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엔진은 거들 뿐” 혼다 CR-V 하이브리드…달리는 즐거움에 연비까지 섭렵한 2모터 시스템 ‘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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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엔진은 거들 뿐” 혼다 CR-V 하이브리드…달리는 즐거움에 연비까지 섭렵한 2모터 시스템 ‘눈길’
  • 장대한 기자
  • 승인 2021.02.15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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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V 선호 강화 추세 속 연비·강력 퍼포먼스까지 모두 만족시킨 매력
혼다 센싱이 빚어낸 우수한 안전성…마음껏 타도 실연비 15.2km/ℓ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장대한 기자]

지난 2일 시승한 혼다 뉴 CR-V 하이브리드 4WD 투어링 차량의 외관 모습. ⓒ 시사오늘 장대한 기자
지난 2일 시승한 혼다 뉴 CR-V 하이브리드 4WD 투어링 차량의 외관 모습. ⓒ 시사오늘 장대한 기자

어코드의 인기를 통해 입증된 혼다의 하이브리드 기술력이 준중형 SUV 'CR-V'에도 그대로 이식됐다. 뉴 CR-V 하이브리드 출시는 혼다 코리아에게 첫 하이브리드 SUV 라인업 확장이라는 의미와 더불어 실적 반등을 위한 회심의 일격인 셈이다. SUV 선호 강화 추세 속 연비와 강력한 퍼포먼스까지 모두 만족시키는 선택지를 제공한다는 점은 퍽 반갑게 느껴진다.

기자는 지난 2일 전남 영암에서 진행된 혼다 뉴 CR-V 하이브리드 시승행사를 통해 4WD 투어링 최상위 트림 차량의 상품성을 살펴볼 수 있었다. 일본차라는 색안경만 내려놓고 본다면, 차량 자체로는 흠잡을 데 없음이 분명했다. SUV의 공간활용성에 하이브리드 시스템으로 구현한 압도적인 연비와 힘, 혼다 센싱으로 대변되는 첨단 안전 사양 등이 어우러졌기 때문이다.

우선 영암 서킷에서 처음 마주한 CR-V 하이브리드의 외관은 기존과 비교해 큰 변화가 없어, 투박하게 느껴진 것이 사실이다. 전면 그릴에 나있는 푸른색 테두리의 전용 엠블럼이 하이브리드 차량임을 수줍게 드러냈고, 측면과 후면부에 나있는 '하이브리드' 전용 엠블럼을 통해서야 그 성격을 명확히 드러냈다. 전체적으로는 와이드한 범퍼부와 19인치 알로이휠 등은 SUV의 강인한 면모를 부각시킨다.

우측 방향 지시등 작동 시 해당 방향의 사각지대를 모니터로 보여주는 레인 와치 기능은 주행 안정성을 높이는 데 일조한다. ⓒ 시사오늘 장대한 기자
우측 방향 지시등 작동 시 해당 방향의 사각지대를 모니터로 보여주는 레인 와치 기능은 주행 안정성을 높이는 데 일조한다. ⓒ 시사오늘 장대한 기자

=차량에 오르면 실내는 하이브리드 전용 TFT 디지털 계기판과 버튼 타입 변속기, EV 모드가 나있는 드라이브 모드 셀렉터 등을 통해 조작 직관성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하이테크한 디자인까지는 아니지만, 정갈하면서도 세련된 멋을 내비친다. 이 외에도 헤드업 디스플레이와 우측 방향 지시등 작동 시 해당 방향의 사각지대를 모니터로 보여주는 레인 와치 기능 등은 주행 안정성과 편의성을 높이는 데 일조한다.

2열은 1026mm의 레그룸을 확보해 거주성을 높였다. 2열 시트를 폴딩할 경우에는 트렁크부터 단차없이 이어지는 공간을 제공, 짐 적재는 물론 차박 활용에 큰 강점을 지닌다. 러기지룸 공간은 2열 폴딩 시 최대 1945ℓ에 달한다는 게 혼다 코리아 측의 설명이다. 또한 히팅 시트를 비롯해 센터콘솔 후면부에 나있는 USB 포트를 이용할 수 있어 패밀리카로 알맞다. 다만 1열 냉풍시트 기능이 빠진 점은 옥에 티다.

2열은 1026mm의 레그룸을 확보해 거주성을 높였다. 러기지룸 공간은 2열 폴딩 시 최대 1945ℓ에 달한다. ⓒ 시사오늘 장대한 기자
2열은 1026mm의 레그룸을 확보해 거주성을 높였다. 러기지룸 공간은 2열 폴딩 시 최대 1945ℓ에 달한다. ⓒ 시사오늘 장대한 기자

본격적인 시승에 앞서 영암 서킷 주행을 통해 CR-V 하이브리드의 주행 성능을 파악하는 시간도 가져봤다. CR-V 하이브리드는 2.0 직렬 4기통 가솔린 엔진과 2모터 시스템의 조합을 통해 시스템 총 출력 215마력의 힘을 발휘하는 데, 단순히 높은 성능을 발휘하기 보다 연비 효율성에 초점을 맞춘 안정감있는 거동이 핵심 포인트라 할 수 있다.

