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文대통령 백기완 선생 조문에 백선엽 장군 때 상기하며 국민통합 강조 
손학규, 文대통령 백기완 선생 조문에 백선엽 장군 때 상기하며 국민통합 강조 
  • 윤진석 기자
  • 승인 2021.02.22 17: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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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기완 선생만 조문한 것에 백선엽 장군 존경하는 군인·우파들은 섭섭했을 것”
“진보는 분열 아닌 통합, 대통령이 국민통합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할지 생각해야”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윤진석 기자)

손학규 전 바른미래당 대표가 문재인 대통령의 故백기완 선생 조문을 언급하며 거듭 국민통합을 강조했다. 

손 전 대표는 2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문 대통령의 백기완 선생 조문은 “잘한 일”이라고 칭찬했다. 다만 6.25 전쟁 영웅인 백선엽 장군을 조문하지 않았던 대통령의 행보를 상기하며 “백선엽 장군을 추모하는 군인들이 대통령의 이 모습을 보고 어떤 느낌을 받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는 말로 에둘러 아쉬움을 전했다. 

뒤이어 “군인을 비롯한 많은 ‘우파’ 인사들이 백선엽 장군을 조문하지 않은 문 대통령에 대해 섭섭하게 생각할 것”이라며 “자칫 백기완 선생만 조문한 것을 문 대통령이 ‘나는 좌파의 수장이다’라고 공개 선언한 것으로 보일까 염려스럽다”고 지적했다. 

손 전 대표는 “진보는 분열이 아니고 통합이다. 통합을 통해 국력을 키우고 이를 온 국민이 공정하게 나누어 가질 수 있을 때 진보의 이념이 실현된다”며 “국민통합의 제일보는 내 편 챙기기가 아니라 상대방 끌어안기다. 국민통합을 위해 대통령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생각해 보아야 한다”고 호소했다. 

한편, 손 전 대표는 백기완 선생을 추억하며 “1970년대에 내가 청계천 빈민운동과 반유신 민주화 운동을 하고 있을 때 백기완 선생이 운영하는 백범사상연구소에 자주 드나들었다”고 소회했다. 그러면서 “투옥과 고문의 후유증 속에서도 민중을 향한 그의 포효는 젊은이들의 정신적 지주가 됐다”며 “그는 진정 의(義)와 기(氣)의 사나이였다”고 추모했다.  

 

다음은 전문


<문재인 대통령의 백기완 선생 조문, 그리고 국민통합>

백기완 선생이 돌아가셨다. 민족, 민주, 민중운동의 시대적 의인이 우리 곁을 떠나신 것이다. 노동자의 벗으로, 민중과 더불어 민주화 운동과 통일 운동에 온 몸을 바치신 분이다. 민중 시인 백기완이 감옥에서 광주 학살의 소식을 듣고 쓴 ‘묏비나리’는 광주항쟁의 상징곡인 ‘임을 위한 행진곡’이 되었다. 투옥과 고문의 후유증 속에서도 민중을 향한 그의 포효는 젊은이들의 정신적 지주가 되었다. 그는 진정 의(義)와 기(氣)의 사나이였다.

손학규 전 대표는 YS이후 한나라당은 수구보수로 탈색됐다고 말했다. 사진은 YS 서거 5주기 추모식 현장인 서울 현충원을 찾은 손 전 대표.ⓒ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손학규 전 대표가 국민통합을 강조했다.ⓒ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중학교 때 나의 형이 백기완 선생이 이끄는 농촌 계몽대에 다녀왔고, 1970년대에 내가 청계천 빈민운동과 기독교교회협의회(KNCC)에서 반유신 민주화 운동을 하고 있을 때 백기완 선생이 운영하는 백범사상연구소에 자주 드나들었다. 그분이 민주회복국민회의 등 민주화 운동의 중심인물로 일할 때 나는 실무적 뒷받침을 했다. 나는 조문을 가서 백기완 선생의 영전에 엎드려 절하며 그분의 뜻을 기렸다.

