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텔링] ‘2·4 부동산대책 약발?…통계도 오락가락’
[시사텔링] ‘2·4 부동산대책 약발?…통계도 오락가락’
  • 박근홍 기자
  • 승인 2021.03.02 18: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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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창흠 "공급대책 발표後 여러 지표서 관망 전환"
국가승인통계 '약발 있다’ vs. 민간 통계 '약발 없다'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박근홍 기자)

4일 공공주도 3080 플러스, 대도시권 주택공급 획기적 확대방안을 발표한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왼쪽), 변창흠 국토부 장관 ⓒ 사진공동취재단
지난 4일 공공주도 3080 플러스, 대도시권 주택공급 획기적 확대방안을 발표한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왼쪽),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 사진공동취재단

문재인 대통령이 공언한 특단의 공급대책인 2·4 부동산대책(공공주도 3080 플러스, 대도시권 주택공급 획기적 확대방안)이 공개된지 어느덧 한 달 가까이 지났습니다. 오는 2025년까지 서울 32만 호를 포함에 전국에 83만 호 규모 주택 부지를 확보하는 내용이 담긴 역대 최대 규모 주택 공급대책인 만큼, 이번 정책이 과연 주택시장 안정화를 이끌 수 있을지 관련 업계와 시장 구성원들의 기대와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데요. 반대로 '언제', '어디서', '어떻게'가 빠진 불투명한 부동산대책이라는 측면에서 우려도 심화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의 전망도 크게 엇갈린 실정이고요.

정책을 내놓은 정부는 자신만만합니다. 정책 발표 이후 부동산 통계를 살펴보니 긍정적인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는 이유에서죠. 주무부처 사령탑인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달 26일 한 정책 간담회에서 "여러 지표에서 과열 양상을 보였던 매수세가 전반적으로 관망세로 전환되고 있다. 후속조치가 구체화되면 매수심리 진정과 함께 가격안정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변 장관은 이에 앞서 지난 22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업무보고 자리에서도 "(2·4 공급대책 발표 후)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등에서 아파트값 상승폭이 2주 연속 줄었다"며 "공급 부족으로 인한 공포적 매수는 떨어질 거고, 가격 상승도 억제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하기도 했습니다. 2·4 부동산대책 발표로 시장에 대규모 공급 신호를 줌으로써 투기적 수요와 패닉바잉을 차단하고, 향후 구체적인 공급 조치를 공개해 집값을 잡겠다는 겁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문재인 정권에서 자신감을 내비치는 근거로 내세운 부동산 관련 지표, 통계는 과연 2·4 부동산대책에 대해 어떻게 말하고 있을까요. 정부 공인 통계와 민간 통계를 살펴봤습니다. 한국부동산원(구 한국감정원)이 2일 발표한 '2021년 2월 전국주택가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주택 매매가격지수 증가율은 0.89%로, 전월 대비 0.10%p 올랐습니다. 서울(0.11%p↑), 서울·수도권(0.37%p↑) 지역이 상승세를 견인했고, 5대 광역시(0.18%p↓)와 지방(0.11%p↓)도 오름폭은 둔화됐으나 상승흐름을 유지했습니다. 또한 KB국민은행 리브부동산(구 KB부동산 리브온)이 지난 1일 발표한 '2021년 2월 KB주택가격동향'을 살펴보면 지난달 전국 주택 매매가격 증가율은 1.36%로, 전월 대비 0.17%p 상승했습니다. 서울·수도권(0.33%p↑), 5대 광역시(0.16%p↑) 지역이 상승곡선을 가팔라지게 했으며, 서울(0.13%p↓)과 지방(0.24%p↓)도 상승폭은 둔화됐지만 상승세를 유지했습니다.

