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잘 날 없는 車업계, 경영난에 노사갈등까지 ‘첩첩산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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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잘 날 없는 車업계, 경영난에 노사갈등까지 ‘첩첩산중’
  • 장대한 기자
  • 승인 2021.02.05 16: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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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삼성, ‘구조조정’ 반대하는 노조와 ‘평행선’
쌍용차, 경영난에 P플랜 내놨지만 미래 불투명
총파업 위기 맞았던 금호타이어, ‘봉합’ 이룰까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장대한 기자]

국내 자동차 업계가 새해부터 경영난에 노사갈등까지 마주하며 울상을 짓고 있다. ⓒ 시사오늘 김유종
국내 자동차 업계가 새해부터 경영난에 노사갈등까지 마주하며 울상을 짓고 있다. ⓒ 시사오늘 김유종

국내 자동차 업계가 새해부터 경영난에 노사갈등까지 마주하며 울상을 짓고 있다. 구조조정 계획 발표 이후 극심한 노조 저항에 부딪힌 르노삼성부터, 신규 투자자 찾기에 어려움을 겪으며 부도 위기에 내몰린 쌍용차까지 업계 곳곳에서 시름하는 장면이 연출되고 있어서다. 여기에 타이어3사 중 유일한 노사갈등을 앓고 있는 금호타이어도 노조 총파업 직전 극적으로 마련한 임단협 잠정합의안 찬반투표 결과를 기다리고 있어 마냥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5일 업계에 따르면 르노삼성은 수익성 회복을 위해 본사 주문에 맞춘 구조조정 계획을 내세운 사측과 이에 맞서 고용안정을 요구하며 파업·쟁의권을 확보한 노조간의 힘겨루기를 지속하고 있다. 해를 넘긴 임단협 본교섭장으로까지 옮겨진 해당 논쟁은 좀처럼 입장차가 좁혀지지 않고 있어, 노조의 강경 대응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높인다.

특히 노조는 파업에 앞서 오는 8일 도미닉 시뇨라 르노삼성 사장과의 면담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진다. 수출 물량 급감으로 경영난에 처한 당면 상황과 관련해 회사 대표에 책임감있는 자세를 요구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대화 불발 시에는 노조 투쟁을 확고히 하는 명분으로도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완전자본잠식에 처한 쌍용차의 경우에는 대주주 마힌드라와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의 외면으로 말미암아 회사가 존폐 기로에 놓이는 등 상황이 더욱 열악하다. 최후카드인 P플랜(사전회생계획을 통한 단기법정관리)을 꺼내들었지만, 신규 투자자와의 협상 지연과 채무 절반 이상에 해당하는 채권자 동의를 얻어야 하는 등 그 과정마저 험난하다.

무엇보다 쌍용차는 당장 부품대금을 지불할 여력마저 없어 공장 가동 중단에 따른 생산 차질이 반복되는 등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이에 쌍용차 노사와 협력사 모두 정부 차원의 자금 지원과 협조에 마지막 기대를 걸고 있다.

문제는 르노삼성과 쌍용차 모두 경영정상화 과정이 장기화 국면에 접어들 수 있는 만큼, 사업 경쟁력이 뒷걸음질 칠 수 있다는 데 있다.

우선 르노삼성은 XM3 수출 물량마저 제대로 확보하지 못한 상황에서 노사갈등 발발로 지속가능성을 위협받게 될 처지에 놓였다. 르노 본사의 수익성 강화 전략과는 동떨어진 모습을 보이는 부산공장에 신차 프로젝트 수주와 수출 물량을 내어줄 명분이 없기 때문이다. 구조조정 지연에 따른 고정비 축소 어려움은 물론 생산 효율성 감소를 초래할 파업 위험성까지 내포했음은 이를 방증한다.

쌍용차는 생존이라는 공동 목표 하에 노사가 힘을 합치기는 했지만, 경영 불안 증폭에 따른 고객 수요 이탈을 피하기 어렵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여기에 올해 선보일 첫 전기차 모델 '코란도 이모션'의 출시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평가다. 코란도 이모션이 단순한 신차 출시의 의미를 넘어 미래 모빌리티 전환에 발맞춘 전략 차종임을 감안할 때, 재도약 기회를 놓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편 타이어 업계에서는 금호타이어가 총파업으로까지 번질 뻔한 노사갈등을 원만히 해결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앞서 금호타이어는 타이어 3사 중 유일하게 임단협이 해를 넘기며 7개월 간의 노사간 강대강 대치를 벌인 바 있다.

이 과정에서 2월 총파업이 예고됐으나, 노사 모두 코로나19로 인한 경영 위기 속 양보를 통한 임금 동결과 격려금 100만 원 지급, 고용안정 보장, 통상임금 소송 해결 등의 접점을 가까스로 도출해냈다. 임단협 타결 여부는 5일부터 6일까지 양일간 진행되는 조합원 찬반투표를 통해 판가름날 예정이다.

금호타이어 관계자는 "찬반 투표 결과를 기다려봐야 하지만, 어려운 시기 속 노사 화합을 이뤘다는 점 만으로도 큰 힘을 얻었다"며 "하루 빨리 회사가 경영정상화를 이룰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담당업무 : 자동차, 항공, 철강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좌우명 :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대로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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