CR-V의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가솔린 엔진(최고출력 145마력, 최대토크 17.8kg.m)이 2모터 시스템 중 발전용 모터를 통해 리튬 이온 배터리에 전기를 공급해주면, 해당 전력으로 주행용 모터(최고출력 184마력, 최대토크 32.1kg·m)를 작동시켜 차량을 구동하는 방식을 택했다. 출발 가속시 연료 소모를 줄일 수 있는 데다, 빠른 응답성이 장점이다.

물론 가솔린 엔진은 많은 힘을 필요로 하는 가속 시나, 연비에 유리한 고속 주행 시 구동에 직접 개입한다. 전기 모터와 엔진 간의 유기적인 동력 전환을 통해 최적의 연비 효율을 보장하는 셈이다. 실제로 EV 모드에서는 엔진 개입없이 배터리에 저장된 에너지만으로 4바퀴를 구동시켜주며, 연비 운전을 돕는 ECON 모드에서는 중속에서 엔진과 전기모터의 구동 개입과 발전 등이 복합적으로 이뤄졌다. 이 모든 과정은 계기판 창에서 이미지화된 정보를 통해 직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엔진과 전기모터의 구동 개입과 발전 등의 과정은 계기판 창에서 이미지화된 정보를 통해 직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 시사오늘 장대한 기자
엔진과 전기모터의 구동 개입과 발전 등의 과정은 계기판 창에서 이미지화된 정보를 통해 직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 시사오늘 장대한 기자

본격적인 시승을 위해 영암에서 해남까지 이어지는 코스를 내달릴 때는 가솔린 엔진만으로 구현하기 어려운 하이브리드 차량 특유의 민첩한 반응성과 가속 성능이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전기 모터를 통해 출발부터 높은 토크를 꾸준히 낼 수 있는 만큼 힘이 부족하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고속 영역에서는 스포츠 모드를 활성화하니 액셀 페달이 보다 가벼워져 밟는 재미가 있다. 차량 움직임도 ECON 모드 때와는 달리 민첩해져 운전자가 의도한대로 즉각적으로 따라붙는 느낌이다. 주행간 풍절음이 간혹 귀를 때리기는 했지만, 스티어링 휠이 기우뚱했을 정도로 바람이 심했던 날씨를 감안하면 우수한 편이라는 생각이 든다.

더불어 정속 주행이 이어진 구간에서 사용해 본 첨단 안전사양 '혼다 센싱'은 하이브리드 시스템에 버금가는 자랑거리로 내세우기에 부족함이 없다. 차선 유지 보조 시스템을 통해 차선 중앙을 안전하게 유지할 수 있도록 돕는 한편, 능동적인 가감속이 가능한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작동 시에도 정확한 반응성을 보여 안정감을 더해줬다. 이전 어코드 하이브리드 시승에서 경험해봤을 때 보다 기술 수준이 향상된 느낌이다.

혼다 뉴 CR-V 하이브리드는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작동 시 차간 간격과 차선 유지 등 정확한 반응성을 보여 안정감을 더했다. ⓒ 시사오늘 장대한 기자
혼다 뉴 CR-V 하이브리드는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작동 시 차간 간격과 차선 유지 등 정확한 반응성을 보여 안정감을 더했다. ⓒ 시사오늘 장대한 기자

주행상 감속이 잦은 국도에 접어들면서부터는 회생제동을 통해 고속도로에서 사용한 전기 에너지를 빠르게 채워나갔다. 이를 통해 저중속 영역에서의 전기 모터 개입을 늘려 연비를 높일 수 있었다. 목적지에 도착해서 확인한 연비는 편도 기준 97.2km 거리에서 15.2km/ℓ를 기록했다. 고속 구간이 주를 이뤘음에도 공인연비 14.5km/ℓ를 상회하며 만족스러운 결과를 냈다. 반대로 돌아오는 구간에서는  잦은 가감속과 함께 스포츠 모드만을 작동시켜 96.9km를 내달려봤다. 연비는 10.9km/ℓ가 나왔다. 연비를 신경쓰지 않고 마음껏 몰더라도 10km/ℓ 이상의 수치가 나왔다는 점에서, 우수한 연료 효율성에 대한 더 이상의 설명은 필요치 않아 보인다.

CR-V 하이브리드는 기존 SUV 모델의 특장점을 모두 살려내면서도, 동급 최고 수준의 강력한 힘과 연비, 편의사양을 골고루 제공한다는 점에서 확실한 경쟁 우위을 지녔다. 일본차라는 꼬리표야 어쩔 수 없겠지만, 국내 하이브리드 SUV 시장의 고객 선택지 확대와 시장 경쟁을 촉발하는 모델로써 긍정적인 역할을 해내기에는 부족함이 없겠다는 생각이 든다.

실연비는 영암에서 해남까지 편도 기준 97.2km 거리에서 15.2km/ℓ를 기록했다. 공인연비 14.5km/ℓ를 상회하는 결과다. ⓒ 시사오늘 장대한 기자
실연비는 영암에서 해남까지 편도 기준 97.2km 거리에서 15.2km/ℓ를 기록했다. 공인연비 14.5km/ℓ를 상회하는 결과다. ⓒ 시사오늘 장대한 기자

 

담당업무 : 자동차, 항공, 철강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좌우명 :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대로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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