문재인 대통령이 백기완 선생을 조문했다. 보도에 접하고 가슴이 뭉클했다. 문 대통령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김복동 할머니를 조문한 이후 2년 만에 첫 문상이다. 현직 대통령이 개인 빈소에 문상을 가는 것이 좀처럼 쉽지 않은데, “술 한 잔 올리고 싶다”고 잔을 올리며 절을 하는 모습이 신선했다. 대통령으로서 잘한 일이다. 대통령이 앞으로도 서민적인 풍모로 사회적으로 존경받는 인사에 대해서 문상은 물론, 이렇게 일반 서민들의 생활에 가까이 가면 좋겠다.

그러나 문득 백선엽 장군을 추모하는 군인들이 대통령의 이 모습을 보고 어떤 느낌을 받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6.25 전쟁의 영웅이고 한미동맹의 상징인 백선엽 장군이 작년에 운명하셨을 때, 대통령이 조문해야 한다는 여론이 있었다. 그의 일본군 복무 문제로 친일파 논란이 있었지만, 대한민국 군인의 상징인 백선엽 장군에 대해서 한미동맹과 북핵 문제, 그리고 군의 사기를 생각해서라도 국가적 예우를 갖춰야 한다는 것이었다. 

군인을 비롯한 많은 ‘우파’ 인사들이 백선엽 장군을 조문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동작동 현충원에 안장도 안 해준 문재인 대통령에 대해 섭섭하게 생각할 것이다. 자칫 백기완 선생만 조문한 것을 문재인 대통령이 “나는 좌파의 수장이다”라고 공개 선언한 것으로 보일까 염려스럽다.
  
문재인 대통령의 백기완 선생 조문이 자칫 진영 대결의 한 편에 선 대통령으로 비춰질까봐 걱정이다. ‘촛불혁명’으로 집권한 문재인 정부에게 ‘운동권’과 노조는 당연히 가까운 자기 진영이다. 그러나 나를 찍지 않은 사람들도 대한민국 국민이라는 생각이야말로 대통령에게 가장 필요한 이념이다.

백기완 선생 조문이 잘못된 것이 아니다. 지난 일이니 어쩔 수 없기는 하지만, 앞으로는 백선엽 장군과 같은 분이 돌아가시면 반드시 조문해서 국민통합의 상징을 보여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군사, 안보 영역의 인사뿐 아니라,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과 같은 경제인들도 조문해서 경제인들에 대한 존중과 격려의 뜻을 보여주기 바란다. 이건희 회장은 “마누라 빼고 다 갈아치워라” 하면서 기업 혁신을 일으켜 한국을 반도체 강국, 경제 10대 강국으로 이끈 주역이다. 지금과 같이 경제가 어려운 때 기업인에게 투자하고 일자리 만들라고 윽박지르기만 할 게 아니라, 경제인들을 마음으로 존경하고 격려해서 이들이 자발적으로 움직이게 해야 한다.

국민 통합은 대통령에게 가장 중요한 국정과제다. 선거에 의해 당선된 직책이지만, 일단 대통령이 되는 순간 국가의 원수로서 국민을 모두 보듬어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도 취임사에서 “오늘부터 저는 국민 모두의 대통령이 되겠습니다. 저를 지지하지 않았던 국민 한 분 한 분도 저의 국민이고 우리의 국민으로 섬기겠습니다. 저는 감히 약속드립니다. 2017년 5월 10일, 이날은 진정한 국민 통합이 시작된 날로 역사에 기록될 것입니다”고 말했다.

영화 ‘로마제국의 멸망’에서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황제는 정복지 인민에게 로마시민권을 주고 경제적 활동의 자유를 인정하여 그들의 협조로 로마제국을 확장할 수 있었다. 반면 그의 아들 코모두스 황제는 그들로부터 로마시민권을 빼앗고 중과세로 경제생활을 어렵게 하여 결국 로마제국의 멸망이 시작된다.

진보는 분열이 아니고 통합이다. 통합을 통해 국력을 키우고 이를 온 국민이 공정하게 나누어 가질 수 있을 때 진보의 이념이 실현된다. 분열과 갈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우리나라에 국민통합이 얼마나 중요한지 문재인 대통령이 새겨야 한다. 국민통합의 제일보는 내편 챙기기가 아니라 상대방 끌어안기다. 지금 국민 통합을 위해서 문재인 대통령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생각해 보아야 한다.

2021. 2. 22
손  학  규

담당업무 : 정치부 기자입니다.
좌우명 : 꿈은 자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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