드린다” vs 野 “대책위원회 설치”
‘신공항’정책…與 가덕도 프레임 맞선 ‘한일 해저터널’
‘도심개발’정책…고향의 정체, 인재 유출 막을 방법은?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조서영 기자]

부산시장 후보들의 공약을 살펴봤다.ⓒ시사오늘 권희정 기자(김영춘‧이언주)‧뉴시스(박형준)
부산시장 후보들의 공약을 살펴봤다.ⓒ시사오늘 권희정 기자(김영춘‧이언주)‧뉴시스(박형준)

매니페스토 정책선거란 말이 있다. 매니페스토(Manifesto)는 정당이나 후보자가 유권자에 대한 계약으로서, △구체적인 목표 △추진 우선순위 △이행 방법 △이행 기간 △재원 조달 방안 등을 구체적으로 제시한 공약을 의미한다. 이에 유권자는 후보자들의 공약을 비교해 실현가능성이 높은 공약을 제시한 후보에게 투표한다. 이후 공약 이행 평가를 통해 다음 선거 지지여부를 결정하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2006년부터 매니페스토 운동이 전개돼왔다.

그러나 아직은 이상(理想)에 가까운 이야기다. 여전히 후보의 공약보다는 어느 정당 출신인지가 선거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 언론은 소위 ‘잘 팔리는’ 기사를 위해서라면, 정책 분석보다는 상대 당을 향한 막말 등 대립 구조에 집중하는 편이 노력 대비 효과적이다. 후보들 역시 좋은 정책 발굴보다 강한 발언과 행동이 조명을 받기에 좋다. 이는 언론인과 정치인이 공유하는 딜레마인 셈이다.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는 “표를 얻기 위한 거짓말을 더 이상 하지 않겠다는 선언에서 시작된다”며 “사회적인 요구에 의해 6하 원칙으로 쓴 반성문이자 미래계획서”라고 설명했다. 이에 <시사오늘>은 각 후보가 내놓은 가치를 살펴봤다. 부산시장 후보 출마 선언한 △김귀순 △김영춘 △박민식 △박성훈 △박인영 △박형준 △변성완 △오승철 △유재중 △이언주 △이진복 △전상하 등의 공약을 비교‧분석했다.

(관련기사-서울시장 공약: http://www.sisaon.co.kr/news/articleView.html?idxno=123693)

 

‘여성’정책…與 “사죄드린다” vs 野 “대책위원회 설치”


ⓒ시사오늘 그래픽=박지연 기자
고위공직자의 성비위 사건을 처리하기 위한 독립된 기관 설치를 공약으로 제안했다.ⓒ시사오늘 그래픽=박지연 기자

부산시장 보궐선거의 핵심 역시 ‘성비위 사건’에서 비롯됐다는 데 있다. 그러나 권력형 성범죄를 막기 위한 구조적 해결책 제시는 미흡했다. 일반적인 여성 공약이나 ‘성폭력 없는 부산’과 같은 공허한 구호에 그쳤다. 다만 故 박원순 전 시장에 대한 언급은 물론 공약 제시에 머뭇거리던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들과 달리, 부산시장 후보의 경우 다른 행보를 보였다.

민주당 후보들은 출마 선언에 앞서 사과로 시작했다. 김영춘 후보는 “이번 부산시장 보궐선거는 민주당 출신 시장 잘못 때문에 발생했다”며 “오거돈 전 시장을 대신해서 다시 한 번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박인영 후보 역시 “전 시장 성추행과 사퇴로 인한 시정공백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특히 선출직 공직자들의 성비위는 특별히 무겁게 책임을 묻겠다”고 강조했다.

다만 구체적인 공약을 제시한 후보는 △박형준 △이언주 등에 그쳤다. 이들은 서울시장 후보들과 마찬가지로 고위공직자의 성비위 사건을 처리하기 위한 독립된 기관 설치를 제안했다. 이언주 후보는 “권력형 성범죄 근절을 위해 기존의 ‘성희롱‧성폭력 근절추진단’의 발전적 흡수 및 강력 대응체계를 수립할 것”이라며 “위원회 전담 변호사가 성폭력‧성범죄 접수 및 신속 처리를 담당한다”고 설명했다.