숫자만 따지면 2·4 부동산대책이 시장에 특별한 영향을 줬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는 게 합리적으로 보입니다. 계속해서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고, 오히려 수도권의 경우 상승폭이 더욱 확대됐으니까요. 그러나 월간 통계는 이번 정책 발표 전후 시기(지난 1월 중순부터 2월 15일까지) 이뤄진 조사 결과인 만큼, 2·4 부동산대책 이후 가격 동향이 어떻게 변화했는지 분석하는 데에는 무리가 있다는 생각입니다. 비록 월간 통계와 비교했을 때 표본 수는 다소 차이가 있지만 이번 공급대책이 집값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살펴보는 데에는 주간 통계가 안성맞춤으로 판단됩니다. 또한 보다 효과적인 비교를 위해 전년 동기는 물론, 3기 신도시 사전청약 확대 방침을 밝히며 시장에 공급 시그널을 줬던 2020년 8·4 공급대책 발표 이후 주택 매매가 흐름도 확인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우선, 한국부동산원 자료를 살펴봅시다. 전국 아파트 매매가 상승률은 2·4 부동산대책 발표 직전 0.28%(지난달 1일 기준)에서 정책 발표 이후 지난달 8일 기준 0.27%, 15일 기준 0.25%, 22일 기준 0.25%를 기록하며 오름폭이 0.03%p 둔화됐습니다. 이 기간 동안 서울과 서울·수도권은 각각 0.02%p, 5대 광역시는 0.04%p 상승폭이 축소됐습니다. 전년 동기에는 어땠을까요. 2020년 2월 3일 기준 전국 아파트 매매가 상승률은 0.08%, 같은 달 10일 기준 0.14%, 17일 기준 0.18%, 24일 기준 0.20% 등으로 집계됐습니다. 상승폭이 0.12%p 확대된 겁니다. 8·4 공급대책 발표 당시에는 2020년 8월 3일 기준 0.13%, 같은 달 10일 기준 0.12%, 17일 기준 0.11%, 24일 기준 0.10% 등으로 오름폭이 0.03%p 둔화됐네요. 특히 3기 신도시 사전청약 방침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경기 지역 상승폭이 큰폭(0.07%p)으로 줄었습니다.

민간통계도 보겠습니다. KB국민은행 리브부동산 자료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 매매가 증가율은 2·4 부동산대책 발표 직전인 지난달 1일 기준 0.46%에서 정책 발표 이후인 지난달 15일 기준 0.51%, 22일 0.48% 등을 기록했습니다. 상승폭이 오히려 0.02%p 커진 겁니다. 이 기간 동안 서울은 0.02%p 오름폭이 축소됐지만 서울·수도권 전체로는 0.06%p 확대되면서 상승세를 견인했습니다. 전년 동기 전국 아파트 매매가 증가율은 2020년 2월 3일 기준 0.17%, 같은 달 10일 기준 0.17%, 17일 0.16%, 24일 0.15% 등으로, 상승폭이 0.02%p 줄었습니다. 서울·수도권은 0.05%p 축소됐네요. 8·4 공급대책 발표 당시와도 비교해봅니다. 2020년 8월 3일 기준 0.20%에서 같은 달 24일 기준 0.23%로 상승폭이 확대됐고, 특히 서울·수도권의 경우 0.06%p 늘어나는 흐름을 보였습니다.

즉, 한국부동산원 통계만 놓고 보면 2·4 부동산대책은 전국 집값 상승폭을 0.03%p 둔화시키며 8·4 공급대책과 같은 효과를 냈습니다. 오름폭이 커진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시장에 공급 신호를 줌으로써 더 큰 효과를 발휘했다고 해석할 수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설 연휴가 1월 말에 있었기에 봄 매매시장이 일찍 개막했고, 올해에는 2월 중순에 있어 거래량이 줄었다는 점을 반드시 감안해야 합니다. 반면, KB국민은행 리브부동산 통계만 따져보면 2·4 공급대책과 8·4 공급대책은 시장에 아무런 공급 시그널도 주지 못했다고 풀이할 수 있습니다. 오히려 상승폭이 확대됐으니까요. 전년 동기와 비교해도 마찬가지 해석이 나옵니다. 정부 공인 통계와 민간 통계가 전혀 다른 분석을 내놓고 있는 셈입니다.

결과적으로는 현재 정부의 자신만만한 태도와는 달리 2·4 부동산대책의 약발이 있는지, 없는지는 통계도 오락가락하며 확답을 못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다만, 개인적으로는 한국부동산원 통계보다는 KB국민은행 통계의 손을 들어주고 싶습니다. 정부에서도 한국부동산원 지표에는 문제가 있다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죠. 실제로 변창흠 국토부 장관은 후보자 시절 인사청문회에서 한국부동산원의 통계에 대해 "시스템의 근본적인 개편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유일한 국가승인통계지만 모집단위가 너무 작고 속도가 너무 늦다"고 혹평했고, 새롭게 한국부동산원 사령탑을 맡게 된 손태락 원장 역시 취임사에서 "부동산원 위상을 더욱 강화하기 위해 부동산 공시가격의 대국민 신뢰도와 부동산 통계의 정확성·적시성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적극 모색하겠다"고 언급한 바 있고요. 독자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담당업무 : 건설·부동산 및 유통을 담당합니다.
좌우명 : 隨緣無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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