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업체 ‘이항’, 공매도 리포트에 주가 폭락…국내 투자자 어쩌나
스크롤 이동 상태바
中업체 ‘이항’, 공매도 리포트에 주가 폭락…국내 투자자 어쩌나
  • 정우교 기자
  • 승인 2021.02.17 10:1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16일 46.30달러 마감 62.7% 떨어져…울프팩 리서치, ‘가짜계약’ 주장
주요 고객 ‘쿤샹(Kunxiang)’, 실체 없는 기업…“계약 9일전 설립됐다”
이항, 시설·보안 제대로 안갖췄다…“시설 둘러보는 동안 직원 없었다”
국내 투자자, 올해 5100억 원 가량 매수…“중국은 믿을 수 없다” 분통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정우교 기자]

중국 광저우에 위치한 이항(Ehang) 시설 입구 ©울프팩 리서치 보고서
중국 광저우에 위치한 이항(Ehang) 시설 입구 ©울프팩 리서치 보고서

나스닥에 상장된 중국 UAM(도심항공교통) 업체 '이항(Ehang)'의 주가가 하루만에 '대폭락'했다. 수익을 조작하거나 가짜 계약 등으로 주가를 부풀렸다는 공매도 리포트의 영향인데, 올해만 5000억 원 가량 매수한 국내 투자자들의 손실이 예상되고 있다. 

16일(이하 현지시간) 나스닥에 따르면 이날 '이항(Ehang)'의 종가는 46.30달러로 마감했다. 전거래일이었던 12일 마감가 124.09달러보다 무려 62.7% 떨어진 수치다.

이같은 폭락은 글로벌 투자정보 업체 '울프팩 리서치(Wolfpack research)'가 발간한 공매도 리포트의 영향으로 보여지는데, 해당 리포트에는 이항이 주요 고객 '쿤샹(Kunxiang)'에게 투자 이익을 주기 위해 가짜 판매 계약을 체결했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리포트에 따르면, 울프팩 리서치는 이에 대한 사진과 통화 녹음 파일, 영상 등과 함께 이항과 계약을 체결한 '쿤샹'은 실체가 없는 기업이라고 주장했다. 쿤샹의 홈페이지에 나와 있던 3개의 주소 중 1개는 쿤샹이 관련 없는 호텔이었고, 다른 1곳은 11층 건물의 13층 주소였으며, 마지막 하나는 직원이 한명 뿐이라는 것이다. 

울프팩 리서치는 쿤샹이라는 회사는 이항과 판매 계약을 체결하기 9일 전에 설립됐으며, 등록된 자본금은 1천만 달러(110억 9400만 원)가량으로 실제 계약을 이행하기에는 너무 적다고 판단했다. 그럼에도 이후 쿤샹은 이항과 또다른 계약을 체결했다고 리포트는 기술했다. 

뿐만 아니라, 울프팩 리서치는 실제 광저우에 있는 이항의 본사·공장 등을 방문한 후 설비·보안 등이 거의 갖춰지지 않았다고 지적하며 "약 20분간 시설을 둘러보는 동안 직원은 한명도 보이지 않았다"고 전했다.

지난해 11월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한강공원 물빛무대에서 도시 하늘을 열다라는 부제로 열린 도심항공교통 서울실증 행사에서 중국 이항사의 2인승급 드론택시용기체 이항216이 시범비행을 하고 있다. ©뉴시스
지난해 11월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한강공원 물빛무대에서 도시 하늘을 열다라는 부제로 열린 도심항공교통 서울실증 행사에서 중국 이항사의 2인승급 드론택시용기체 이항216이 시범비행을 하고 있다. ©뉴시스

이항홀딩스(EHang Holdings Ltd)의 주가는 그동안 급격하게 상승했다. 올해 첫거래일 종가를 21.24달러로 시작한 이후 이달 1일 81.50달러까지 폭증했다. 한달만에 283.7% 상승한 것이다. 이후 지난 10일 100달러를 넘어섰고, 12일 124.09달러까지 치솟았지만 이내 공매도 논란과 함께 주요 고객과의 '가짜계약' 의혹이 터지고 주요 시설의 실체가 폭로되면서 16일 46.30달러까지 폭락했다. 

상승세가 계속되는 동안 국내 투자자들의 관심도 증가하기 시작했다. 17일(한국시간) 한국예탁결제원 세이브로에 따르면 투자자들은 올해 이항홀딩스(EHang Holdings Ltd)를 총 4억 5995만 달러(약 5096억 6843만 원) 매수했다.

지난해 관심을 받았던 아마존닷컴(3억 8058만 달러), 엔비디아(3억 5102만 달러)보다 많은 매수 규모다. 하지만 나날이 폭증했던 주가가 '대폭락'하면서 국내 투자자들의 대규모 손실이 예상되고 있다. 이미 각 커뮤니티 주식 토론방에서 손실을 본 투자자들은 "역시 중국 주식은 믿을 수 없다", "속았다", "참담한 심정" 등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담당업무 : 증권·보험 등 제2금융권을 담당합니다.
좌우명 : 우공이산(愚公移山)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