 

‘신공항’정책…與 가덕도 프레임 맞선 ‘한일 해저터널’


ⓒ시사오늘 그래픽=박지연 기자
가덕도 신공항 정책은 후보들이 앞 다퉈 발표한 공약 중 하나다.ⓒ시사오늘 그래픽=박지연 기자

가덕도 신공항 정책은 후보들이 앞 다퉈 발표한 공약 중 하나다. 또한 부산 시민들의 관심이 쏠려있는 현안이다. 가덕도 신공항 추진에 대해서는 후보 간 이견이 없다. 모든 후보가 동북아시아 물류 중심지로서 국제 규모의 공항 설립 필요성에 공감한다.

다만 신공항은 국민의힘 부산시장 후보에겐 다소 불리한 주제였다. 그간 당 내부에서는 부산 의원(찬성)들과 당 지도부를 비롯해 TK(대구‧경북) 의원(반대)들의 입장이 엇갈려, 당론으로 채택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대구를 지역구로 둔 주호영 원내대표는 지난해 “당 지도부와 논의도 없이 부산 지역구 의원들이 가덕도 특별법을 낸 것에 대해 질책했다”고 선을 긋기도 했다.

김영춘 후보는 “김 비대위원장도, 박형준 후보도 ‘속 빈 강정’”이라며 “가덕도 신공항을 실현시키기 위해 지금까지 가장 노력하고 강하게 추진해온 것이 민주당과 나”라고 강조했다.

불리한 가덕도 프레임에 맞서 이언주 후보는 ‘한일 해저터널’을 꺼내들었다. 김 위원장이 그의 공약을 수용해, 신공항과는 달리 당 차원에서 공약을 약속했다. 한일 해저터널은 가덕신공항과 일본 규슈지역을 연결하는 터널이다.

이 후보는 한 인터뷰에서 “민주당의 가덕신공항 공세에서 프레임 전환이 필요한 절체절명의 타이밍이었다”며 “이것을 우리의 이슈로 가져오기 위해 ‘가덕신공항의 가부(可否)’가 아닌 ‘플러스 알파’를 갖고 논쟁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던졌다”고 설명했다.

 

‘도심개발’정책…고향의 정체, 인재 유출 막을 방법은?


ⓒ시사오늘 그래픽=박지연 기자
후보들은 ‘고향의 정체(停滯)’에 대한 문제의식을 공유했다.ⓒ시사오늘 그래픽=박지연 기자

‘노인과 바다’는 헤밍웨이의 소설 제목이기도 하지만, 부산의 현주소를 나타내는 말이다. “부산은 노인 세대와 해운대‧광안리(바다)뿐”이란 우스갯소리엔 심각한 ‘인재 유출’ 문제가 담겨있다. 부산에서 나고 자란 후보들은 ‘고향의 정체(停滯)’에 대한 문제의식을 공유했다.

김영춘 후보는 “2~40대 허리 층이 부산을 떠나고 있다. 모든 것이 서울로, 수도권으로 몰려간다”며 “불평등한 서울공화국에 맞서 싸우는 게임 체인저가 될 것”이라 말했다. 박형준 후보 역시 “부산이 위기라고 하는데, 맞다”며 “수도권과 부산의 차이가 바로 혁신 역량의 부족에 있다”고 지적했다. 이언주 후보는 한 인터뷰에서 “사회인이 돼 다시 돌아온 우리 부산은 너무 정체돼있고, 발전 잠재력마저 잃어가고 있는 듯했다”며 “부산에 혁신과 변화에 동력을 가할 에너지가 절실함을 느꼈다”고 밝혔다.

정체에 대한 문제의식은 ‘혁신’의 필요성으로 이어졌다. 공약엔 후보들의 가치가 드러났다. 김 후보는 ‘기업 유치’에 방점이 찍혀있는 반면, 교수 출신인 박 후보는 ‘교육’에서 혁신의 해답을 찾았다. 한편 이 후보는 연 1만 1360명의 ‘취업’에 대한 맞춤형 로드맵을 제시했다.

담당업무 : 정치부 기자입니다
좌우명 : 행복하게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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